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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인연이라는 게 참 이상하기도 하지.인연이 아니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를 붙잡을 수 없어. 깊이 사랑했던 사람들도 인연이 다하면 한순간에 낯선 이들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가끔은 그 어떤 변수에도 상관없이 영원히 너에게 이어져 있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하지.p92
"아무도 믿지 말고, 불필요하게 고통받지도 마. 사람들이 하는 말 뒤에 숨겨진 진실을 깨닫고, 언제나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p514
인생은 곧 바퀴였다. 영민한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주어진 그 바퀴를 잘 굴려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반면 어리석거나 운이 나쁜 사람은 그 바퀴에 잘못 깔려 무참히 짓밟힐 수도 있었다. 그 두 극단 사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직 그 바퀴를 앞쪽으로 굴러가게 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았다.p546
삶은 견딜만한 것이다. 시간이 모든 것을 잊게 해주기 때문에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 사람이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에.p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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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데이턴문학평화상 최종 후보작
-아마존 선정 2021년 이달의 책
-리얼 심플, 하퍼스 바자, 미즈 매거진, 포틀랜드 먼슬리 선정 2021년 올해의 책
-전미 40여 개 주요 매체 추천 도서
-전 세계 12개국 번역 출간
이력이 화려한 책들은 실망할 때가 종종 있다.
내겐 파친코가 그런 책중에 하나였고....
이 책 또한 파친코처럼 우리나라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파친코보다 더 깊이 있고, 파친코처럼 장황하지 않다.
번역도 매끄럽고 섬세하다.
일제강점기 1917년대부터 해방 이후 1965년대까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개인의 서사들을 담았다.
긴긴 시간동안 일제의 탄압과 차별,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던 시대를 잘 표현했고, 주인공들을 이어주던 작은 인연들과 어긋난 사랑과 뒤틀린 운명들 역시 섬세하게 그려냈다.
독립을 위해, 또는 자신의 삶을 위해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치열하게 살고, 노력했던 수 많은 역사 속 인물들과 그 시절의 이야기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역경과 고난이 가득한 어둡고 어두웠던 시절 속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삶을, 매 순간 선택지에 서야했던 이들의 고민을, 절망과 역경 속에서도 시대적 아픔을 고스란히 겪으며 살아가야만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600페이지의 대서사에 담아 지루할틈없이 흘러가는 작품으로 생동감 있고 역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