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적 재미란 이런 것이다. 행복하고 재미있다. 재미있는 영화는 보는 동안 영화에만 빠져들어 다른 잡생각은 들지 않는다. 군더더기도 없고 르네 젤위거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근간에 잘 볼 수 없는 미국식 로맨틱 코미디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오랜만에 해리 코닉 주니어의 모습도 좋았다.
한때 해리 코닉 주니어의 노래에 얼마나 빠져 있었나. 노래도 잘 부르고 연기도 잘하고 개 멋지게 생겨서 와 정말 좋아했었지. 요즘 잊혔나 싶지만 코로나 시기까지 영화에 출연을 했다.
대충 줄거리는 루시 힐이 출세를 위해 촌구석으로 가서 공장을 아작 내고 직원들을 전부 해고시키려고 했는데 조합장과 싸우다 정이 들어 공장을 구하고 사랑도 하게 된다는 뻔하고 뻔한 신데렐라 이야기다. 그 뻔함이 혁명적이고 혁신적인 요즘 영화보다 훨씬 재미를 준다. 사랑 이야기가 그래서 끊임없이 나오는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끊임없이 나온다. 사랑하는 방법은 살면서 제일 중요한데 정작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 분노하는 방법도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고, 이해하는 법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 왜 학교는 인간에게 정작 필요한 건 가르치지 않을까.
루시 힐은 마이애미에서 촌구석 미네소타로 가는데, 오래전에 나온 파고 때문인지, 파고의 여파가 큰지 미네소타 그 장소는 꼭 파고에서 돈 가방을 묻어 놓은 곳 같은데 맞지? 겨울 풍경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르네 젤위거와도 찰떡궁합이다.
잘 계산된 극과 극, 모순과 대비가 만나서 삐거덕 거리는 유쾌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에는 르네 젤위거가 가장 눈에 띄고 재미있지만 조연으로 나오는 공장 사람들과 특히 조수 아줌마 역의 시옵한 폴론(이름도 재미있어)의 연기가 기깔난다.
단순한 구조에 뻔한 스토리지만 자극에 미쳐있는 요즘 영화들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 '미쓰 루시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