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허슬은 분명 코믹 액션인데 왜 볼 때마다 눈물이 나지. 아성과 아방이 꼬마로 다시 변해서 손을 잡고 사탕가게로 들어가는 장면은 꿈이 이루어지는 장면이다.

주성치의 영화는 찰리 채플린을 답습한다. 보는 내내 웃긴데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 이는 코미디는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에 도달한다. 삶이 그렇다.

주성치는 동료들과도 그렇게 좋은 관계가 아니라고 한다. 주성치는 어린 시절 아주 소심한 성격에 찢어지게 가난하게 자랐다. 누나 두 명과 함께 살았는데 아버지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엄마는 아이 셋을 데리고 홍콩의 구룡인가, 빈민촌으로 들어가서 살게 되었다.

빈민촌은 높은 아파트지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으로 주성치는 쿵푸허슬에서 돼지촌을 그렇게 표현했다. 바짝 말랐고 말 수가 적고 누나들을 배려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주성치의 엄마는 하루에 3건의 일을 하며 아이들을 겨우 먹여 살렸는데 먹을 것이 있으면 아이들을 먼저 먹였다. 하루는 돈을 모아서 고기반찬을 만들어서 식탁에 내놓았다. 그때 늘 누나들을 배려하던 주성치가 고기반찬을 보더니 허겁지겁 입으로 쑤셔 넣었다. 엄마는 좀 놀랐지만 평소에 고기를 먹지 못했고 늘 누나들에게 양보를 하니 주성치가 고기를 많이 먹게 놔두었다.

그런데 주성치가 고기를 입 안에 가득 넣어서 몇 번 씹더니 접시에 뱉어 버렸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고 한다. 엄마는 놀라서 애가 고기를 못 먹다가 먹어서 그런가, 뱉어버린 고기를 버리기 아까워서 엄마가 주워 먹었다.

세월이 흘러 주성치가 배우로 이름이 알려져 어떤 티브이 프로그램에 어머니와 나란히 출연을 하게 되었는데 엄마가 그때 그 일을 에피소드로 말하게 되었다. 그때 주성치는 그 일을 회상하며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어머니는 고기를 전혀 먹지 못했을 것이다.

도대체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라는 인터뷰를 했다. 그게 주성치의 표현 방식이었다. 어릴 때부터 엉뚱하고 남달랐고 생각이 기이했지만 주성치의 표현에는 뭔가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치의 영화를 보면 엄청 웃긴데 묘하게 찡하게 오는 무엇인가가 있다.

희극지왕에서도 장바이즈에게 했던 대사는 주성치가 만난 첫사랑과의 대화를 그대로 넣었다고 한다. 당시 무명이었던 주성치는 첫사랑이었던 그녀가 나를 먹여 살릴 수 있느냐며 안타깝게 헤어졌는데 영화에 녹여냈다.

희극지왕을 봐도 웃긴데 슬프고 기묘하다. 극 중 막문위의 이름도 그녀의 애칭을 그대로 사용했다. 쿵푸허슬은 이제 케이블에서 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면 뭘 하던, 뭘 보던 쿵푸허슬이 하면 그걸 봐야 한다. 참고로 쿵푸허슬의 주성치 몸은 그래픽이다.

주성치의 영화 속 의자는 앉는 게 아니라 집어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뭔가가 있다. 설명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은 설명해도 모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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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8-03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성치 에피소드는 참 가슴 찡하네요.

교관 2025-08-04 12:5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ㅜ 직접 출연하지 않더라도 감독으로 영화를 좀 내주지. 이제는 안 좋은 소문이 점점 주성치를 먹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