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본 반 헬싱은 참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다 들어 있다. 캐릭터며, 그래픽이며, 액션에, 이야기까지 모든 게 좋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흥미를 추구하는 욕구 때문이다. 마빈 주커만 박사는 인간에게 자극추구, 감각추구 성향이 있어서 늘 보던 것에서 벗어나 새롭고 특이한,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모험을 즐기고 스릴을 추구하는 일, 금지된 것을 하려 하고 일탈하려는 성향, 지루한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욕망 이 모든 게 자극 추구의 일종이다. 마찬가지로 흥미를 추구하려는 것 역시 자극 추구에 속한다.
매일 모험을 할 수 없으니 영화를 통해 그 추구를 대신 느끼며 흥분한다. 금기된 것을 일상에서 할 수 없으니 역시 영화를 보면서 대신 그 희열을 느낀다. 반 헬싱은 그에 부합되는 영화다.
영화는 기술이 발달했다고 해서 점점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만든다는 말을 깨버리는 영화가 반 헬싱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반 헬싱의 휴 잭맨과, 안나의 케이트 베켄세일도 인기였지만 무엇보다 드라큘라의 세 아내가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다른 드라큘라 영화에서 세 아내는 잠깐 보였다가 사라지는 정도였지만, 반 헬싱에서는 많은 역할을 한다.
베로나, 아리라, 마리쉬카가 있는데 드라큘라에서 인간으로 변신을 할 때 묘하게 섹시한 변형을 하며, 맞은 화살도 묘하게 야시시한 곳에 박혀 있고, 입고 있는 옷까지 전부 드라큘라로 변신을 하는데 촥 감기면서 더욱 섹시하게 보인다.
아미 이렇게 보이도록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이 영화는 마초성이 강한 남자들이 많이 볼 테니까 그렇게 작업을 해보자,라며 모의를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드라큘라 세 아내 중 아리라가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하지만, 가장 먼저 죽은 마리쉬카가 제일 섹시하고 예쁘다. 반 헬싱이 성수를 묻혀서 화살을 쏘아서 죽인다. 영화 보면서 드라큘라가 죽는데 안돼! 죽으면 안 돼.라고 생각했던 건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른다.
마리쉬카가 세 아내 중 가장 섹세하고 예쁜 이유라면 역을 맡은 조시 마렌이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었다. 안타깝게도 2000 중반까지 활동을 하고 사라졌다.
아리라 역의 엘레나 아나야는 꾸준히 연기를 하다가 원더 우먼에서 얼굴 반쪽을 가린 박사로 등장했다. 반 헬싱에는 그 외에 볼거리가 많다.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인간 사냥을 하는 베이비 드라큘라 등 온통 그래픽이 아니면 안 되는 캐릭터들인데 그래픽이 어색하지 않다.
이 영화에서도 한 마을에서 드라큘라를 죽인 반 헬싱을 사람들은 욕한다. 슈퍼맨에서도 사람들은 그저 잘못된 정보를 보고 그동안 슈퍼맨이 한 영웅적인 행동보다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럴 것이라는 믿음으로 비난하고 욕을 한다.
여기서도 한 달에 한 번, 한 사람을 제물로 바치면 드라큘라가 건드리지 않는데, 그걸 깼다고 반 헬싱을 미워한다. 아무튼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던 반 헬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