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잎 클로버 찾기 동심원 12
김미희 동시,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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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는 눈으로도 읽지만 소리내어 읽었을 때 그 맛이 한층 풍부해진다. <<네 잎 클로버 찾기>> 동시집에 실린 시를 한 편 한 편 마음과 눈으로 읽어내려가다가, 소리를 꼭 내어서 읽고 싶은 동시를 만났는데 그 동시가 바로 <시골 저녁>이다.
어미 소 방울 소리 / 고샅길에 / 방울방울 퍼지면 // 송아지 눈망울 / 외양간에서 / 망울망울 빛나고 // 강아지 꼬랑지 / 마당에서 / 졸랑졸랑 반기고 // 발간 저녁놀은 / 서쪽 방에 / 자잘자잘 이불로 깔리고 // 하품하는 해님은 / 이불 속에 / 자장자장 잠자러 가고 - <시골 저녁> (전문)
아무래도 흉내내는 말이 각 연마다 들어있다보니~ 소리내어 읽고 싶단 느낌이 더해졌던 모양인데, 조단조단 소리내어 읽어보니~ 시골 어느 마을 고샅 길에 방울 소리 울리며 걷는 어미 소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한 행 한 행 표현 하나하나 참 맛깔스럽지만, 특히 '저녁놀이 자잘자잘 이불로 깔리고' 라는 표현은 어쩜 그리도 이쁘던지~!!^^

이렇게 우리말 이쁜 표현이 살아있는 동시들도 많지만 <<네 잎 클로버 찾기>> 동시집에 실린 동시들 중에는, 마음이 뜨뜻해지는 정감어린 동시도 참 많이 실려 있다.
엄마, / 유리창 너무 깨끗이 닦지 마세요. // 나비가 폭 / 잠자리가 콩 / 새가 쿵 / 부딪치잖아요. // 그래서 꽝! / 내 손도장은 / 위험 표지판이라구요. - <손자국> (전문)
우리아이 마음을 읽어내듯 담아 놓은 동시 <손자국>이다. 우리아이도 이 시들 읽더니~ 자기와 똑같은 생각을 했다며 눈이 똥글~~!
어린이들이 갖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손자국으로 지저분해진 유리창을 보고 화가 났을 엄마의 표정과 대립되어 느껴진다. 물론 엄마의 모습이 시에는 그려져 있지 않지만, 깨끗이 닦아 놓은 유리창에 손자국을 내어 놓았다면 조금은 화가 났을 터~!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알게되었다면, 아마 따스함으로 기분이 밝아졌을것이다. 바로 내가 그랬던것처럼 말이다.

한 편의 동시를 더 소개해본다.
혼자 사는 이웃 할머니 집에 / 자원봉사 아줌마들이 왔다. / 난로가 켜져 있어도 서늘했던 방 / 빨간 입술 난로에서 / 따뜻한 김이 나와 / 비로소 방이 데워졌다. / 웃음꽃도 피어났다. // 사람이 난로다. / 따뜻한 난로 / 마음이 연료인 난로. - <사람이 난로다> (전문)
얼마나 아름다운 동시인가!
자원봉사 아줌마들의 방문이 할머니에게 따뜻함을 선물했듯이, 이 동시 한 편이 우리아이들에게~ 이웃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굳이 많은 말들로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에 콕~! 하고 심겨질듯하다.
새삼 동시 한 편의 힘을 느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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