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내리던 날이었다.

비가 그쳤지만 비가 계속 내리는 그런 날,

어김없이 조깅을 하러 나갔는데

강 너머에서 처음 보는 무지개 빛을 보았다.

무지개는 보남파초노주빨의 색감으로 시작했다.

쌍무지개였다.

무지개는 예쁘다.

그런데 불과 몇 초 사이에 무지개 빛은 주황색의 강한 빛이 되었다.

빛이 얼마나 강한지 꼭 저기에서 뭔가 실험을 하는 것 같아서 무서울 정도였다.

경이로운 것도 상상을 넘어서면 두렵다.

만지면 손이 타 없어질 것 같은 강한 빛은 주위를 온통 주황색으로 물들였다.

그리고 서서히 사라지더니 동쪽 하늘에서 자줏빛 색채가 강한 번개가 쳤다.

이런 빛은 러브크래프트 영화에서나 본 빛이었다.

소리도 엄청났다.

자줏빛 번개는 마치 누군가 일부러 던지는 것처럼

하늘에서 구름으로 떨어져 콰쾅하며 분산되었다.

그러더니 번개가 한꺼번에 여러 개가 내리 꽂히더니

한 지점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이상하지만 사진이 전부 흔들렸다.

선명하게 담기지 않았다.

주위에 사람도 없었다.

비가 와도 항상 달리는 러너가 있는데,

이 날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자줏빛 번개에 홀린 것처럼

동쪽으로 계속 달려가면서 번개를 담으려 했다.

항상 처음이란 두려움과 흥분이 동반된다.

한국에서 이런 빛을 볼 수 있다니.

이런 경험을 한국에서 한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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