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임현정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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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음악을 좋아하거나 강연을 다니는 전직 음악가나 학자가 아니라 현직 피아니스트인게 특이했다. 그래서일까 베토벤의 일생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베토벤의 인생을 덧붙여낸 책에 가까운 느낌. 에세이집에 가까운 이 책은 240페이지 남짓한 분량이라 부담없이 읽을수 있었는데 아쉬운 점은 꽤나 많은 페이지에서 베토벤의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도록, 그러니까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QR코드를 넣어놨는데 소개글과는 달리 바이브라는 앱을 설치하도록 되어있어 바로 들을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듣자고 앱을 깔고 가입해서, 아마도 결제정보까지 등록해야 할 귀찮음을 감수할 사람들이 얼마나 있으랴.


그래도 몇곡은 들어보고 싶어져서 유튜브에서 검색해봤는데 제목으로만 검색하기엔 너무나 많은 버전의 영상들이 올라와 있어 어떤게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곡이 맞는건지 알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저자 이름과 베토벤을 같이 검색해도 여러개가 나오던데 일부분만 이라도 이 책에 언급된 베토벤의 곡들을 저자가 직접 연주한 버전으로 들어볼 수 있도록 업로드 하는건 어려운 일이었을까. 뭐 어쨌거나 운명이나 월광같은 유명한 곡 말고도 고별 소나타 같은 곡같은 몇몇 생소한 소나타나 피아노 연주곡 들을 여러버전으로 들어보긴 했는데 전에는 눈길도 안주던 클래식을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이동간에 배경음악으로 깔아놓는 것이 집중도도 빼앗지 않고 나쁘지 않구나라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도 출연한 영상이 있더라는.


어렸을때 유학을 떠나 인종차별을 당하면서도 음악원을 조기 수석 졸업하고 또 들어간 학교에서도 조기졸업하는 등 이력이 화려했는데 눈에 띈 이력은 한국인 최초로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 1위 및 빌보드 클래식 종합 차트까지 1위를 한적이 있다고. 클래식에 문외한인 나는 클래식에, 그러니까 새로운 곡이 등장하지 않는, 연주자 또는 지휘자에 따른 앨범만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 클래식에 인기차트가 있다는 것 자체가 생경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작품 중 합창이 가사와 함께 서너차례 등장했던것 같아 중복아닌가 싶었던 작은 느낌 말고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흑백이지만(당연한가) 다양한 자료 사진과 더불어 일독한 것은 괜찮은 경험이었다.


그러고보니 갑자기 엊그제 시청한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베토벤의 생애를 다룬 불멸의 연인을 다룬 편을 봤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책에도 베토벤이 사랑했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불분명하여 많은 추측이 있다고 그 프로그램에 등장한 지휘자로 활동중인 패널도,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같이 올해가 가기전 한번 그영화도 챙겨볼 기회를 만들어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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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 한국 대기업에서 생존하는 애런과 실리콘밸리에서 혁신하는 브라이언의 이야기
유호현 지음 / 스마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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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요즘은 우리나라도 좀 바뀌지 않았을까.직장에서의 대우와 승진만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또다른 커리어를 위한 준비기간으로서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그러나 직장이 바뀌는 것은 실리콘밸리와는 달리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요원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나 큰그림에서 조직에 기여를 했는지 보다는 연말 연초에 세운 KPI의 숫자를 몇 %나 달성했는지가 가치를 인정받는 척도로 쓰이고 있기 때문.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이고 실리콘밸리에서, 그것도 아주 유명한 트위터를 거쳐 현재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며 느낀 조직문화의 차이를 직접적으로 비교한다.  챕터 제목만 보아도 알수 있는데 1장이 '위계조직을 넘어 역할조직으로'이고 2장이 '성과주의를 넘어 기여주의로'이다. 3장은 실패를 독려하는 애자일 경영을, 마지막 4장은 4차산업이라는 '기술'만을 쫒지 말고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개념설계를 쫒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전에 보았던 '축적의 시간'이라는 책을 생각나게 했고.


사실 이런류의 책은 목차가 자세한 경우 심지어 본문을 읽지 않아도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추측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도 그렇긴 하다. 그래도 추천할 수 있는건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이 당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하고 있는 저자가 속했던, 속한 조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설득력이 배가되었기 때문. 간간히 적용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페르소나 기법이나 스포츠에 빗댄 비유법도 괜찮았고.


요즘 시대에 맞는 나와 조직의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는데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트업의 매니저 직급을 포함한 일반적인 기업의 대리나 과장급 정도가 정독한번 해볼만한, 그리고 그 생각을 대리나 사원들과 나눠보면 좋을만한 책이었다. 책 중간에 저자가 참여한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라는 프로젝트가 등장하는데 같은 제목의 책이 있지 않았나 싶어 찾아보니 역시나 그 책의 공저자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다. 보려고 챙겨둔 책이었던지라 조만간 이어서 읽어봐야겠다고 다짐.


아래는 책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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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확장 - 나와 세상의 부를 연결하는 법
천영록.제갈현열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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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만 보고서는 끌리지 않았으나 최근 신간 중 반응이 좋은 책인것 같아 조금 알아보니 투자에 관한 책이 아니라 생각에 관한 내용인것 같아 읽어보았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같은 사람을 독자로 끌어들일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싶었을 정도로 제목에서 주는 느낌과는 달리 조금 더 뭐랄까 부를 포함한 전반적인 가치관 자체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자기계발서로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그래서 줄친 부분도 많았는데 일부만 옮겨보자면.


- 나는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어떻게 대체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때마다 전기밥솥을 예로 많이 든다. (길어서 이후 대충 요약) 전에는 식당마다 밥만 전문적으로 짓는 사람들이 있었으나(온도 및 시간 관리) 지금은 그 사람들 다 없어짐. 그런데 전기밥솥은 요리사의 창의성을 올리는 것에, 그래서 수년간 도제생활을 하지 않고도 요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이야기


- 페이스북의 사내 모토는 '빨리 움직여라 무언가 깨뜨릴 정도로move fast break things'다. 정신없이 움직이다가 정신없이 사고가 나는 것을 오히려 장려한다는 것.


- 줄리어스 시저는 빚이 한화로 약 9000억원에 달했다 한다. 자신의 전쟁과 정치를 위해 개인적으로 빚을 내었고, 그 채권자들은 모두 시저의 성공을 위해(돈을 돌려받기 위해) 엄청나게 열성적으로 도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 몰랐던 이야기. 그 당시에 통하는 레버리지 였던걸까, 물적 도움 뿐만 아니라 인적 도움까지도 끌어들이는.


- 통제 불가능한 일이 만드는 시간 낭비를 줄이자. (중략) 성공하는 사람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신의 통제 범위 안에 있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 단 1초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이야기를 유희하는데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는다.


- 인생을 바꿔줄 기회는 항상 완제품이 아니라 원자재의 모습으로 당신 앞에 나타남을 기억하라. 5천원짜리 제품이 되느냐, 5억원짜리 작품이 되느냐는 오직 당신의 해석으로 결정된다.


- 예전에 친분이 있는 영업사원에게 자신의 영업력을 얼마로 평가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만 단위까지 꽤나 정확하게 대답을 하길래 무슨 근거로 그 정도 가치라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그 사원의 대답은 제법 걸작이었다. 그는 영업 5년 차 이후엔 고객들을 만나면 일일이 물어봤다고 한다. 이 물건을 자기라서 믿고 사는 건지, 아니면 제품이 좋아서 사는 건지를 말이다. 만약 두가지 모두 해당한다면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자기가 다른 회사로 옮겨서 옮긴 회사의 제품을 제안한다면 그땐 날 믿고 그 제품을 사용할 건지를 물어봤다고 한다. 대답을 종합해 비율을 계산해봤더니 자기가 제품 판매에 기여하는 정도가 22%가 되더라는 것이다. 1년에 자신이 판매하는 금액에 이 비율을 곱하고 자기가 받는 연봉을 제했더니 이 정도의 금액이 나오더라는 말을 듣고 이 영업사원은 장래에 반드시 자기 일을 할 것이며, 그 일을 제법 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이 지나 그 영업사원은 회사를 그만두고 중개업을 시작해 회사에서 받은 연봉의 10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바로 이런 것이 자신의 무형자산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는 좋은 예다. >> 꽤 길지만 너무 인상적인 부분이라 한 문단을 그대로 옮겼다.


- (전략) 전자가 내 경험의 기록이라면, 후자는 과거 내 생각의 기록인 셈이다.


난 한번도 보진 않았지만 유튜브를 통해서도 영상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있는 모양이니 영상을 먼저 보고 관심이 가면 책으로 이어서 봐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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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일까?
게오르크 롤로스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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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책을 몇권 읽어봤는데 공통점이 있다. 일단 그 순간 내가 평상시와 다르게 느꼈거나 빠졌다고 생각되는 감정을 파악하고 내가 그게 무엇인지 이름 붙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는 흔한말이 괜히 생긴게 아니기에 대부분의 후회는 그 감정으로 인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저지른 후이기 때문.


그럼에도 마음챙김이라는 용어가 점점더 회자되기 시작하는 것은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보통의 인간관계들이 더욱 넓어지고 복잡해지는 현실에서 스스로의 안위를 찾기 위함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마음챙김 전문가로서 자기 스스로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도움이 되고자 10가지 감정상태를 10가지 방에 비유하여 그 방에 어떻게 들어가게 되고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10가지 방의 이름은 통제, 열등감, 결핍, 오만, 죄책감, 부정, 저항, 탐욕, 혼란, 무기력.


저자가 독일인이라 얼핏 생각난게 독일에는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기 힘든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감정이랑 비슷한 거라고 누군가 설명했던것 같기도 한데 그게 이 중에 있을까 궁금해진다. 제일 가능성이 높은게 열등감이려나. 아무튼 각 감정의 방에 빠져들었던 사람의 사례를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빠져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스토리로 각 방이자 하나의 챕터로서 구성되어 있는데 찬찬히 읽어나가다 보면 내게도 편차는 있지만 일정부분 해당되는 부분이 있었다. 조금 더 몰입되었던 부분은 내가 요즘 마음이 평안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을 것이고.


읽으면서 메모지에 적어봤던 옮겨적었던 문장이 몇개 있었는데 다시 옮겨본다.


- 이런 모든 감정의 방에 들어가고 마는 것은 당신의 주의와 믿음에 달려있다.

- 모든 걱정은 상상이다.


그리고 각 방말미에 다시한번 전체적으로 점검해볼 수 있는 페이지도 좋았는데 하나만 찍어서 올려본다. 어떤 책은 우리나라 사람이 공감하기 힘든 사례도 있고 그랬는데 이 책은 그런면에서도 괜찮았기에 마음챙김 관련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할만 했고 독일 베스트 셀러였다는 수식어도 납득 되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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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 지음, 장영은 엮음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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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나혜석이 누구냐고 일반인들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변들이 나올까. 아니 일단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을 확률조차 아주 낮을 것 같다. 나조차도 이름만 얼핏 알고 있다가 이 책을 통해 생전 쓴 글을 보게 되었는데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욱 멋진 여성이었던 것. 물론 부모가 군수를 역임해 부족하지 않게 자랐다는 배경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시대의 틀을 깨고 연애관은 물론 결혼관에 이르기까지 정말 누군가 말했을 것 같지만 진정한 우리나라 1세대 페미니스트라고 불릴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그녀가 독립운동도 지원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던 부분이었다.


'안동현에 부임했던 6년 동안 나혜석은 독립운동가들을 지원했던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나혜석과 김우영은 김원봉을 비롯해 의열단 단원들에게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1923년 황옥 경부 폭탄 사건에도 나혜석은 개입했다. 나혜석은 황옥을 자신들의 숙소에서 묵게 하고, 기차로 이동할 때 폭탄과 권총이 들어 있는 짐에 '안동영사관'이라 쓴 종이를 붙여 주었다. 또한 의열단 사건으로 투옥된 이들을 면회하고, 그들의 무기를 출소 때까지 보관해 주기도 했다.'


이정도면 '암살'인가 하는 그 영화에 잠깐이라도 등장했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아무튼 지금 봐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야기 -신혼여행으로 전남자친구의 무덤을 갔다고-나 남녀간 지적, 성적 성숙도 차이가 나니 남자 30살과 여자 40살이 어울린다는 이야기 등과 더불어 많은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책 앞에 실린, 나혜석의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을 마지막으로 다시 인용해본다.


'아버지 안자의 말씀에도 일단사와 일표음에 낙역재기중이라는 말씀이 없습니까? 먹고만 살다 죽으면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금수이지요. 보리밥이라도 제 노력으로 제 밥을 제가 먹는 것이 사람인 줄 압니다. 조상이 벌어 놓은 밥 그것을 그대로 받은 남편의 그 밥을 또 그대로 얻어먹고 있는 것은 우리 집 개나 일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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