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형호제와 함께 가장 인기가 많은 시리즈가 된 성룡의 영화가 아닌가 싶다. 영화가 나온 이후 동네의 비디오 가게에서는 폴리스 스토리를 빌려 보려는 사람들로 빌리기도 쉽지 않았던 영화였다.

그러다가 일 년에 두 번 있는 명절이 되면 주말에 외화 보여주는 주말의 명화 같은 데서 열심히 틀어줬다.

폴리스 스토리 1편에서 성룡이 경찰서에 혼자 남게 되고 배고파서 라면을 끓여 먹는데 젓가락이 없어서 연필 두 개로 먹다가 꼭지에 달린 지우개를 먹어 버렸는데 난 그게 그렇게 웃기더라고.

폴리스 스토리에서 성룡은 용형호제의 성룡처럼 날아다니지 않는다. 다시 보면 지극히 일반적인 액션을 펼친다. 그러다가 우산으로 버스에 매달리고, 백화점에서 3층에서 뛰어서 샹들리에를 타고 내려오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을 했다.

그러면서 이후 성룡은 아찔한 스턴트 액션 장면은 두세 번 보여주고 그러지 않았나 싶다. 성룡 식 코믹 액션은 아무래도 쾌찬차부터 재미있게 시작되었지 싶다.

1편에서는 임청하의 빛나는 미모를 볼 수 있다. 성룡의 애인으로 나오는 장만옥은 애기애기한 게 학생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내용은 마약왕 밑에서 일하는 임청하를 증인으로 보호하는 내용이다. 그 사이에 장만옥이 오해를 하고 티격태격하면서 마지막에 가서는 마약왕을 잡아넣는다.

그리고 교통순경으로 강등된 성룡 앞에 풀려난 마왕이 나타나면서 다시 2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폴리스 스토리가 시작되면 언덕에 있는 빈민가에서 자동차들이 내려오면서 추격신을 펼치는데, 이 시대에 어떻게 촬영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장면은 후에 분노의 질주에서 그대로 오마주를 했다.

아마도 폴리스 스토리를 시작으로 성룡이 빌런에게 마구 얻어터지면서 얼굴에 피가 쏠리는 콘셉트를 갖추지 않았나 싶다.

황비홍처럼 한 대도 맞지 않고 빌런을 시원하게 패주는 주인공이 아니라 아무리 무술을 잘해도 여러 명을 상대할 때에는 어쩔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2편에서 경찰서에서 인권을 말하면서 막말을 하는 나쁜 놈을 때릴 수 있도록 후배 형사들이 칠판으로 서장이 보지 못하게 쓰윽 가려주는데, 이 장면은 범죄도시에서 많이 본 장면이다. 진실의 방으로.

성룡의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고, 나머지 절반은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특히 홍콩 영화를 보면 마법처럼 추억이 눈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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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면 남자 요리사에 비해 여자 요리사가 적다. 

냉부 첫 시즌에는 여성 요리사는 한 명도 없었다. 

주위를 잘 생각해 보면 나이 들어 요리사로 남아 있는 사람도 남성이 

대부분이다. 

그건 외국으로 나가면 더 남성의 비율이 높을 것이다.


그럼 왜 여성 요리사가 남성 요리사보다 적을까.


여기 [선묘조제재경수연도]라는 그림을 보자. 작자미상으로 조선시대 

임진왜란인가 임오군란인가, 전쟁이 일어나서 3, 4년 후의 풍경을 그린 

것이다. 그동안 거리에 나뒹구는 시체와 타버린 집들을 복구하는데 

고생했다며, 또 전쟁에 참여한 남자들의 부모들을 불러 궁에서 만찬을 

대접하는 자리다. 100세까지 산 어르신들을 존경하는 의미로 궁에서 

식사를 대접하는 내용의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하나는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겸상하지 

않고 독상으로 식사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전통이라며 잔치에서 여럿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독상으로 상 위에 그릇이 세 그릇이나 네 그릇 정도다. 궁에서 내오는 

음식이라고 해서 사치를 하지 않았다. 이렇게 밥을 먹으면 뜨거운 

음식은 뜨거울 때 먹을 수 있고 시원한 음식은 시원할 때 먹을 수 있다. 

서빙을 보는 사람들이 밥을 먹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비어있는 그릇을 

가져가고 다시 모자란 음식을 내어 줬다.


또 하나는 좌측 상단에 조리를 하는 사람들이 전부 남자들이다. 

궁중의 남자 조리사를 대령숙수라 했는데, 그들이 궁에서 대부분 

요리를 했다.


당시 유교문화였던 궁에서는 일 년에 제사가 170건 정도 있었다. 

그 많은 제사에 들어가는 식재료를 이고 지고 나르고 자리고 다듬어야 

하는데, 이는 여자의 힘으로 불가능했다. 식재료가 어마어마한 것이다. 

양도 양이지만 170건마다 그래야 하니, 힘이 좋은 대령숙수들이 조리를 했다.

요즘에도 고기를 나르고 납품하고 배달하는 건 남자들이 한다.


그러다 보니 수라간에 들어가는 남녀 비율이 16대 1 정도로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대장금에서는 여자들이 궁의 요리를 전담했지만, 

드라마를 위한 허구의 요소가 짙었다. 대한제국의 고종의 상차림이나 연회 

그림을 봐도 자기 앞에 자기가 먹을 음식만 놓여 있다.

서양 음식과 한국 음식이 상 위에 같이 놓여 있는 경우도 있고, 서양의 

음식으로만 채워진 경우도 있다. 아관파천 후 고종은 러시아에서 맛있게 

먹었던 와인을 식탁에 자주 올렸다.


다 같이 모여 있되 밥상은 1인 독상 체재다. 똑같은 음식이 개개인에게 

주어졌다. 전통 한정식 식당처럼 상 위에 여러 음식을 올려놓고 한 그릇에 

여러 젓가락이 들어가는 경우는 없었다.


쓸데없는 말이지만 전통이라는 말이 음식에만 붙지 않았다. 

전통민속스님춤이라고 알고 있는 [승무]는 스님들의 전통 춤이 아니다. 

스님이나 비구니에게는 춤이 없다고 한다. 이 춤이 생긴 지가 1970년대다.


문화재로 인정을 받아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나 스님의 전통적인 춤은 

아니다. 그래서 승무를 소개할 때 스님의 전통민속춤이라고 하는 좀 

이상하지 않나 싶다. 그냥 전통민속춤이라고 불러야 한다. 마찬가지로 

김덕수 사물놀이도 전통놀이로 알고 있지만, 이는 김덕수가 만든 사물놀이다.


김덕수가 만든 사물놀이는 국가에서 인정을 받고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 고유의 가락과 장단으로 탄생시킨 음악, 사물놀이는 신명 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여기서 질문이다. 그렇다면 [전통한정식] 같은 한 상에 가득 차리는 

음식점은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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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본 반 헬싱은 참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다 들어 있다. 캐릭터며, 그래픽이며, 액션에, 이야기까지 모든 게 좋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흥미를 추구하는 욕구 때문이다. 마빈 주커만 박사는 인간에게 자극추구, 감각추구 성향이 있어서 늘 보던 것에서 벗어나 새롭고 특이한,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모험을 즐기고 스릴을 추구하는 일, 금지된 것을 하려 하고 일탈하려는 성향, 지루한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망 이 모든 게 자극 추구의 일종이다. 마찬가지로 흥미를 추구하려는 것 역시 자극 추구에 속한다.

    매일 모험을 할 수 없으니 영화를 통해 그 추구를 대신 느끼며 흥분한다. 금기된 것을 일상에서 할 수 없으니 역시 영화를 보면서 대신 그 희열을 느낀다. 반 헬싱은 그에 부합되는 영화다.

    영화는 기술이 발달했다고 해서 점점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만든다는 말을 깨버리는 영화가 반 헬싱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반 헬싱의 휴 잭맨과, 안나의 케이트 베켄세일도 인기였지만 무엇보다 드라큘라의 세 아내가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다른 드라큘라 영화에서 세 아내는 잠깐 보였다가 사라지는 정도였지만, 반 헬싱에서는 많은 역할을 한다.

    베로나, 아리라, 마리쉬카가 있는데 드라큘라에서 인간으로 변신을 할 때 묘하게 섹시한 변형을 하며, 맞은 화살도 묘하게 야시시한 곳에 박혀 있고, 입고 있는 옷까지 전부 드라큘라로 변신을 하는데 촥 감기면서 더욱 섹시하게 보인다.

    아미 이렇게 보이도록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이 영화는 마초성이 강한 남자들이 많이 볼 테니까 그렇게 작업을 해보자,라며 모의를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드라큘라 세 아내 중 아리라가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하지만, 가장 먼저 죽은 마리쉬카가 제일 섹시하고 예쁘다. 반 헬싱이 성수를 묻혀서 화살을 쏘아서 죽인다. 영화 보면서 드라큘라가 죽는데 안돼! 죽으면 안 돼.라고 생각했던 건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른다.

    마리쉬카가 세 아내 중 가장 섹세하고 예쁜 이유라면 역을 맡은 조시 마렌이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었다. 안타깝게도 2000 중반까지 활동을 하고 사라졌다.

    아리라 역의 엘레나 아나야는 꾸준히 연기를 하다가 원더 우먼에서 얼굴 반쪽을 가린 박사로 등장했다. 반 헬싱에는 그 외에 볼거리가 많다.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인간 사냥을 하는 베이비 드라큘라 등 온통 그래픽이 아니면 안 되는 캐릭터들인데 그래픽이 어색하지 않다.

    이 영화에서도 한 마을에서 드라큘라를 죽인 반 헬싱을 사람들은 욕한다. 슈퍼맨에서도 사람들은 그저 잘못된 정보를 보고 그동안 슈퍼맨이 한 영웅적인 행동보다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럴 것이라는 믿음으로 비난하고 욕을 한다.

    여기서도 한 달에 한 번, 한 사람을 제물로 바치면 드라큘라가 건드리지 않는데, 그걸 깼다고 반 헬싱을 미워한다. 아무튼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던 반 헬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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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가 내리던 날이었다.

    비가 그쳤지만 비가 계속 내리는 그런 날,

    어김없이 조깅을 하러 나갔는데

    강 너머에서 처음 보는 무지개 빛을 보았다.

    무지개는 보남파초노주빨의 색감으로 시작했다.

    쌍무지개였다.

    무지개는 예쁘다.

    그런데 불과 몇 초 사이에 무지개 빛은 주황색의 강한 빛이 되었다.

    빛이 얼마나 강한지 꼭 저기에서 뭔가 실험을 하는 것 같아서 무서울 정도였다.

    경이로운 것도 상상을 넘어서면 두렵다.

    만지면 손이 타 없어질 것 같은 강한 빛은 주위를 온통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그리고 서서히 사라지더니 동쪽 하늘에서 자줏빛 색채가 강한 번개가 쳤다.

    이런 빛은 러브크래프트 영화에서나 본 빛이었다.

    소리도 엄청났다.

    자줏빛 번개는 마치 누군가 일부러 던지는 것처럼

    하늘에서 구름으로 떨어져 콰쾅하며 분산되었다.

    그러더니 번개가 한꺼번에 여러 개가 내리 꽂히더니

    한 지점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이상하지만 사진이 전부 흔들렸다.

    선명하게 담기지 않았다.

    주위에 사람도 없었다.

    비가 와도 항상 달리는 러너가 있는데,

    이 날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자줏빛 번개에 홀린 것처럼

    동쪽으로 계속 달려가면서 번개를 담으려 했다.

    항상 처음이란 두려움과 흥분이 동반된다.

    한국에서 이런 빛을 볼 수 있다니.

    이런 경험을 한국에서 한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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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16분짜리 한국 단편영화다. 영화 속 설정도 독립영화를 촬영하는 설정이다. 영화촬영 현장은 바쁘기만 하다. 그중에서도 피디가 제일 바쁘다. 이리저리 아무리 바쁘게 뛰어다녀봐도 피디는 늘 혼나기만 하고, 피디만 찾는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찾아온 관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촬영은 중단되고, 스타렉스에서 감독과 스텝 그리고 피디가 모여서 어떻게 할 것인지 회의를 하는데, 좀비가 된 동네 주민이 나타나서 영화 스텝들을 뜯어먹으며 점점 좀비가 되어 간다.

    이 상황에서도 촬영감독은 스테프 차량 앞에 열려 있는 트럭 차량 안 장비들을 걱정하며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한다. 저 앞의 1톤 트럭으로 달려가서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스테프 모두에게 지목된 건 피디 지민이다.

    피디는 참 힘들다.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를 지닌다. 옛날에 피디라고 하면 제일 높은 줄 알았다. 하지만 갓 들어온 피디는 막일부터 잡다한 일을 전부 한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주로 촬영과 편집일까지 한다.

    새로 입사한 피디는 막내 내지는 새끼피디라 불린다. 피디새끼야 라고 안 하는 게 어디냐. 피디로 입사하면 밤새워서 편집을 한다.

    사극 같은 경우 나무에서 나무로 휘리릭 날아가는 장면에서 줄을 매달았지만 방송으로는 줄이 보이지 않는다. 그건 새끼피디들이 밤새도록 필름 컷 당 보이는 줄을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으로 전부 일일이 지웠다. 노가다다.

    예능 막내피디들은 더 미친다. 카메라가 10대 이상 돌아가기 때문에 그 많은 카메라가 녹화한 영상을 전부 확인하고 자르고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거기에 작가들과 함께 촬영 장소부터 인원, 물품과 비용 관리까지 다 해야 한다.

    피디 지민은 할 수 없이 앞 차량으로 가기로 한다. 스타렉스 안에서 스테프들이 하는 대화를 들어보면 현장직 노동자를 무시하는 대사를 잘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지민이 나가게 된다.

    좀비들은 그저 앞으로 직진만 하는 시청자 내지는 관람객을 대표한다는 생각이 든다. 스테프들은 권력자들이다. 자신의 손에 더러움 묻히고 싶어 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 그리고 항상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은 막내 피디뿐이다.

    영화는 이런 블랙유머를 잘 비틀어서 꽤나 보기 편하게 잘 만들었다. 피디 지민은 좀비 사이를 뚫고 장비트럭까지 간다. 마지막에는 통쾌하게 끝난다. 항상 불이익만 당할 순 없지. 16분짜리니까 결말이 궁금하면 보기바람. 예고편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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