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도망쳤다! 미래의 고전 19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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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근래 읽은 아동도서들 중에서 참말 재미있게 읽은 책 중 하나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읽고는 '집이 도망쳤다~!'라는 뜻을 은유로만 해석했더랬는데, 왠걸~ 읽어보니 이 집이 정말 살아 움직이는 집이 아닌가!
움직일 뿐만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기도 하고 스스로 치장하기도 하는 집....... 작가의 그 기상천외한 상상력에 놀라워 하며 읽었는데, 그 기발한 상상력에 가미된 판타지적 모험이야기는~ 읽는내내 눈을 떼지 못할만큼 흥미진진하다보니 이래저래 참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길 위의 유목민'이라는 신비한 부족민들~~~ 우리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또다른 길 위를 달리며 살아가는 집을 가지고서, 그 집을 가축처럼 키우고 사는 유목민들이 등장하는 이 책은 우리들처럼 붙박이 집에서 사는 사람들을 '붙박이족'이라고 부르며, 그들만의 또다른 세상 속에서 정해진 법과 규칙 안에서 살아가는데.........
어느 날, 범수라는 폭력적인 아이에게 쫓기던 겁쟁이 원호가 자신의 단짝 친구인 재민이를 삼킨 집이 도망치듯 눈 앞에서 사라져버리자~ 친구 재민이를 찾기 위해 범수와 함께 '길 위의 유목민'의 집 중 하나인 아름드리를 타고서 그 유령의 집을 쫓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끔찍이도 싫기만한 범수와 함께~ 친구 재민이를 찾아 떠나는 그 여정이 처음엔 불편하고 탐탁지 않은 원호였지만, 그 여정 중에 '길 위의 유목민'들에게 생긴 예상치 못한 위험천만한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고, 그 사건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풀어가면서~ 대립하기만 하던 아이들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열고 한뼘 성장해 가는 모습을 담아 내고 있다.

뭔가 자신이 이상하게 변해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만 해도 남을 괴롭히는 일이 조금도 미안하지 않았다. 도리어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게 신나고 즐거웠다. 자신이 소망했던 대로 점점 강해지는 거라고 느꼈다. 이렇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아버지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아니었다.
- 본문 265쪽

'길 위의 유목민'으로 아름드리 집의 주인인 배꽃 아줌마가~ 범수를 무척 싫어하는 원호에게 
'상처 입고 추위에 떠는 새를 치료하려면 먼저 친해져야 한다'고 일러주었듯이,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진 상처로 인해 난폭하고 못되게 굴기만 하던 범수가, 진정어린 관심과 원호의 따뜻한 우정에 힘입어 자신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참 감동적이다. 

그리고 겁쟁이였던 원호가 보여준, 용기.......! 
두렵고 힘들더라도~ 스스로 당당하게 맞서야만 하는 문제라면~ 회피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우리아이들에게 '진정한 용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건 물론이고, 덧붙여~ 상대를 향한 깊은 배려가 큰 용기를 불러 올 수 있음도 깨닫게 해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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