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주먹의 맛 - 제7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작
강지인 지음, 윤담요 그림 / 보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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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주먹의 맛/ 강지인 동시집, 윤담요 그림/ 보림/ 2025

 


 

7회 목일신아동문학상 동시 부분 수상작이 실린 동시집 돌주먹의 맛이 보림에서 출간되었다. 목일신아동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하나가 갖게 만드는 궁금증은 참으로 크다. 온통 주변이 겨울색인데 비해 따스한 색감의 노랑 바탕에 귀여운 돌주먹이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표지 그림이 귀엽게 다가온다. 전체 45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부가 19편으로 작품 비중이 많다.

 

돌주먹의 맛저자 강지인 시인은 2024아동문예동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해 황금펜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할머니 무릎 펴지는 날』 『잠꼬대하는 축구공』 『상상도 못했을 거야!』 『수상한 북어』 『달리는 구구단등이 있다.

 

5분 거리도/ 코앞이고// 30분 거리도/ 코앞이래// 엄마의 코앞은/ 믿을 수가 없지// 길어졌다 짧아지고/ 짧아졌다 길어지는// 엄마 코/ 혹시// 피노키오 코는/ 아니겠지!//

- 코앞전문, (14)

 

코앞이라는 말은 누구나가 평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특히나 집에서 심부름 시킬 때 자주 사용하던 말이었는데 산에서도 자주 들었던 말이다. 힘들어 쓰러질 것 같은데 다 왔어요. 정상이 바로 코앞이에요그래서 있는 힘을 쥐어짜 가다 보면 코앞은 가도가도 나오지 않았던 경험이 생각난다. 피노키오처럼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세상이라면 코가 무사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상상해 봤는데 아찔하다.

 

화가 나서/ 신이 나서/ 심심해서/ 그냥// 이리저리 발에 차이는 돌멩이는/ 더는 참을 수 없어 꼭꼭 숨겨 둔/ 주먹을 꺼내 들었지// 돌 함부로 차지 마세요!// 돌주먹을 불끈 쥔 돌멩이는/ 발에 차일 때마다 잽싸게/ 돌주먹을 날렸지// 돌주먹 맛을 본 발들은/ 너무 아파 돌멩이처럼 데굴데굴/ 굴러다녔다지//

- 돌주먹전문, (18)

 

표제작이다. 일부러 차지 않더라도 먼 산보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을 때의 기억 때문에 돌주먹 맛이 절로 떠오른다. 돌주먹은 차이는 세기만큼 상대에게 아픔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웬만하면 차지 않는 게 좋다.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 될 상대다.

 

하얀 첫눈이/ 보송보송 내릴 때면// 처마에 매달아 둔 곶감에도/ 하얀 분이 내려앉지// 하얀 분이 내려앉은/ 곶감을 먹으면 나도 모르게// 하얀 눈이 내려앉은/ 시골집이 생각나지// 곶감 말리는 할머니가/ 자꾸만 생각나지//

- 곶감전문, (42)

지금쯤 제법 곶감에서 분이 나올 시기겠다. 이 시를 읽다 보니 처마 밑에 할아버지께서 깎아 매달아 놓던 곶감 생각이 난다. 많이 깎아서 매달아 놓긴 해도 적당히 말랑해지면 우리는 곶감을 하나씩 빼먹고 간격을 적당히 늘려놓곤 했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곳이었지만 곶감에 만큼은 하얗게 눈이 내려앉았던 기억이 이 시와 겹쳐진다.

 

내 작은 주먹만 한/ 알뿌리에서// 싹이 나오고/ 줄기가 서고/ 꽃이 피더라니까// 두고 봐!// 알뿌리만 한/ 내 작은 주먹도/ 그럴 테니까//

- 알뿌리전문, (87)

 

작지만 다부진 각오 같은 게 읽혀서 좋다. 몇 년 전 수선화 구근을 잘 보관해 뒀다가 심었더니 다음 해도, 그다음 해도 노오란 꽃을 피웠다. 주먹만 한 알뿌리에서 싹이 나고 꽃까지 피우니 마냥 신기했다. 올해 심었던 고구마도 그랬고 가끔 싹 난 감자를 화분에 던져 놓았을 때 감자 싹이 나고 제법 몇 개씩 달릴 때도 그 작은 데서 열매가 달리는 게 보고 있어도 좋았다. 속닥속닥 들려주는 동시가 마치 같이 텃밭 농사를 한 이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른 많은 독자에게도 다정하고 따스한 목소리로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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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동그라미 동시 초록달팽이 동시집 33
김경구 지음, 박인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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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동그라미 동시/ 김경구 시, 박인 그림/ 초록달팽이/ 2025

 


 

동그라미 한 권을 모아놓은 동시집은 지금껏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온갖 동그라미가 내는 소리를 눈으로 입으로 한참이나 읽었다. 조용조용 움직이는 동그라미, 딸그락 소리내면서 움직이는 동그라미 누군가 충격을 가해야만 움직일 수 있는 동그라미 등, 그 동그라미가 이끄는 대로 독자도 하나의 동그라미가 된 양 움직이게 된다.

 

동그라미 동시를 쓴 김경구 시인은 1998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2009년 사이버중랑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꿀꺽! 바람 삼키기』 『수염 숭숭, 공주병 우리 쌤』 『앞니 인사』 『우리는 비무장지대에 살아외 다수, 동화집 방과후학교 구미호부』 『와글 와글 사과나무 이야기길외 다수, 그림책으로는 지구를 지키는 수소자동차 꿈이』 『활옥동굴과 아이, 청소년 시집 옆에 있어서 줘서 고마워』 『풋풋한 우리들의 시간들, 시집 가슴으로 부르는 이름 하나등이 있다.

 

운동에 가면/ 내가 주인공// 다 나를 쫓아/ 달려오지// 다 나를/ 쳐다보지// 뻥뻥뻥// !/ 아니야// - 축구공전문, (20)

 

뻥뻥뻥!”의 의 다르지만 축구공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동그란 축구공이 시가 되는 순간이다. 축구공을 보고 동그라미 동시라고 해도 이젠 이 아니다.

 

참관수업 하는 날/ 우리 반 다 같이 연주하기// 차르르르 차르르르/ 통통통/ 흔들고 두드리고// 연주하다 엄마랑/ 딱 마주친 눈빛/ 내 마음도/ 탬버린 되어 기쁨이/ 차르르르 차르르르//

- 탬버린전문, (62)

 

탬버린으로 만나는 동그라미는 축구공과 또 느낌이 다르다. 내용이 음악과 관련이 있는 이유도 있지만 템버린은 소리와 더 가깝고 왠지 어깨가 들썩거리게 되는 듯 하다.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도장/ 참 잘했어요/ 동그란 도장// !/ 공책에 찍힐 때면// !/ 기쁨이 동글동글 피어나지// - 참 잘했어요전문, (72)

 

참 잘했어요내가 어렸을 때도 있던 도장이다. 저 도장 하나 찍어 집에 갈 때면 발걸음이 엄청 가벼웠는데 그 도장이 지금도 통하는 거 보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그 명언이 세대를 막론하고 통한다는 게 믿어진다.

 

겨울에만 오는 귀한 사람/ 춥다고 집안 따듯한 곳으로/ 모시면 안 되는 손님// 밖에서만 지내다/ 어느 날 순식간에 사라지는/ 겨울 손님// - 눈사람전문, (80)

 

내가 사는 대구는 눈이 귀하다. 그래서 따듯한 곳으로 모실 눈이 없어 다행인지 모르겠다. 동글동글 굴린 눈덩이 두 개를 쌓아 만든 눈사람, 눈사람 시가 많은데 또 이렇게 한 편의 시가 눈사람과 함께 태어났다.

 

동글동글 동그라미 동시라는 제목에 맞게 동그라미가 많다. 축구공, 알사탕, , 털실 타래, , 알약, 엘피레코드, 포도, 탬버린, 완두콩 등등동그라미 동시의 소재를 찾는 일만으로도 쉽지 않았겠다. 재밌는 건 동글동글한 소재가 많다 보니 시도 입 안에서 떼구르르 구르는 느낌이 든다. 음악성이 느껴지는 동시가 많았다고 할까. 재밌는 동시를 읽는 이 시간이 즐거웠다. 많은 독자도 그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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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기다려 초록달팽이 동시집 31
박해경 지음, 채승연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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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기다려/ 박해경 시, 채승연 그림/ 초록달팽이/ 2025

 

이 세상 모든 기다려의 행복을 빌며

 

박해경 시인은 2014아동 문예동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펴낸 동시집으로는 ! 걸렸어』 『두레 밥상 내 얼굴』 『하늘만침 땅만침』 『우끼가 배꼽 빠질라가 있다. 디카시집 가장 좋은 집』 『달을 지고 가는 사람이 있고, 디카시집 공저 삼시세끼』 『구호 물품이 있다. 황순원 디카시 공모전 대상과 울산 아동문학상, 한국안데르센상 동시 부문을 수상했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박해경 시인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내 이름은 기다려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동시집에는 다양한 소재의 시가 많이 실렸지만 그중 동물에 관한 시 몇 편만 소개해 본다.

 

꼬리치며 달려가/ 안아주려 하면/ “기다려!”// 밥 먹으려 해도/ “기다려!”// 출근할 때/ 학교 갈 때/ 간식 줄 때마다/ “기다려!”// 모두 나간 후/ 텅 빈 집안에서/ 난 기다리지.// 자고 먹고 자고/ 기다림은 아주 길어.// 가끔 문밖에서/ 작은 소리라도 나면/ 나 여기 있다고/ ! ! !// - 내 이름은 기다려전문, (94~95)

 

시인의 말에서 소개한 식구가 된 반려견 단추, 이야기인 듯하다. 단추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데 반려견을 키우는 많은 집에서 실제로 겪고 있는 일이 아닐까. 낮이면 텅 빈 집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는 게 일상인 반려동물. 시골을 벗어난 이후로 개는 키워보지 않았는데 유기견을 데려와 키우는 입장인 작가는 이래저래 단추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큰 모양이다.

 

새들이 떼 지어 날아간다./ 반갑게/ 모두 모이려나 보다.//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는 걸 보니/ 저 길 끝/ 어디쯤이/ 고향인가 보다.// - 새들의 명절전문, (28)

 

철새의 이동이 많은 계절이다. 겨울이 나기 힘들어 따스한 곳으로 떠나는 새들과 겨울을 나기 위해 오는 새들. 살기 위해 새들도 국경을 넘나드는 것을 보면 생존 본능은 생명이 붙어 있는 모든 것에서 위대하다.

 

장생포 고래 마을에는/ 집집마다/ 고래 한 마리씩 키운다.// 담벼락에 떡하니 누워/ 잠자는 고래도 있다.// 가끔 바다에 나가서/ 꿈을 안고 돌아오는 고래.// 장생포 사람들/ 마음속에는/ 하루도 고래가 없었던 날이 없다.// - 고래도 장생포 봄을 좋아한다전문, (79)

 

언젠가 장생포에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고래는 못 보고 왔다. 그래서인지 장생포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이 있다. 집집마다 키우는 고래가 궁금해서라도 꼭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캄캄한 골목길,/ 뒤따라오는 새끼들을 위해/ 고양이 엄마는/ 눈을 불처럼 켠다.// 순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두 눈 속에는/ 손전등보다 더 밝은/ 작은 불꽃이 일렁인다.// 무서운 세상,/ 혹시라도 다칠까 봐/ 어둠 속 발자국마다/ 엄마는 밤새 불이 된다.//

- 고양이 눈전문, (90)

 

동물 중에도 모성 본능이 뛰어난 동물이 있는데 특히나 고래나 코끼리, 침팬지, 사자, 코알라 등이 그렇다고 들었다. 고양이 눈에서는 새끼 고양이를 위해 눈을 불을 켜는 엄마 고양이의 모습을 그렸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눈에 불을 켜고서라도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게 엄마다. 가끔은 사람보다 더 모성을 자극하는 동물의 이야기가 텔레비전에서 방송될 때는 부끄럽기도 감동을 받기도 한다.

 

내 이름은 기다려에는 이처럼 동물을 대하는 시인의 마음만 담겨 있는 건 아니다. 잊혀가는 사투리를 살려내고 솔방울, 몽당연필, 신호등, 그림자, 가로등, 붕어빵 등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이나 이미지도 시 속으로 옮겨 왔다. 아마도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열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기다려들의 행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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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구워 먹기 초록달팽이 동시집 28
이시향 지음, 민지은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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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구워 먹기/ 이시향 시. 민지은 그림/ 초록달팽이/ 2025

 


 

울산에서 활동하는 이시향 시인의 신간 초승달 구워 먹기. 산 위에 둥그렇게 올라온 프라이팬으로 초승달뿐만 아니라 시인이 그간 갈고 닦은 시도 맛깔나게 조리를 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표지다.

 

이시향 시인는 시세계에서 시, 아동문학평론에 동시, 시와편견에 디카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펴낸 책으로 동시집 파프리카 신호등』 『아삭아삭 책 읽기와 디카시집 우주정거장』 『피다』 『삼시세끼(3인 공저) 구호물품(3인 공저), 시화집 마주 보기와 시집 들소 구두를 신고』 『그를 닮은 그가 부르는 사모곡』 『사랑은 혼자여도 외롭지 않습니다가 있다.

 

잘 쓰겠다는 말보다 진심을 담아 쓰고 잘난 척 쓰기보다 느낌이 남게 쓰려고 노력했던 제 마음의 창을 열어 보냅니다.”라고 쓴 시인의 말이 고백 같기도 하고 다짐 같기도 해서 눈이 간다.

 

학원 마치고 오는 길에/ 따라온 초승달/ 우리 집/ 프라이팬에 떴다.// 노릇노릇해지면/ 살짝 뒤집어지는 초승달/ 하나도 아니고/ 여섯 개나 떴다.// 점점 더 바싹하게 구워져/ 쟁반에 옮겨진/ 군만두/ 내 입으로 사라진다.//

 

-초승달 구워 먹기전문, (69)

 

표제작인 초승달 구워 먹기이다. 는 먼저 이 시는 밤에 읽지 말라는 당부하고 싶다. 그 이유는 야식으로 만두가 무지 당기기 때문이다. 냉동실에 있는 만두가 자꾸만 눈앞에서 왔다갔다 한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군만두가 시각만 자극하면 좋을 텐데 이 밤에 먹을까 말까 무지 갈등하게 만든다.

 

국어, 수학, 과학, 영어/ 어떤 문제든 척척!/ 모르는 것 없이/ 뚝딱뚝딱 뽑아내는 AI 선생님.// 하지만,/ 내가 틀려도/ “괜찮아, 다시 해보자!”/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려 주는/ 우리 선생님이 더 좋아.//

 

-AI 선생님전문, (60)

 

AI가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왔다. 어떤 면에서 편리한 점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정적인 면도 많다. 다만 사용자가 AI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직은 AI로 대체할 수 없는 우리 선생님이 있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먼, 먼 미래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기에 두려울 뿐이다.

 

첫서리가 내리면/ 외할아버지는 감나무에 올라/ 붉게 익은 감을 땄다.// “까치도 먹을 건 남겨둬야지.”// 몇 개는 가지에 남겨 두고,/ 단단한 감을/ 항아리에 차곡차곡 쌓았다.// “아람*”이 되면 꺼내 먹어라.“/ 그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남아있다.// 이제, 붉게 물든 감 아래/ 나무에 오른 아빠를 보며/ 엄마의 눈시울이 감처럼 익어간다.//

 

-감항아리전문, (96~97)

 

겨울이면 생각나는 것 중에 하나가 감항아리다. 시골집에도 대봉감 두 그루가 자리 잡고 있고 곶감용 납작감과 단감까지 있어서 대봉감은 항아리에 그득그득 채워 온 식구 겨울 간식이었다. 살얼음이 살짝 낄 때 꺼내 먹으면 아이스크림이 따로 없었다. 지금도 대봉감 나무는 시골집에 그대로 있는데 딸 사람이 없어 늘 까치밥으로 내주고 있다. 요즘은 항아리가 아닌 냉동실에 홍시를 넣어두었다가 여름에 하나씩 아이스크림처럼 꺼내 먹곤 하는데 그때의 느낌 하고는 많이 다르다.

 

이시향 시인의 이번 동시집에는 잊고 있던 기억을 불러내 주었다. 그 외에 시인 주변을 동시집을 읽으며 가만가만 둘러보게 하는 동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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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었더니 시가 되네! 폰카 동시
이묘신 지음 / 마음이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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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카 동시, 시와 사진 이묘신, 마음이음, 2025

 

일상이 시가 되는 폰카 동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시는 분들을 보면 참 부럽다. 이번에 신간을 출간하신 이묘신 작가 역시 동화, 동시, 디카시, 그림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시는 분이다. 몇 년 전 브로콜리숲에서 출간 디카시집 마법 걸린 부엉이는 참 신선했다. 이번에 폰카 동시라는 제목을 붙이고 나온 이 시집은 더 간결하면서 쉽고 재밌다. 아마도 많은 분을 폰카 시집의 세계로 인도하지 않을까 싶다.

 

이묘신 작가는 2002MBC창작동화대상에서 단편 동화 꽃배로 수상해 이후 2005애벌레 흉터5편으로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2019년 동시집 안이 궁금했을까 밖이 궁금했을까로 서덕출문학상을 받았다. 출간한 책으로 동시집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 『너는 1등 하지 마』 『눈물 소금』 『별별동네, 그림책 어디로 갔을까?』 『쿵쾅! 쿵쾅!』 『후루룩후루룩 콩나물죽으로 십 년 버티기그림책으로 강아지 시험등이 있다.

 

어디로 갈지

헷갈리게 하지 마

 

이러다 길을 잃겠어!

 

- 이상한 화살표전문, (23)

 

방향을 표시하는 화살표가 양방향으로 나 있다면 정말 헷갈릴 만하다. 어느 회사에서 선보인 상품인지 신발이 잘못했네. 아니라면 저 신발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인가?

 

 

엄마 감자는

성질도 급해요

 

땅속에 들어가기도 전에

아기 감자부터 낳았어요

 

- 어떻게 키우려고전문, (28)

 

보통 싹 난 감자는 많이 봤는데 싹 난 거에 더해 아기 감자까지 달고 있는 감자라니! 정말 성질 급한 감자다. 이런 장면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시로 만든 작가는 정말 한 수 위다. 이런 경우는 아기 감자는 따로 떼어내 땅에 묻어야 하나? 새로운 궁금증이 생긴다.

 

 

까만 씨앗들

방 하나씩 차지했다

 

빈방이

하나도 없다

 

- 연꽃 씨앗전문, (90)

 

읽자마자 맞아, 맞아” “그렇지!” 하게 된다. 이번 폰카 동시에서는 이모티콘이 하나의 활자처럼 큰 활약을 한다. 주로 카톡 등에서 문자로 대화할 때 감정 표현의 또 다른 수단으로 사용하던 이모티콘을 종이책 안으로 들여놓으니 색다른 맛이 난다.

 

긴 글 읽기가 힘든 분이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읽을 마음 먹기가 힘들지 읽기는 금방이다. 그만큼 쉽고 재밌다. 바로 시가 될 게 없나? 하나 휴대폰 들고 외출을 감행하는 분이 모르긴 해도 수두룩할 것이다. 폰카 동시에 읽은 것처럼 시는 멀리 있지 않으니까.

 

#폰카동시

#이묘신

#마음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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