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아름다움 ARETE총서 6
김석영 지음 / 천년의시작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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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아름다움, 김석영, 천년의 시작, 2016

 

 

광활한 우주의 어딘가에서 굽어보고 있을 아내에게로 시작하는 이 책은 김석영씨의 첫 번째 수필집이다. 당진에서 태어나 국문학과 철학을 공부했으며 2014년 화요문학과 작가마당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16년 대전문화재단에서 예술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에게 배우며 살고 있다.

 

얼핏 봐서 표지가 화려하다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 소박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마치 작가가 자신의 목소리로 조곤조곤 들려주는 느낌이다. 서사, 1부 상곡리 통신, 2부 세한재 단상, 3부 양행천균에 이르는 길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나눠진 각 부를 읽다보면 작가의 고향 서산 당진에서부터 대전, 금산, 그리고 세종에 이르기까지를 독자는 그림자마냥 뒤따르며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상곡리 통신은 카카오스토리에서 이미 읽었던 글들이 많다. 그러나 휴대폰으로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수박 겉핥기처럼 읽고 지나간 카카오스토리의 글을 책으로 차근차근 읽으니 느낌이 색다르다. 상곡리 통신으로 이미 접했던 크고 작은 일상들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와 있지만 지금은 훌쩍 자랐을 작가의 아들, 딸인 어진별과 어진달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책에서 몇 번이나 언급한 어진별의 사춘기 긴 터널은 지나왔는지 그래서 의젓한 총각으로 거듭났는지, 어진달은 새침때기 아가씨로 사춘기에 접어들었는지, 여전히 작가를 딸 바보로 만드는지도.

 

세한재 단상에서는 동양철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논어편, 장자편, 다산 정약용의 시편 등을 인용해 깊이를 더했다. 둥지를 튼 아파트 그것도 작가 사용하는 방에서 바로 소나무가 있어 그 방을 세한재로 이름 붙이고 그곳에서의 단상을 엮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작가의 마음을 움직인 인물과 책에 관한 서평을 엮었다.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지금 서 있는 그곳이 진리일지니.

-p144

 

작가의 카카오스토리 대문에 있는 글인데 이 책에서도 만났다. 아마도 작가 자신에게 주문처럼 외우는 말인 듯싶다. 물론 이 문구를 읽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게 지금이 시간, 이곳의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말이기도 하다. 김석영이란 작가가 궁금했던 사람은 이 한 권으로 궁금증의 절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들 가운데서 품고 있던 생각들이 행간에 녹아있다.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제목에 반해 작가의 따뜻한 마음은 책 한 권 분량을 채우고도 남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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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영 2017-07-23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김석영이란 사람의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도 궁금하게끔 써줘서 고맙습니다 ㅎ 강렬한 느낌의 표지는 제 조카가 태안 신두리 해변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써서 만들었네요. 책을 엮고 보니 곳곳에 아쉽고 부족한 것 투성이네요. 그래도 그 모든 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기에 하릴없이 애정할 수 밖에 없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