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6분짜리 한국 단편영화다. 영화 속 설정도 독립영화를 촬영하는 설정이다. 영화촬영 현장은 바쁘기만 하다. 그중에서도 피디가 제일 바쁘다. 이리저리 아무리 바쁘게 뛰어다녀봐도 피디는 늘 혼나기만 하고, 피디만 찾는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찾아온 관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촬영은 중단되고, 스타렉스에서 감독과 스텝 그리고 피디가 모여서 어떻게 할 것인지 회의를 하는데, 좀비가 된 동네 주민이 나타나서 영화 스텝들을 뜯어먹으며 점점 좀비가 되어 간다.

이 상황에서도 촬영감독은 스테프 차량 앞에 열려 있는 트럭 차량 안 장비들을 걱정하며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한다. 저 앞의 1톤 트럭으로 달려가서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 스테프 모두에게 지목된 건 피디 지민이다.

피디는 참 힘들다.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를 지닌다. 옛날에 피디라고 하면 제일 높은 줄 알았다. 하지만 갓 들어온 피디는 막일부터 잡다한 일을 전부 한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주로 촬영과 편집일까지 한다.

새로 입사한 피디는 막내 내지는 새끼피디라 불린다. 피디새끼야 라고 안 하는 게 어디냐. 피디로 입사하면 밤새워서 편집을 한다.

사극 같은 경우 나무에서 나무로 휘리릭 날아가는 장면에서 줄을 매달았지만 방송으로는 줄이 보이지 않는다. 그건 새끼피디들이 밤새도록 필름 컷 당 보이는 줄을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으로 전부 일일이 지웠다. 노가다다.

예능 막내피디들은 더 미친다. 카메라가 10대 이상 돌아가기 때문에 그 많은 카메라가 녹화한 영상을 전부 확인하고 자르고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거기에 작가들과 함께 촬영 장소부터 인원, 물품과 비용 관리까지 다 해야 한다.

피디 지민은 할 수 없이 앞 차량으로 가기로 한다. 스타렉스 안에서 스테프들이 하는 대화를 들어보면 현장직 노동자를 무시하는 대사를 잘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지민이 나가게 된다.

좀비들은 그저 앞으로 직진만 하는 시청자 내지는 관람객을 대표한다는 생각이 든다. 스테프들은 권력자들이다. 자신의 손에 더러움 묻히고 싶어 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 그리고 항상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은 막내 피디뿐이다.

영화는 이런 블랙유머를 잘 비틀어서 꽤나 보기 편하게 잘 만들었다. 피디 지민은 좀비 사이를 뚫고 장비트럭까지 간다. 마지막에는 통쾌하게 끝난다. 항상 불이익만 당할 순 없지. 16분짜리니까 결말이 궁금하면 보기바람. 예고편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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