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 의사 선생님
도비이 루츠 글.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얼룩말 의사 선생님은 동물들을 고치는 줄 알았더니, 나같은 아이들을 고치는 의사선생님이에요.'
울아이가 읽고는 내게 해준 말이다. 동물 의사선생님이니 당연히 동물들이 찾아가서 진료를 받을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울아이 말처럼 얼룩말 의사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가는 이는 모두 어린이들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얼룩말 의사선생님을 찾아가서는, 몸을 진찰 받지 않는다. 모두들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들이나 고민 등을 풀어 놓으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묻는다. 바로 얼룩말 의사 선생님은 카운셀러 같은 선생님이라고 해야겠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열게 하며 치료하는 선생님이니까 말이다.

책 속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야채를 싫어하는데 어떻게 하면 야채를 잘 먹을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은 아이,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집중할 수 없어서 머리가 나쁜게 아닐까 걱정하는 아이, 부모님이 일을 도와달라고 하면 두드러기가 난다는 아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아이, 따돌림을 당해 완전히 풀이 죽어 있는 아이가 나온다.

얼룩말 선생님은 아이들 문제 해결을 위해 돼지, 토끼, 펠리컨, 플라밍고 선생님 등등 다른 동물 선생님의 도움으로 해결하는데, 직접 그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거나 방법을 알려주면서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게 된다. 각각의 해결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어서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에게 들려주는 기린과 두더지, 그리고 박쥐의 이야기는 크게 마음에 와 닿았다. 목이 긴 것 뿐인데 잘난척 한다고 생각하여 따돌림 당한 기린, 땅 밖으로 나오자 모르는 동물들투성이여서 겁이나 땅만 보고 다니다 겁쟁이라고 놀림 받은 두더지, 사이좋게 지내고 싶지만 다가가면 모두 도망가버렸다는 박쥐...
"무서워서 그냥 쭉 굴 안에서만 산다면 자신의 세계는 변하지 않지. 용기를 내는 거야! 그랬기 때문에 난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나만이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 주었던 거야." 
"틀림없이 너와 함께할 친구들이 있어."
"도망가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는 거야."
이제, 따돌림을 당해서 기운이 없던 아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힘을 얻어 동물원을 나서게 된다.

마음의 고민을 해결하고 밝은 모습을 되찾는 아이들...... 
무엇보다 작가는, 얼룩말 의사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우리아이의 마음 속 얘기에 귀기울여주고 이해해주며 다독이는 일, 그렇게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힘을 주는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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