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엘리베이터 - 제9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시읽는 가족 14
김이삭 외 지음, 권태향 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15평 산동네 아파트 / 우리 엘리베이터는 / 1층에서 / 15층까지 / 향기 배달하는 / 꽃향기 엘리베이터 // 문이 열릴 때마다 / 산 찔레 아카시아 / 꽃향기가 난다 // - 너희 엘리베이터, 향기 참 좋다. // 친구 말에서도 향기가 난다.  -  향기 엘리베이터/김이삭 (전문)

동시집 표지 그림과 제목이 참 이뻤다. 손에 들자마자 바로 읽고 싶을 만큼 말이다. 알록달록 예쁜 꽃들, 귀여운 아이 모습, 산등성이 높게 자리 잡고 있는 아파트를 향해 꽃향기가 솔솔~ 들어가는데, 읽기도 전에 내 콧속으로도 향기가 솔솔 들어오는 듯하다.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 / 깁스한 다리 // 점심시간에 / 친구들이 몰려와 쓴 낙서들이 / 다리에서 킬킬대고 있다. // 그 중에 유독 빛나는 말, // 엊그제 말다툼한 짝꿍이 / 내가 깜박 조는 사이 / 몰래 끼어든 한마디, // '미안해!' // 부러진 다리에서 우정이 다시 붙었다.  - 낙서/정형일 (전문)

부러져서 깁스한 다리가~ 다투어서 금이 간 우정을 붙게 만들었다는 마지막 행이 참 예쁜 시다.^^*

 

'좋은 동시를 읽는 것은 '아침 햇살에 깜짝 놀란 아이의 눈'을 되찾는 일입니다. 어느새 흐릿해진 눈과 무뎌진 마음을 다시금 맑고, 밝고, 새롭게 하는 일이지요.'라고 책 뒤편에 실린 '발행인의 말'에 쓰인 이 글은, 정말이지 전적으로 공감되는 글이다. 내가 동시를 사랑하는 이유가 그러하니까........

동시를 읽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순수함에 환해지기도 하고, 가끔은 뭔가 저릿저릿 해지는 감동도 있어서~ 마음 한켠에 푸른 기운이 충전되는 듯하니 말이다. 

 

제 9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향기 엘리베이터>는, 5부로 나누어서 1부, 2부, 3부는 '새로운 시인상' 부문에서 뽑힌 동시들을 각 시인편으로 묶어 실었으며~ 4부와 5부에서는 21명의 초대시인들의 쓴 시들을 엮어 놓았다. 초대시인들 중에는 이름만 봐도 반가운 시인들이 많아서 읽는 동안 참 즐겁게 읽은 동시집이다.

동시집 제목인 <향기 엘리베이터>가 말해주듯이 책 속에 실린 동시들에선 시골의 푸릇한 풀냄새 꽃향기가 가득하고, 미소 짓게 만드는 따스한 사람 냄새, 아이들 동심에서 내뿜는 순수한 향기도 잔득 베어있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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