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보다 더 재미있는 최진기의 전쟁사 1 - 고대부터 중세까지 세계사보다 더 재미있는 최진기의 전쟁사 1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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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처럼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주요 전쟁, 그러니까 동서양이 처음으로 맞붙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알렉산더 대왕의 전쟁, 지중해의 패권을 두고 싸운 로마와 카르타고의 포에니 전쟁, 몽골의 전쟁,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백년전쟁, 중세의 끝을 알린 콘스탄티노플 함락전쟁을 다루고 있다. 각 전쟁에서 활약한 주요 인물과 사건, 승패의 이유를 지도와 지형, 군대의 배치도와 더불어 보병과 기병, 궁병의 특성을 바탕으로 설명해주고 있어 단순히 승패 정도만 대충 알고 있던 내게는 강연을 듣는 것처럼 재미나게 볼 수 있었는데 특히 한니발과 스키피오 이야기, 그리고 잔다르크의 실제 행적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란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에서는 마라톤 경기가 없다는 사실도 몰랐지만 이유를 듣고나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그리스-페르시아 전쟁도 그렇고 백년전쟁에서의 영국-프랑스 전쟁 등 병력수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는대도 불구하고 전술의 부재 혹은 실패로 패하고 마는 이야기는 사실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마도 당시 전쟁이라는게 특정 능력치를 가진 기계들의 싸움이 아니라 인간들간의 살육전이기 때문에 기세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생존을 위한 본능만이 남아 명령체계가 더이상 들어먹지 않기 때문이겠지. 서양에서도 노예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기도 했지만 몽골은 아예 풀을 먹는 농민을 고기를 먹는 자신들과는 다른 낮은 등급의 사람으로 여겨 살육하는데 있어 전혀 거리낌이 없었고 이게 서방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는데 갑자기 칸이 죽어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만 아니었다면 정말 동서양이 통일되고 역사가 다르게 흘러갔을듯. 팍스 몽골리카라는 말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영화 300이랑 알렉산더도 언급되는데 당시는 스파르타보다 페르시아의 문명수준이 더 높아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오히려 페르시아에서 스파르타를 미개한 나라로 보았다는 시각, 클레오파트라가 이집트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 사람, 그러니까 알렉산더 대왕의 부하의 핏줄 이었다는 것도 듣고보니 그렇거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 주말에 슬슬 보기에 괜찮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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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는 조직 - 심리적 안정감은 어떻게 조직의 학습,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가
에이미 에드먼슨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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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서 누구나 그렇듯 자투리시간을 독서하는데 투자해보자 싶어 열심히 실천중이다. 이번에  완독한 책은 두려움 없는 조직이라는 조직문화 관련한 신간. 책의 핵심 주제는 임직원 모두 '조직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 말하고 행동한다는 가치에 공감한다면 팀원에 대한, 같은 회사 임직원에 대한, 회사에 대한 어떤 말이나 행동도 '두려움'없이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쉬운일이 아니다. 


딜로이트의 연구에 따르면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나 관행들에 대해서 침묵한다'고 답변한 직장인이 70% 정도였다고 대답한 이유는 피터 드러커의 말마따나 '문화는 전략을 아침 식사로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에서는 실패를 장려한다고 하는데 우리기업에서도 이러한 문화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를 자문해본다면 실수가 곧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무능으로 받아들여지고 회사의 자원을 낭비한 죄로 책임을 져야하는 가능성이 높은 기업문화 속에서는 숨기고 축소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


저자는 연구를 통해 팀워크가 좋은 팀에서 더 많은 실수가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받아들이기 힘든 이 결과에 대한 이유를 '심리적 안정감'에서 찾고 있다. 인간관계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믿음, 어떤 의견을 말해서 무시당하지 않고 질책당할 위험이 없다면 자기 생각이나 질문, 우려사항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 실수가 더 많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업무의 성격에 따라 일괄적으로 적용할수는 없어보이는데 예를 들어 실수가 명백히 드러나는 스포츠팀의 경우에는 실수가 많은게 팀워크가 좋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는 이해가 된다. 안에서 곪는게 훨씬 위험하니까.


심리적으로 안정된 조직에서는 사실학습Learn-What보다 방법학습Learn-How의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미국의 신생아 집중치료실 품질개선 프로젝트팀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밝혀진 사실인데 각종 의학 자료를 탐색해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의료계의 최신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사실학습이고 팀단위로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제안하며 토의를 진행해 품질개선을 이끄는 방식이 방법학습으로 보고 있는데 이건 당연한것이 단순히 최신정보를 개인적으로 많이 습득하는 것보다 조금 적게 습득하더라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다함께 고민해보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조직의 경우 심리적인 안정감을 통한 솔직한 의견 개진이 더욱 중요한데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픽사의 '브레인 트러스트' 제도가 언급되어 있다. 토이스토리의 초기버전은 형편없었으나 다양한 직무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브레인 트러스트 미팅을 통해 많은 부분이 수정되어 기록적인 흥행을 거둘수 있었다는 것. 반대로 76명의 심층인터뷰를 통해 밝혀진 노키아의 실패원인은 '두려움의 문화가 회사를 장악했기 때문'이라는 언급이 있는데 피처폰에 안주하고 스마트폰의 진입이 늦었던 전략의 실패로만 다루어졌던 노키아 사례를 기업문화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 다소 신선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책 뒷편에 실린 저자와의 질의응답이 실려있는데 모난돌이 정맞는다는 우리나라 특성상 있을법한 질문 하나를 발췌해본다. 


Q. 저도 도와주세요! 목소리를 열심히 내니까 더 이상 아무도 저를 좋아해주지 않아요.


A.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이 질문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강한 호기심과 신중하고 사려 깊은 자세로 좀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두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첫째, 위에서도 말했지만 당신의 의견이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보라. 조직 구성원은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존재다. 내가 제안한 생각과 행동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학습하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두번째 가능성은 지금 당신의 업무가 개인적인 가치와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걸 주변 동료나 조직의 반응을 살피며 알아채는 거다. 조직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진지하게 표현했는데도 주변에서 무시하거나 폄하하며 냉담하게 반응한다면, 당신의 제안 가치를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동료가 있는 것으로 떠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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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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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인 일의 기쁨과 슬픔을 비롯해 몇편의 단편소설을 묶어낸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뭐하나 버릴게 없을 정도로 문장이 쏙쏙 눈에 들어왔다. 포인트가 그렇게 좋다면 월급을 모두 포인트로 받아가라는 사장의 지시가 정말 현실이 되고 포인트 또한 가치매개 수단일 뿐이라고 자신을 다잡은 주인공을 다룬 이야기가 표제작. 그녀는 다음 포인트몰에서 상품을 사서 이를 중고거래를 통해 현금화해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당근마켓이라는 앱을 떠올리게 한걸 넘어 소재부터가 너무 기발했다..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의 이야기 또한 흡입력 있었는데 남자의 심리묘사를 너무 잘 그리고 있어 마지막의 찌질한 대사가 나오기까지의 스토리를 보는내내 결말이 어떻게 나올까 쫄깃쫄깃했다는. 첫번째 실린 잘 살겠습니다는 아마 어떤 식으로든 청첩장 관련하여 비슷한 경험들이 있지 않을까(혹은 주변에 비슷한 사람이라도) 싶었는데 딱 받은만큼만 주고자 하는 주인공 심리가 이해가 가면서도 뭔가 서글픈 느낌. 어쩌면 순수한건지 눈치없는건지 모를 그 언니가 더 행복하게 살고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ㅏ.


새벽의 방문자들을 보면서는 정말 있을법한 일이라 여성의 이런 불안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살짝 고민되기도 했으며 탐페레 공항을 보면서는 나도 해야지해야지 하다가 미루고미루다못해 잊어버렸던 스처지나간 어르신들, 지인들이 떠올랐다. 뿐만아니라 책을 다보고 수년전, 아니 십년은 전에 읽었던 정이현이라는 소설가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라는 책이 떠올랐는데 뒤늦게 발견한 그분의 추천사를 보고나서는 깜짝 놀라기도 했던, 그런 다양한 시선과 생각, 그리고 깨달음의 종합선물셋트 같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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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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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책을 두권째 보는 듯 하다. 스스로도 언급하고 있지만 북튜버, 그러니까 책을 주제로한 유튜버 1세대라고 볼 수 있는데(유튜버의 대도서관쯤 되려나)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고 전업 소설가가 아닌, 순수하게 책을 좋아하는 저자가 자신이 어떤 컨셉으로 기획하고, 어떻게 준비해서, 어떤 툴을 이용하여 영상을 찍고 편집해 올리는지에 대해 기술한 책이었다. 


이러한 저자의 결과물만 유튜브로 접하다가 이런 실무적인 정보를 접한것도 의미있긴 했으나 다소 아쉬웠던 점은 소설이든 에세이든 인문사회과학 서적이든 특정 책을 소개하는데 있어 어떻게 컨셉을 잡는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무엇이 효과가 좋았고 무엇이 아쉬웠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줄 알았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다는. 


그냥 촬영할 때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휴대폰을 이용해서 같이 찍은 다음 파이널 컷을 이용해서 멀티채널 편집을 하고, 자막은 뱁션인가 하는 툴을 활용한다는 것 정도. 그리고 기고요청이나 강연요청 등 업무 관련해서는 모두 이메일을 통해 처리하며 빠른 회신을 위해 항상 신경쓴다는 메시지 정도. (이부분은 전에 본 책에도 언급되어 있었다.) 요즘은 이번에 나온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고 프리미어 등 관련 프로그램은 정품을 구입하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고 있었다. 자막폰트나 배경음악도 저작권 신경쓰라는 멘트와 더불어.


그러고보니 책 제목을 출판사에서 정한건지 본인이 정한건지 모르겠지만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이 아니라 '김겨울의 유튜버 성공기 혹은 입문하기' 정도로 했어야 하는게 아니었을지. 슈퍼챗인가 기부받는 이야기와 더불어 썸네일 만들고 화질을 위한 예약업로드 같은 팁까지 알려주고 있었다. 


하여간 지역 라디오 방송진행 경험과 더불어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었고 문예지에 기고할 정도로의 책에 대한 사랑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책을 어떻게 소개할지 콘텐츠를 기획하고 유튜브 특성상(프리미엄 사용자가 음성으로만 듣는다는 사실도 고려해) 사운드 공백을 메꾸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며 스스로 편집해서 꾸준히 올리고 있기에 오늘날의 김겨울이라는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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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 성소수자 혐오를 넘어 인권의 확장으로
한국성소수자연구회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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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은 'coming out of the closet, 즉 벽장에서 나오다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성소수자가 성적지향을 숨기고 살아가는 숨막히는 벽장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문을 열고 나온다는건데 이걸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나오게 되는 것을 또 '아웃팅'이라고 부른다. 아마 이정도 단어까지 알고 있다면 성소수자에 대해 어느정도 관심은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듯. 


이 책은 성소수자연구회에 속한 분들이 각 분야의 연구자료를 엮어낸 자료집이라 보면 되는데 적어도 내 주위에서는 접하기 힘든(혹은 모르고 있는) 분야여서인지 다양성 측면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앞서 말한 단어나 LGBT정도만 알고 있던 내게 시스젠더(cisgender)라는 성정체성과 생물학적 외관이 동일한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별도로(그러니까 트랜스젠더와 반대되는)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트랜스젠더는 또 종류에 따라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젠더퀴어, 안드로진, 젠더플루이드 등 처음들어보는 용어도 많았다. 정말 제목처럼 성별을 남녀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다 나열하면 무지개의 7빛깔도 모자를 정도로.


동성애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인 정비수준이 얼마나 처참한지, 그리고 동성애와 에이즈의 연관성에 대한 오해가 아직도 얼마나 많이 퍼져있는지, 정신병하고 전혀 관계없는 것으로 학계에서 증명되었는데도 아직도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에 대해, 심지어 청소년들의 동성애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출간된 책이어서인지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다. 


심지어 글로벌 기업인 IBM에서는 성소수자를 지원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 IBM코리아에서 신입사원 입사하는 날 그 이야기를 했더나 키득키득 웃으며 비아냥대는 분위기였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아태지역에서는 모두 동성애자가 있는데 여기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가 없다는 부분을 보면서는 정말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그들이 원하는 사회하고는 거리가 멀구나 싶기도 했고 그와중에 뒷부분에 실린 글에서 알게된 전국 각 지역의 퀴어축제 이름들을 보면서는 언제 이런것들이 생겼나 조금 놀라기도 했다. 내가 관심이 없어서였겠지. 서퀴, 부퀴, 제퀴 같은.


기독교 관련 단체에서 이런 축제를 비난할때 다소 속수무책이었다가 최근 기독교 단체에게 역으로 응대한 멘트가 소개되어 있는데 정말 센스있었다. 


'혐오세력, 여러분, 차별을 멈추고 주님에게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매우 걱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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