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은 수학적으로 말한다
후카사와 신타로 지음, 한은미 옮김 / 토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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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나 가족과 소소하게 이야기 나눌 때 내가 어떤 형태의 화법 구조를 가지고 말을 하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말한다. 친목 관계가 가져다주는 편한 마음은 긴장도를 낮추고, 자신이 어떻게 말을 하든지 상대방이 그 말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을 정도로 서로 간의 인지도가 쌓여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이나 학교에서는 정확한 의사소통이 필요할 때가 많다. 논의되고 있는 사항에 관해 의견이나 주장을 제시할 때, 일이나 과제의 결과를 보고할 때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거나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법과 관련한 책을 몇 권 읽었지만 읽을 때뿐,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진 나의 말버릇 그대로 구사하면서, 여전히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펼치거나, 의견을 제시한다고 하면서 뒷말엔 힘이 없으며, 설득력이 부족하거나 장황하게 말하기도 하고, 가끔은 대화의 주제를 벗어나 말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말하고 나서 우울해질 때도 있다.


화법 관련하여 수많은 책들이 이미 출간되어 판매되면서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출간될 것이 분명하다. 끊임없이 독자층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 책의 서문에 쓰인 문장에서 가져오면 “사람은 말하기로 평가받기 때문”이며, “누구나 무능하다는 평가는 받고 싶지 않다"라는 것에서 찾을 수 있겠다(5,6쪽).

이 책이 눈에 띈 이유는 ‘수학적’이라는 말이 ‘성공’과 함께 쓰이면서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쓰였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의사소통 능력 중 ‘말하기’가 추구하는 태도는 ‘논리적 태도’와 ‘공감적 태도’를 많이 사용하여 표현된다. 그러다 보니 ‘수학적 태도’로 말하기는 어떤 말하기인지 궁금했다. 수학은 논리와 맞닿아 있기에 어느 정도 연관은 있다고 볼 수 있다.

목차에 쓰인 소제목들은 글쓴이가 설명하고자 하는 화법 구조의 틀이다. 정의하고, 분해와 비교하며, 구조화하고 모델화하여 말하라는 것이 그것이다. 본문에서는 각각 “수학적” 화법으로 ‘정의적 말하기’, ‘분해, 비교하여 말하기’, ‘구조화, 모델화하여 말하기’를 설명하고 있다. 매 챕터마다 관련하여 ‘화법’ 예시 글이 나온다. 주어진 글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말해야 하는지를 수학의 한 부분을 들어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실전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도 그냥 읽고 지나쳐버리면 화법을 머리로만 알게 될 뿐이다. 그런데, 몇몇 문제는 타이머를 사용하면서까지 서너 번씩 하기도 했다. 독자로 하여금 읽는 중에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반복 연습하도록 유도할 만큼 꽤 “실전”을 중요시하고 강조하는 책이다 보니 신뢰가 생겨 더 꼼꼼하게 읽고 따라 해 본 듯하다.


간략하게 화법 틀을 설명하자면, 정의적 말하기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주장(의견)에서 주요 어휘의 개념을 설명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말하기다. 분해하여 말하기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각 부분별로 잘 나눠서 논리 정연하도록 하는 말하기다. 비교하여 말하기는 내가 하고자 하는 말과 대조되거나 비교할 대상을 가져와 비교하여 말함으로써 더욱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말하기이다. 구조화하여 말하기는 한 마디로 예화를 들어 말하기이고 모델화하여 말하기는 내가 하는 주장이나 의견의 근거를 들어 말하기라고 할 수 있다. 화법을 구사하는 틀 중에서 분해, 비교 말하기보다 구조화, 모델화 말하기는 결코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 말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유창성이 필요하고 창의적 사고력과 배경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강조하는 “실전 연습”을 꾸준히 연습해야만 자기 화법으로 장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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