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선을 넘는다 - 나와 당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11개의 시선
오후 지음 / 사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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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름이 본명인지 모르겠다. ohoo라고도 쓰여있는데 닉네임일지도. 하여간 표지에 쓰인 부제 '나와 당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11개의 시선이라는 부제는 11개의 영화평론이자 칼럼이었다. 아는 영화도 있고 모르는 영화도 있었는데 아는 영화는 말그대로 이런 시선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게되었고, 모르는 영화는 여기에 이런 영화도, 다큐멘터리도 있었구나를 추가로 알 수 있었던 기회를 더해주었다. 단순히 영화의 줄거리나 장면의 의미를 해석한 것이 아니라 인트로에서의 주제만을 따왔을 뿐 각 챕터별로 저자 본인의 인생철학이자 가치관을 메인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글 하나하나가 내겐 설득력이 있었고 의미있는 내용도 많았고 단순한 명언이 아닌 저자의 생각을 기술한 문장들 중 생각해볼 만한 부분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책이었다. 끄트머리에 보니 4년인가 동안 쓴글을 묶어낸 책이라고 하던데 바로 앞서 본 핵가지고 도망친 101세 노인과는 달리 후속작을 또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들더라는.


당연하다고 믿고 있었던 어쩌면 각인되었을지도 모르는 관습에 제도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 중의 한 부류가 바로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아나키스트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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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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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인기를 모았던 창문열고 도망친 100세 노인인가 하는 제목의 소설 후속작이다. 전작과 비슷한 아니 똑같은 구조로 쓰여져 있는데 이 책의 핵심 아이템은 북한이 밀반입하려는 우라늄으로 마찬가지로 이를 둘러싼 세계 지도자들이 등장한다. 푸틴을 비롯하여 트럼프, 김정은, 독일 메르켈 총리까지. 아, 스웨덴 그 장관도 빼먹으면 안될듯.


전작을 보면서는 소재의 기발함을 넘어 주요 사건 한가운데에 항상 절묘하게 끼어드는 주인공 에피소드에 피식피식하며 볼 수 있었던게 즐거움이었는데 이번에는 패턴이 똑같아서 인지 그런 경우는 없었고 그냥저냥 덤덤히, 때로는 예측대로 흘러가는것을 느끼면서 읽어나갔다. 간혹 너무 어이없게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장면에서는 소설이긴 하지만 좀 허무하긴 하더라는. 


특히 핵전문가로 오해받아 북한에 들어가서 강제 연구개발작업에 투입되었다가 탈출하는 이야기는 아무리 북한을 멍청하게 그려도 그렇지 북한 관련 등장인물들은 모두 모지리들이었다. 그러고보니 북한인이 선장에서부터 연구소장, 운전기사에 이르기까지 대사가 있는 등장인물의 국적만 따지만 제일 많을지도.


이번 작품도 영화화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전작만큼의 인기는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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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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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을 설계한 이는 우리 현대건축의 거장 김수근과 그의 건축 회사 '공간'이다. 1970년대 군부독재 정권이 발주한 건물로 지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증축을 하는데, 이 과제 역시 공간이 맡았다. '인문주의자, 휴머니스트, 문화 거인, 건축 거장'으로 알려졌던 김수근에 대한 회의가 드는 대목이다. (중략) 더욱이 대공분실 건물에서 공포의 장치로 지적되는 요소들이 김수근의 원서동 '공간 사옥'에서 사용되었던 건축 요소와 판박이었음을 확인하면, 갈등이 몰려온다.


: 몰랐던 사실. 


-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1만 제곱미터 이상의 건물을 신축 또는 증축할 때 건축비의 1퍼센트 이하를 미술작품 설치에 쓰도록 한 법. 1995년 부터 의무화함)에 의거해서 만들어진 많은 조형물들이 일명 '문패 조각'이라는 조롱 섞인 비판을 받기도 한다.


: 1퍼센트 이하가 아니라 이상이 아닐까 싶고. 1995년 부터 의무화 되었다는걸 떠나 그래도 조금은 거리의 다양성을 늘려준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대표적인게 흥국생명빌딩인가, 그... 서울 역사문화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거대한 망치질 인간. (영어로도 해머링 뭐라고 써있었던것 같은데)


- 실제로 스탠딩 소변기만이 아니라 아예 남녀 구분을 없애는 화장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집이다. 남녀 가리지 않고 같은 공간을 쓴다. 호텔 객실에서도 남녀 구분이 없음은 물론이다. 갈등과 신뢰 속에 같이 나누어 쓰는 공간이 된다. 작은 카페나 비행기처럼 공간을 절약할 필요성이 있고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는 시설에서도 화장실은 같이 쓰는 공간이 된다. (중략) 대표적으로 스웨덴은 10여년 전부터 모든 공중화장실을 '모두가 쓰는 화장실('성 중립 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로 쓰고 있다. 양성평등과 성소수자 배려가 자리 잡은 복지사회이기에 가능한 것일까?


: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스웨덴 같은 모두가 쓰는 화장실로의 전환이 가능할까? 방향성 자체는 올바른것 같아 보이는데 생각해볼 문제인것 같다. 그러고보면 작은 선술집 같은 곳에서는 같이 쓰기도 하니까?


- 상상해보라. 단독주택보다 훨씬 더 큰 아파트들이 즐비하건만 한 집에 오직 한 가구만 살고, 낮에는 한사람만 남아 있거나 아무도 없고, 주차장도 낮에는 텅 비어 있다. 일반 동네에서 주차장 공유를 장려해도 아파트촌에서 주차장 공유를 권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하물며 주상복합 건물에서도 상가 방문객 주차 공간이 모자라도 아파트 주민이 사용하는 주차 공간을 공유할 수는 없다.


: 이것도 마찬가지. 아파트는 가구별로 주차공간이 할당된 곳이 대부분일테니 시스템을 통해 유료로라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긴 할텐데 안전이라는 요소가 있을테니 쉽지 않겠지. 그런데 단지 주민이 아니면 아예 입구조차 통과할 수 없을것 같은 아파트도 있던데 이건 법적으로 문제 없는건가... 다른 부분에서는 이런 단지들 때문에 도심에 (골목)길이 없어지고 있어 문제라는 식으로 지적하고 있다.


- 대중 강연을 하다 보면 시민들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민원성 질문도 많고(개발에 대한 반대와 찬성 등), 정책과 제도에 대한 불만성 질문도 많고(업계 사람들의 규제 완화 요청과 시민들의 규제 강화 요구 등), 문제를 제기하는 질문도 있고, 소망을 담은 질문도 있다. 굳이 나누어보자면, 다음과 같은 갈래들이다. 바라는 환경에 기초해서 하는 질문, 특정 이해관계에서 비롯한 질문, 정말 이상해하면서 던지는 질문, 갑갑해서 하는 질문, 궁금해서 하는 질문, 구체적 해결책을 구하는 질문, 기상천외한 발상을 제안하는 질문이다. 이 중에서 나는 정말 이상해하면서 하는 질문을 반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일단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이방인의 시각을 공유하는 이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만 이상해하는 건 아님을 확인하는 안도감이 들고 동지 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 책 말미에 나오는 부분인데 강연이든 강의든 스피치를 하는 사람들이 쓴 책을 꽤나 많이 봤지만 대중들의 질문을 이렇게 분석한 부분은 처음 본다. 굳이 건축쪽이 아니더라도 갈래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여간 정말 이상해하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욱 더 많아 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연한 기회에 읽어본 책이지만 여러모로 배울꺼리, 생각꺼리가 많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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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0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0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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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인지 읽은지는 오래되었는데 이제서야 기록. 트렌드서적의 고전이라고 할수 있을법하다. 역시나 구성은 동일하고. 전개방식도 동일. 갑자기 생각났는데 이정도 인지도라면 이 책에서 선정한 10대 트렌드 상품을 구입한 독자를 대상으로 추첨해서 증정하는 이벤트라도 해야하는게 일종의 사회환원이 아닐까 싶기도. 


올해는 쥐의해기 때문에 마이티 마이스(MIGHTY MICE)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10개 꼭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론 앞부분은 작년에 예측한 트렌드가 얼마나 맞았는지를 증명하는 부분이고. 10개 꼭지를 차례대로 나열하면 멀티 페르소나, 라스트핏 이코노미, 페어 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개인화 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인간.


이중 내게, 혹은 주변을 볼때 인상적인 부분은 스트리밍 라이프, 편리미엄, 업글인간 정도. MP3같은 음원을 받아본지도 까마득한데 요새는 아예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듣는 것일도 거의 없고 이동할 때면 팟캐스트를 듣고 있으며 집에서 한가할때는 넷플릭스로 영화나 티비프로그램을 보는 내가 바로 스트리밍 라이프를 살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TV는 안봐도 넷플릭스와 왓차같은 서비스로 영화는 물론 미드, 우리나라 드라마는 물론 예능프로그램까지 볼 수 있으니 불과 몇년전과 비교하더라도 격세지감. 또 쿠팡의 새벽배송서비스 이용을 위해(몇번 안쓰긴 했지만) 몇천원씩 내고 있는건 단순히 빠른 배송이 아니라 정해진, 그러니까 예측가능한 새벽시간 대에서의 배송이 더욱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거창한건 아니지만 어쨌건 완독한 책을 누가 보든 안보든 블로그에 짧은 감상을 적어놓는 것을 몇년째 지속하고 있는 이유도 조금이나마 작년보다, 책을 읽기전의 어제보다 읽은 후의 오늘이 조금 더 지적으로 성장(업글)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일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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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조언 - 그럴듯한 헛소리 차단하고 인생 꿀팁 건지는 법
비너스 니콜리노 지음, 솝희 옮김 / 샘터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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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조언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길래 기존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는 책인줄 알았더니 앞에만 살짝 언급하고 결국 저자의 조언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심지어 #좋은조언 이라는 해시태그까지 달아놓으며. 그렇다고 그렇고 그런 책은 아니었고 몇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 자신에게 FUCK을 날려라. (자기 안에서 이해와 자신감, 지식을 발견하라 / Find Understanding Confidence, Knowledge)

> 번역서라 그런가 뭔가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음


- '나를 먼저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현실부정이다. 사랑에는 순서가 없다. 동시에 발생한다. 많은 광고들이 나랑 먼저 사랑해야(살을 빼고, 가꾸어야) 남을 사랑할수(연애할 수)있다는 의미의 메타 메시지를 담고 있다.

> 남녀를 떠나 나를 포함해 어느정도는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 '카르페 디엠'은 큰 오해를 받아왔다. 사실 이 말은 호라티우스가 쓴 시의 마지막 구절이다. "내일은 최소한만 믿고, 현재를 붙잡아라." 호라티우스는 내일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매일을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가 전하려는 바와 정반대되는 말이다.

> 이건 번역서라 그런지 반대되는 뜻이 맞는지 조금 애매하다.


-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더러운 기분ㄴ이 들지 않을 텐데...'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는가?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사후가정사고counterfactual thinking'라고 부르는데, 같은 실수를 다시 하지 않도록 해주는 정서적 강화 도구다. '매일을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라는 #나쁜조언은 후회를 인생을 낭비한 벌로 믿도록 속여 후회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까 이 #나쁜조언은 인생 전체를 온전히 경험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매일을 당신의 날인 것처럼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보까지 당신에게서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 말장난 같기도 하고 일리있는것 같기도 하고...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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