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A 영화는 재미없을 것 같은데 보다 보면 영화라는 세상에 빠져들어 장면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보게 된다. 다큐를 보는 것 같은데 극한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고, 인간을 보는 것 같은데 인간 이면의 괴물을 보는 것 같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신들린 것처럼 연기를 한다. 아니 욕망에 찌들어 갈수록 고독해지는 신이 된다. 이처럼 묵직하게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전반에 깔리는 음악은 뇌간을 긁고 지나간다. 이토록 팽팽한 긴장감을 주는 음악이 이야기 내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욕망의 근원으로 생겨났다는 것 낱낱이 까발려준다.
석유를 향한 강한 집착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종교에 빙의하여 미쳐 보이는 폴 다노의 광기가 마치 사자와 호랑이의 대치를 보는 것 같다.
거대한 야망으로 석유를 거머쥐지만 탐욕으로 쓸쓸하고 외롭게 나락으로 떨어진다.
PTA와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조합은 그냥 엄청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현대물보다는 시대극에서 늘 진가를 발휘한다.
다시 봐도 이런 느낌이라니 역시 PTA. 이 영화는 1927년의 소설 ‘오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석유재벌의 탄생, 그리고 재벌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광기의 종교 이야기다.
제목인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출애굽기에서 가져왔다. 피가 되리니, 저주의 문장이다. 피가 상징하는 하는 건 천국이기도 하지만 지옥이기도 하다.
남녀의 쾌락을 욕하지만 가장 신성한 생명의 잉태를 나타내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영화광들이여 PTA의 영화에 빠져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