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분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3
윌리엄 포크너 지음, 공진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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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반>> 이라는 드라마가 시청률 부진으로 12부작으로 조기 종영한다고 했다.

반의반이라는 드라마를 한 10여 분 보다가 꺼버렸던 이유는

너무 아름답다. 게다가 서정적이고 곱기까지 하다라는 불편함이었다.

매일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이유를 설명 못 할 울분과 답답함이 쌓이고 있는 내 내면과 그 드라마의 고움 사이의 거리감이 불편한 감정을 훅 끼쳐서다.

 

<<소리와 분노>>

왜 이렇게까지 답답하게 제한적인 시선과 어지러운 초점, 의도적인 시간적인 혼란과 무질서, 강박적인 관념과 집착 게다가 모호한 서사로 일관했을까.

이 작품이 출간된 1929년에는 그렇게 그리는 것이 가장 자연적인 모습이래서 그랬을까?

 

1914~1918년 세계 1차대전이 있었고 1929년 뉴욕 주식거래소 폭락에서 시작된 경제 대공황은 1939년까지 영향을 끼쳤다.

 

아찔한 모더니즘의 금자탑이라는 맛을 보기 위해서 이 소설을 펼친 게 아니니

단순히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만 계속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내 옆에는 줄거리를 재구성하고 책을 읽으며 드는 의문점을 적은 종이가 여러 장 쌓였다. 하지만 모르겠다. 휴우~~

저자가 얘기하고 싶었으나 실패했던 부분.

그 시도와 실패를 읽어내는 게 이 소설의 의미일 수도 있겠다.

...

밴지의 시각(벤지는 약 세 살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사물을 시각적으로 바라보고 웅웅되며 침흘리며 소리 지른다)에서 외부를 묘사한 부분은 언어의 새로움과 더불어 아름다웠다.

 

폐허처럼 몰락해가는 남부 귀족 가문의 타락상 속에서도 밴지의 울부짖음과 소리와 시각은 때 묻지 않은 채 생생하게 그대로 스며들었다.

 

그의 넥타이가 걷는데 햇빛 속에서 빨갰다.”

불과 지붕과 버시 소리가 들렸다.”

캐디에게서 나무 냄새가 났다.”

...

 

내용도 모르면서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 거짓일까.

언어가 의미라는 옷을 벗고 시각과 소리로 어떤 어렴풋한 그림을 계속 쫓아가도록 했다.

작가는 자주 읽기를 중단시키고 생각하게 만들고 숨은 그림을 찾아서 완성해보게 했지만 난 실패했다.

다만 깊은 심해에서 나온 것처럼 그곳은 여기와는 분명 달랐다. 책을 읽는 내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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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이면 - 1993 제1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승우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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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의 생의 이면을 읽고 있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둑어둑하고 잔뜩 찌푸린 하늘이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지는 날씨였거든요. 이런 날 어둡고 진지하고 깊숙이 가장 내면의 어두움 속으로 침잠할 수 있는 소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네요.

 

예전부터 명성은 많이 들었지만 쉽게 손이 가지는 않는 작가였어요.

정말 무섭게 빨아들이는 문체와 문장과 문장 속에 코를 박고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글을 읽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생의 이면>이란 한 명의 소설가가 박부길이라는 소설가의 얘기를 하는 내용입니다. 장편 10여 권 중편 예닐곱 권을 쓴 작가의 자전적 얘기를 그의 모든 작품을 통해서 재구성하는 줄거리지요. 고향을 처음부터 가지지 못했던 자의 이야기, 동심을 처음부터 가질 수 없었던 한 인물에 대한 성장과 내면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애초에 부여받고 자라난 환경이 운명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운명과 처음부터 싸울 수밖에 없는 자가 살아낸 얘기라고 할까. 줄거리를 요약하기가 싶지가 않네요.

 

다만 이제는 300페이지 되는 분량의 이 소설을 170페이지 정도 넘어가고 있는데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끝이 난다는 점에 아쉽습니다.

그래서 책을 미처 다 읽기 전에 이 작가의 다른 소설을 주문해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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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환상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정태철 옮김 / 사계절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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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에 숨은 환상이 일상생활 속에서 뻔히 보이는 현실을 어떻게 감출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방법을 소개하는 입문서라고 한다.

다니엘 부어스틴의 <<이미지와 환상>>의 간략한 내용을 보면

 

. 뉴스 모으기가 뉴스 만들기로 :가짜 사건의 범람

가짜 사건은 거짓이나 고의로 속인 사건이다. 20세기 가짜사건의 창조자는 홍보전문가이며, 상황을 유지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홍보전문가의 큰소리는 나폴레옹의 허세와 비슷하다.

. 보도자료

미리 정해진 미래의 시점에 일어날 한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기자들은 매카시가 만든 가짜 사건의 공동 연출자였다.

가짜사건은 뉴스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후 1870년 뉴욕 <트리뷴>지가 시간당 18000여 장의 신문을 초고속 인쇄기로 복사하기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선전의 목적은 전체 대중들을 확신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타성에 젖기 쉽다. 그들에게 사물을 인식시키는 일은 간단한 생각을 수천 번이고 반복적으로 기억시키는 것이다.”

 

앞부분의 내용은 알랭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를 연상하게 하며 기존에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실로 엮어서 꾸러미를 만들듯이 읽어갔다.

 

민주주의의 전제는 첫째로 가짜와 진짜, 선동적인 정치가의 거짓말과 언제나 있어야 할 진실 사이에는 명백하고 가시적인 구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로 사람들이 가짜보다는 진짜를, 명백한 진실과 인위적인 이미지 중 고르라면 사람들이 진실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이 전제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

 

1922년 리프먼은 <<여론>>에서 고정관념이란 세상의 의미를 가장 단순하고 빠르게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뉴스과잉의 시대, 무의식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패턴에서 그러한 행위가 무엇을 뜻하는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세상에 공짜뉴스는 없으니깐.

 

. 잡지처럼 책도 형태소멸의 위기에 처했다.

reader’s digest 가 나오면서 책을 읽지 않고 요약본으로 편집된 잡지가 나와서 100만 부 넘게 팔렸고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나온 책이 인기 있는 책으로 다시 팔리는 현상이 생겼다.

논문도 IBM자동초록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가장 빈번히 사용된 단어를 키워드로 기계가 골라낸 문장들을 모은 것이 논문의 자동초록으로 긴박한 필요성에 부흥했다.

 

그래픽 혁명과 과잉생산된 출판물 시장에서 현대인들은 더 많은 책을 짧은 요약본으로 읽으며 만족하고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검색으로 단지 몇 줄로 요약하며 책 내용을 해체하고 있다.

 

. 영화가 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영화는 상상력을 요구하는 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변하게 했다.

실화(nonfiction)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1910년 나옴.

 

엘리라 카잔 감독의 얘기로 그는 영화와 소설의 차이를 이렇게 말한다.

시나리오는 형태적 제한이 있으며 <waterfront>라는 영화시나리오가 100페이지 정도였다면 소설은 5배의 분량이 더 필요했다. 영화는 5~6개의 부분으로 나뉘고 정점(hight point)에서 정점으로 움직인다. 반면에 소설은 정점, 중간 점, 저점(low point) 예술이다.

 

영화는 실제 인생처럼 방황할 수도 없고 머뭇거릴 수도 없게 되어있다. 사회적 상호작용과 역사발전의 갈등, 관점, 뉘앙스를 카메라로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 영화가 상업적으로 중요하게 된 것은 1910년경이다.

영화화된 소설의 재조명, ***, 가령 노벨문학상, 아쿠타가와상, 젊은 작가상, 이상 문학상 등 이 모든 것들이 노리는 것은 홍보요 판매가 목적이다.

그림자의 그림자 세계는 점점 풍성해진다.

 

. 할리우드는 하루에 약 10만 단어의 뉴스를 공급하는 지역이 되었다. (20세기 초)

스타시스템은 영화를 민주주의적 예술로 만들었으며 꿈과 환상이 거의 구분되지 못했을 때 할리우드를 아메리카 드림의 보금자리로 만들었다.

진짜: 사실은 만들어진 가짜이다. 진짜라는 말이 남용될수록 의심이 든다.

 

. 베스트셀러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현상이다.

이 말은 20세기에 들어와서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미국주의의 일종(아직까지 영국의 일부 영어사전에는 이 말이 없다)

베스트셀러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이 책을 파는 사람에서(seller) 팔리는 책 자체로 옮겨 간 현상이 재밌다. 팔리는 책은 더 많은 판매를 촉진한다.

스타시스템 : 도덕적 기준과 예술적 형태가 와해되고 있는 세상에서 스타 자신이 그 도덕적 기준과 예술적 형태가 되고 있는 그림자현실을 지칭하는 말이다.

 

오늘날에는 기계적인 재생산과정이 진짜와 거의 차이가 없는 물건을 만들어내지만, 그로 인해서 진품과 복사품 모두 독창성을 상실했다.

 

요즈음 누구를 막론하고 사진예술가가 되고 있다.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자기가 찍은 사진은 자기가 만든이미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진 안에는 사진작가를 닮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책의 내용이 너무도 좋아서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도 모르게 계속 책 내용을 발췌해서 옮겨쓰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읽고 싶은 책이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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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선진국, 쿠바가 옳았다 - 반反성장 복지국가는 어떻게 가능한가?
요시다 타로 지음, 송제훈 옮김 / 서해문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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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기대를 한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머리에 그린 이상향과 실물과의 격차에 결점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너무 좋아한 나머지 한번 미워지면 미움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좋은 부분조차도 보이지 않게 되어 버리는 것은 너무도 아쉬운 일이다.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는 요시다 타로가 지었다.

그는 2002년부터 쿠바 리포트 시리즈로 도시농업, 교육, 보건의료, 생태환경에 이어 이 책을 출간했다. (2011. 10)

 

저자는 순환형 사회를 만드는 법이란 세미나 중 에도시대의 높은 문화와 교육 수준에 대한 고평가와 쿠바와의 유사성에서 자원이 한정된 사회에서 인간의 행동 양상에는 공통점이 있다는데 힌트를 얻었다.

 

1,100만 국민 가운데 70%는 혁명 이후에 태어났다. (쿠바 혁명은 1959)

그 중에서도 20세 미만의 300만 명의 실태를 궁금해하는 저자에게 나카노 겐타의 말이다.

 

어떤 젊은이는 TV에서 방송되는 만화영화의 영향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 가본 적도 없는데 조리 있게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더 놀랐던 것은 그의 집과 차림새 때문입니다. 너무나 낡은 집이었죠. 좁기도 좁지만 수리할 돈도 없는지 비도 샙니다. 옷도 몇 번이나 꿰맨 것을 입고 있었고 구두나 샌들조차 살 수 없었습니다. 공사장에서 나온 바닥 매트를 받아와서 자기 손으로 샌들로 만들어 신는 겁니다.

 

좋지? 벌써 5년이나 망가지지 않고 신고 있어하며 웃는 얼굴로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일본어가 가능하지만 그것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이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하지만 보통 나라의 가난한 젊은이가 그처럼 대학에서 외국어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샌들도 못 사는 형편인데도 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는 일본어는 좋아하는 만화를 보는 것으로 살리고 장래에는 의료 종사자가 되길 꿈꾸며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런 젊은이가 아직 존재하는 이 나라의 실체를 전하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안전망이 붕괴하고 있는 지금의 일본에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성장을 하지 않으면 풍요롭게 될 수 없다고 하는 강박관념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우아하고 밝은 사회라면 몰락하는 편이 오히려 행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쿠바는 빈부의 격차, 심각한 물자부족을 비롯해 계획경제로 인한 비효율성과 관료주의를 비롯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파고드는 여러 상념으로 힘들었다.

과연 쿠바는 그리운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쿠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8.2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코로나 19 때도 선진국으로 의료진을 보냈다. 1959년부터 미국의 금수 조치로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쿠바는 여전히 쿠바답게 행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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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 뇌로부터 영혼까지의 여행
줄리오 토노니 지음, 려원기 옮김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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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Φ)는 통합된 정보를 나타내는 기호다.

저자는 제목처럼 뇌로부터 영혼(의식)까지 여행에 대한 가설을 이리저리 예를 들어 묶는다.

가령 장 도미니크 보비는 사망하기 전 <<잠수종과 나비>>를 온몸이 마비된 상태에서 오른쪽 눈의 깜박임만으로 글을 쓰도록 했다.

여기서 저자는 말과 행동은 의식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가설을 낸다.

말과 행동에 관여하는 뇌 회로가 끊어졌다고 해도 의식은 깨어있으며 말과 행동에 관여하는 뇌 회로는 관문(출입구) 역할만을 한다는 거다.

 

우린 꿈을 꾸면서 온몸이 마비되어 꼼짝할 수 없지만 꿈을 꾼다.

날아다니고 떨어지며 인물과 대화를 하거나 공포에 휩싸이기도 한다.

의식 또한 두뇌의 한 부분일까.

소뇌, 대뇌, 변연계, 대뇌피질 등 많은 부분 조각된 정보를 알게 되었지만

의식이 어떠한 물리적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서 제목이 파이(Φ) : 뇌로부터 영혼까지의 여행이겠지.

저자 줄리오 토노니는 정신과 의사이자 위스콘신대 정신의학과 교수로 의식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다.

 

책 속 실린 많은 서양화 작품은 작가의 의도일까.

크기가 작아서 아쉽지만 활자만 볼 때와는 또 다른 뇌의 전기적 신호를 느낄 수 있다.

가끔씩 형체가 없는 붉은 색이 보여요.”

번역자가 전공의 시절, 진료실을 찾은 조현병 환자분의 말이다.

 

신경과학에서 이야기하는 암묵기억이든 의식화되지 않는 영역은 언제나 새롭다.

하지만 문제는 무의식이라는 분야에 반박불가능한 과학적 의학적 증거를 들이밀기에 쉽지 않은 대상이라는 점이다.

뇌를 잘게 쪼개 들어가서 단순한 의식을 이루는 기본적인 신경상관물을 찾을 것인가.

혹은 저자처럼 사고실험을 통해 과학적 이론을 세워놓고 이 이론을 실제 뇌를 두고 검증할 것인가.

여기서 역동적 중심부이론이 나왔고 통합정보이론으로 발전되었다.

 

저자의 핵심주장은 통합된 정보가 의식이라는 내용이다. 단 이때의 정보는 비록 불확실성의 감소라는 측면에서-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관찰자 시점의 정보가 아닌 내재된 관점에서의 정보다. 그 자체로 자연히 납득하게 되는 정보, 불립문자라는 표현에 가까운 정보라 하겠다.

 

그외 인과관계가 정보라는 점.

어떤 시스템에서 부분들이 만들어내는 정보의 합보다 시스템 전체가 만들어내는 정보가 클 때 정보는 통합된 것이라는 점.

확률적으로 표현된 시스템의 각 상태들을 좌표로 찍어봄으로 퀼리아(경험)를 기하학적으로 번역할 수 있다는 점. 이때 시스템 속 이진법적으로 표현되는 구성요소가 n개 존재한다면 좌표축의 개수는 2.

 

일순 평범하게 읽히는 이러한 내용이 두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크릭과 제럴드 에덜먼의 내용을 담고 있다니,

어둠에도 색깔이 있다.

나의 무지가 어둠으로 꽉 차서 보이지 않을 뿐 어둠은 형체를 구성하고 있으리라.

 

저자가 의식에 대해 궁금점을 놓지 못하는 점은 만약 육체가 죽은 뒤에도 영혼이 죽음을 피할 수 있는가다.

과학자로서 검증가능한 최신의 생리의학상 이론과 실험을 통해서 그는 이 여행을 함께 하자고 유혹했고 나는 기꺼이 그와 함께 했다.

 

&  파이(Φ) : 뇌로부터 영혼까지의 여행을 다 읽고

실험은 뇌의 오른쪽을 얼려보고 왼쪽을 얼려보고 그 가운데를 연결하는 뇌관을 얼렸던 실험에서 알게 된 것부터 말한다.

우뇌를 얼리면 알다시피 왼팔이 축 늘어질것이다.

좌뇌를 얼리면 오른팔이 축 늘어짐과 동시에 언어를 정확하게 구사하지 못할테지.

 

두 사이를 연결하는 뇌간을 얼리면 두 사람의 의식으로 분리된다.

이스마엘이라는 녀석이 있다면 녀석은 이스마와 엘로 분리되며 오른편에 놓인 사물만 의식하는 녀석과 왼편만을 의식하는 녀석으로 말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의식(영혼)은 통합된 정보지만 두뇌라는 물질요소가 파괴되면 더는 붙잡아 둘 수 없음을.

죽음이란 뇌 속에 정보가 조각나는 것, 육신의 해체가 곧 영혼의 해체라고 주장한다.

 

Φ(통합된 의식, 영혼)는 환원 불가능한 가장 본질적이며 물질에 의존하는 바 만일 뇌를 도려낸다면 영혼 역시 무너지리라.”

 

숨겨진 동기야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했다.

그래서 계속 의심했었다. 이렇게 분명하게 드러난 사실을 가지고 저자는 왜 그렇게 조심조심 여행했을까.

 

왜 그렇게 많은 지면을 통하여 단테의 신곡을 비롯하여 중세시대를 아우르며 돌아다녔을까. 책 속에 150여 개가 넘는 그림을 첨부하면서.

 

혹자는 머리카락 몇 올에서 쌍둥이 신생아를 만들어낼 날이 머지않았다고 한다.

내가 자는 동안 누군가 나와 똑같은 형상으로 육체와 의식을 가진 존재를 복제해 놓고 원본인 나를 죽였다고 가정해보자.

복제된 나는 똑같은 기억과 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럼 나는 죽은것인가?

 

이 복제된 나는 마치 중국의 병마용처럼 한 1000개쯤 똑같이 만들어진다면 나는 영혼이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을 얻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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