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문기업 옮김 / 재승출판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거친 역풍을 맞으면서 초연하게 살아갈수 있는 나만의 무기가 있습니까?
얼마 되지않은 내가 보기에 좀 그렇지만, 타인이 생각 하기에는 좀 많은 나이를 살아오는 동안 나는 어떤 무기를 갖고 살아 왔을까?
변변치 못하기에 그럭저럭 살고 있는것 같다.

여기 또 한 사람도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생활하다 상처를 받고 외진 바닷가 다쓰우라로 귀향하는ㅡ 외할아버지의 집 ㅡ 스물 다섯의 에밀리, 십오년 만에 만나는 여든살의 할아버지 다이조는 낯설다.

할아버지는 매일 산책을 하고, 낚시를하고, 책을 읽고, 풍경을 만들고, 그리고 누군가에게서 받은 식재료를 너무나 맛있게 조리하고, 그 음식을 조용히 맛보는 생활을 계속해왔다.
단 음식을 다 먹기 힘들 때에는 적당히 지인에게 나누어준다.
아니 가끔은 먹으라고 억지로 떠 넘기듯이 주기도 한다.

할아버지와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면서 에밀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배운다.

p121˝ 노린 물고기는 낚지 못할때가 더 많지 인생이랑 똑같다˝.
˝그래서 재미 있는 거지˝
p130˝행복해지는 것보다는 만족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자신만의 속도로 담담하게, 어깨에 힘을 뺀 채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에는 감동 마저 느껴졌다.

에밀리를 담담하게, 낭정하게 대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못내 서운해 하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 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면을 배운다.
같이 낚시를 하고 생선을 손질하고 칼을갈고 풍경을 만들고 요리를 하면서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사실을 깨달으며 상처를 치유해 간다.

작은 마을의 주민들도 그녀를 보둠어준다
눈이 매우 커서 무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후미‘여사

에세이인지 잡문을 써서 가끔 책을내고, 서투른 낚씨 솜씨로 꽝조사로 불리는 ‘뎃페이‘

경박학고 잘생기지 않은 허풍쟁이 어부 ‘신페이‘

카페사장이자 서퍼 이자 할아버지 풍경을 대리 판매 해주는
‘나오토‘

항상 웃으면서 친절하고 아름다운 양갓집 아가씨 교카

이들과 함께 마주치고 대화하며 생활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친해진다.

p258불쾌한 일이 좀 있으면 어떻습니까? 그런건 그냥 평범한 거잖아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풀이 죽으면 또 어때요 울어도 좋아요 그러니까 나는 분명히 좋은 일도 일어난다고 생각 하기 시작 했달까요?
힘들땐 우리 주변의 작은 행복을 바라보며 좋은 기분을 맛 보면 되는 겁니다.

˝힘들때 콧 노래를 부르면 세상은 바꿀수 없을지라도 기분은 바꿀 수 있거든요.˝

할아버지와 함께 한 요리는 아픈 상처를 서서히 치료하며 새로운 희망을 심어준다.

p295투명한 여름 아침, 햇살과 천진난만한 고로(14살의 시바견)의 미소, 블루 토파즈색 바다와 그 위를 지나는 상쾌한 바닷바람, 신사 주변 숲의 시원한 공기, 소리 없이 떠오르는 솔개의 노랫 소리, 작은 물고기의 반짝임, 차가운 달빛, 소나기가 내린 뒤에 풍기는 흙 냄새 그리고 후미씨가 기른 채소의 달콤함, 신페이 씨가 주는 신선한 생선의 감칠맛, 풍경의 음색, 할아버지가 만든 주옥 같은 요리들...
기쁜것, 즐거운것, 좋아하는것, 행복한 느낌이 나는것, 아름다운것, 기분좋은것, 그런 것들을 발견해 마음을 의지하면서 그럭저럭 기분좋게 사는 요령을 터득했다.

할아버지와 동네 사람들의 도움 으로 다시 도시로 나가게 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에밀리

p355내 삶과 존재 가치를 결정하는 사람은 나다.
˝나는 내인생을 창조 하는 신˝

힌트는 주어도 방향성을 결정하는 판단은 언제나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 둔 할아버지의 큰 뜻을 결국 알아 차린다.

p375띠링 풍경소리
가슴속 깊은곳에서 그 풍경 소리가 울린듯 했다.
내 손에 익은 작은 부엌칼
할아버지 에게 배운 귀중한 레시피들 이것들은 도시에서 삶에 작은 무기가 되어줄 터였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수있는 사랑스러운 이야기.

할아버지의 사랑 동네주민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친절이 상처 받은 어린 영혼을 깨끗이 치유하고 자신있게 살아 갈수있는 무기를 갖게된다.
나만의 무기는 무엇일까?
살아가면서 만들수 있는 무기는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간직한 ‘경험‘ 이 가장 큰 무기 같다.
가슴 따뜻하고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낄수 있는 요리를 맛 본다면 상처는 어느새 새살이 돋아 힘차게 살아갈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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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2 - 열두 명이 사라진 밤,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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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던 형사 창근은 사건 속에서 특이점을 발견하고 그들을 쫓기 시작한다.

p71 세상을 꾸민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을 그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걸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사람도 있다.
박 종대는 지금 이곳에 살지만, 생각해둔 세상이 따로 있었다.
그 세상엔 좀 다른 사람들이 살게 될 거였다.
박 종대는 그 세상을 처음부터 디자인하고 이끌어가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박 종대가  꿈꾸는 세상은 과연 이루어질지, 미래의 사건들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위해 하나씩 실천하는데,

우환은 자신의 목적인 곰탕 맛 의 비법과 고기를 손에 쥐고 돌아가는데
하지만,

p230 우환은 세 사람이 함께 앉았던  그 테이블에서 무한히 행복했다.
우환은 그래서 이곳에 있으려고 했던 거다.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좋은 순간들이 이곳에는 있었다.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껴보지 못했던 우환에게 과거의 시간여행은 새로운 경험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경험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뜨거운 육수에 정성스레 썰어 넣은 고기, 잘게 썬 파 와 함께 먹는 깍두기 한 알은 그 어떤 산해진미 보다 값지고 소중한 맛이다.
아버지의 정성이 첨가되었기 때문에.
 시간여행과 페이스오프, 레이저 건이 난무하는 미래시대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는 미래나 과거나 영원불멸의 법칙 같다.

p289 어차피 시간이 흐를수록 참담해집니다.
미래에는 희망 같은 게 없어요.
미래에는 보다 보잘것없죠.
값이 나가는 건 목숨밖에 없습니다.
그 목숨을 걸고 사람들이 오는데, 여기서는 좀 더 행복해야 하지 않습니까?
목숨을 걸고라도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라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화감독으로 만난 그 가 이번엔 작가로 아버지의 사랑을 회상하면서 써 내려간  
진한 곰탕 같은 소설이다.
가족, 그리고 사랑, 행복을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들의 여행 속에서
과거나, 현재, 미래에도 추구하는 인간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이야기다
다음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는 작가의 말에
차기작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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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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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 2063년 부산
쓰나미가 몰려와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돈 이 없는 사람들은 밑에서 살아야 한다.
곰탕 집에서 주방 보조로 일하는 이 우환, 그는 마흔넷이 될 때까지 고아원과 곰탕 집 밖에 모르고 살았다.
그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미래 여행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하다.
목숨을 걸 정도로 삶에 불합리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간다.
바닷속 블루홀을 통해.
곰탕집 사장의 권유로 2019년으로 가게 된 우환, 그의  목적은  유명한 곰탕 집에 가서 맛의 비법과 함께 고기를 가져오는 것이다.

과거로 간 우환
곰탕집에서 만난 사장 이 종인과 그의 아들 이 순희를 만난다
낯설지 않은 이름에  기억을 더듬다 만난 이름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이름을 떠올린다.
한 번에 찾다니 기막힌 우연이다.
순희의 여자친구는 유 강희 그녀의 이름도 들어본 이름이다.
그 들은 자신을 버린 부모였다, 확인은 안 해봤지만 그 들과 알아가면서 우환은 남다른 감정을 느낀다.

p51 한 번도 남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본 적 없는 사람들은 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된다는 건 자신이 소중해져서가 아니라 더 소중했던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기 대문이라는 걸

기억이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
p80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든 걸 동경하거나 무엇도 기대하지 않게 된다.
우환은 기대하지 않는 아이로 자랐다.

저절로 기억나거나 기억하고 싶은 것들, 그런 게 우환은 없었다.
순희는 암으로 죽은 엄마를 살리지 못한 아버지 종인을 거부하며 불량스러운 학생으로 살아간다.
과거로 같이 온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목적을 혹은 타인의 목적을 돈을 받고 이루기 위해 온다.
우환과 같이 온  화영은  누군가의 부탁으로 살인을 하기 위해 왔다.

p222 돈을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었고 그러지 못한 자들은 기회조차 잃은 시대였다.
머리가 좋다고, 공부를 잘한다고, 성실하다고, 노력한다고 기회를 가지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가진 자들이 가진 것을 지키려는 힘은 무엇보다 강했다.
어떠 이념, 어떤 가치보다도 확고했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온 부동산 중개인 박 종대
살인 사건을 해결하다가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는 형사 양 창근
이들이 얽히고설켜 사건은 점점 더 커지고 우환은 순희와 함
께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갈수록 커지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창근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질 때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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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이방인 - 드라마 <안나> 원작 소설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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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신문에 실린 광고가  나를 다시  글을  쓰게 만든다.
신문 속에 글은 자신이  쓴 소설이지만  출판 후  묻혀 버린 이야기이자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남아있던 소설이다.
소설을 쓴 남자는  이 유상 그를  찾는 진이라는 여성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  속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
그의  본명은 이 유미, 혹은 이 안 나라는  여자라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다시 글을 써야겠다는 용기를 낸다.
 이  유미가 남겨놓은 일기장 을  읽으면서   그녀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소설로 쓰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녀를  찾기 위한  진의 광고는 진실이었나!
p130 "헤어진 후로는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지만 종종 그 여자 생각을 하고는 해요 그리고 매번 그것이 실체가 없는 허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라지요"
그녀의 삶은  처음부터 잘못됐다.
거짓으로 시작된  인생은 계속 꼬이면서  거짓말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p133 우리가  질서를 연기하는 한 진짜 삶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렇다면 진짜 삶은 어디 있는가?

그것은 인생의 마지막에서야  밝혀질 대목이다.
모든 걸 다 잃어버린 후 폐허가 된 길목에서

그녀가 가면 속에서 살고자 했던 이유는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면서 점차 그 상황을 즐겼던 것이 아닐까?

p141 돈은  중요한 요소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그녀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고 자신이 원하는 역할을 맡고 싶었다
그  불가능해 보이는 욕심이 그녀를 자꾸만 무리한 사칭으로 몰고 갔다.

그녀가 원하던 삶은 거짓말로 인해 점점 힘들어지고  결국은 파국으로 가게 된다.
모든 걸  포기하고  노숙을  하면서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그녀는 남자가  되기로 한다.

p167 그녀는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자기 자신을 지워 버리고 싶었고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고 싶었다.
죄책감이나 후회 따위가 아니었다.
오랫동안 그녀가 품고 온 삶에 대한 증오 그것이 전부였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선택한  남자는 그녀를 다시 태어나게 만들고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

p216
오랜 시간 내가 간절히 바란 것은 오직 하나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변장과 거짓말을 실제라고 믿는 정신 착란에 빠지는 것
그랬다면 이토록 여러 번 죽음을 경험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를 속일 때도 나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무대이며 도처의 아름다운 사물들도 결국 소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신의 모습을 속이면서 타인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허상의 삶은 모든 것을 잃게 만들고 결국 도망치는 삶의 연속이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잘못은 평생을  후회와 불행의 삶이었다. 허위의 삶을 동반 한 채 쓸쓸히 사라져 가는 그녀의 모습은  겉으로는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다른 얼굴로  살고 싶은 우리의  욕망이  아닐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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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잊지마, 내 손 놓지마의 미셸뷔시 의 그림자 소녀가 두 달 동안 무료 대여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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