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리즈가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다 커버린 주인공들을 대신하는 홀리와 데릭 때문이기도 하다. 홀리와 데릭을 보는 재미가 기가 막히다. 이렇게 시종일관 사사건건 삐딱하고 반항적인 뚱땡이 데릭의 캐릭터를 본 적이 없다.
언뜻 스치는 캐릭터가 예전 롱 키스 굿 나잇에서 찰리에서 사만다로 변해버린 지나 데이비스가 변신 후 딸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을 때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우던 뚱땡이 초딩이 생각난다. 담배를 빼앗으며 너 담배 피우지 말랬지, 하며 담배를 한 모금 빨고 다시 주는데, 확 변해버린 선생님의 모습에 바지에 지렸던 그 초딩녀석이 생각난다.
데릭은 에리카 싱클레어가 만들어온 마취 쿠키를 먹고 뻗어버린 아빠와 엄마를 보며 흐뭇하게 으하하 웃는다. 그 모습이 너무 좋다. 군인들에게 막 말을 내뱉을 때, 위노나 라이더에게 막 말을 할 때 정말 좋다.
포동포동 살 때문에 걷는 모습도 재미있는데 정작 데릭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건방진 자세로 앉아서 과자를 먹는 모습도 그렇고, 성장해버린 주인공들을 대신하는 느낌이다.
반항기에 아무 것도 할 줄 모를 것 같던 데릭에게 할일을 쥐어주니 우리 동네 특공대에서 고규필처럼 척척 일을 해내는 모습이 멋지기까지 하다.
거의 아가에 가까운 홀리도 원래는 비중이 없었는데 배우를 교체해서 뒤집어진 세계로 들어가는 역할을 한다. 근데 너무 찰떡이었다. 빨간 망토를 연상케 하는 의상과 함께 정신의 감옥 세계에서 맥스를 만나는 큰 역할을 한다.
맥스가 처음 나왔을 때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 맥스의 캐릭터가 왈가닥 와일드해서 남자 캐릭터와 맞먹을 정도였다. 시즌 2에서 할로윈 데이에 주인공을 놀래키며 재미있어 하던 주근깨투성이에 전형적인 텍사스 시골 출신 같은 모습인데, 이번 5편애서 얼굴이 너무 예뻐졌다. 분장으로 어째어째 가렸지만 얼굴의 굴곡이 드러나면서 예뻐져서 이질감이 들었다.
시즌 4에서 한 편당 400억이 들었다고 한다. 이번에 공개된 회차만 봐도 알겠지만 시즌 4보다 더욱 다크하고 고어적이며 미친 연출력이다. 이렇게 총 8회가 공개되고 마지막 피날레는 2시간짜리 영상으로 극장에서 개봉한다는 소리가 있다.
이번 시즌에서 홀리와 데릭을 비롯한 초딩들이 전부 귀엽고 예쁜데, 데모고르곤들에게 질질 끌려가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는 감독 형제가 밝혔듯이 스필버그와 스티븐 킹의 분위기와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티에서 보여주는 우정과 스티븐 킹의 호러의 감각이 있다. 무엇보다 카시오 손목시계부터 티파니 등 80년대의 것들이 왕창 나온다. 홀리가 뒤집어진 세계에서 쿠키를 구울 때 티파니의 노래가 나온다.
파트 1 마지막에는, 그동안 엘 혼자서 코피를 흘리며 베크나에게 대항했지만, 시즌 초반 부세미 씨의 어린 시절 얼굴처럼 퀭했던 윌이! 마지막에 각성을 한 윌이 너무 멋지게 나오면서 끝이 난다. 26일까지 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