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버릭은 제독에게 전투기 조종사들은 구시대의 유물이며 없어져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는 신형 전투기 프로젝트를 반대하고 드론 항공대를 창설하고 싶어 한다. 매버릭은 이제 전투기는 인간이 직접 조종하지 않는 날이 올 거라는 소리를 제독에게 듣고 수긍한다. 그리고 매버릭은 제독에게 말한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죠, 그러나 그날이 오늘은 아닙니다."


매버릭은 손으로 느껴지는 아날로그를 고집한다. 시간이 지나 오래되고 낡고 못 쓰게 되더라도 디지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디지털 컴퓨터에 이기지는 못할지라도 감각과 경험이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틈새 1을 뚫고 들어가리라는 것을 안다.


매버릭은 삐딱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 반항하며 자기 멋대로다. 매버릭은 그래서 36년 전 꼬꼬마 조종사 시절에도 아이스맨과 대립을 한다. 자로 잰 듯 정확하고 컴퓨터 같았던 아이스맨은 매버릭을 잡아먹을 듯 내내 노려보고 언젠가 너의 그것(천방지축 제 멋대로) 때문에 너는 안 될 것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대립의 끝을 보여주었던 아이스맨은 매버릭의 수호천사였다.


아이스맨과의 해후 장면은 정말 뭉클했다. 후두암으로 말을 할 수 없는 아이스맨은 매버릭에게 있는 힘을 다해서, 마지막으로 서로가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이는 실제로 후두암을 앓고 있어서 말을 전혀 할 수 없는 발 킬머가 자신의 아들의 녹음한 목소리를 가지고  아이스맨의 목소리로 탄생시킨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카카오라는 4천만 이상이 사용하는 디지털 인공지능 서비스에 너무 몰빵 하면 안 된다고 나는 주위에 말하고 다니는 편이다. 배달도, 예약도, 택시도, 또 다른 이동 수단도 모든 게 카카오 하나로 편하기는 하지만 아차 잘못됐다 싶을 때 아주 불편한 날이 올 것이다.라는 게 내가 하는 말이다.


스쿠터 종료가 되지 않아 요금이 왕창 나왔고, 일요일에 생일을 맞이한 사람들은 카카오로 선물을 주고받는데 전혀 되지 않아 마음만 선물로 받았다고 했다.


조금 비켜간 얘기로 데이터 세대가 회사에 입사해서 상사에게 문자로 업무를 보고 하거나, 헤어질 때 문자로 통보를 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싸움을 문자로 하는 게 바람직하냐 그렇지 못하냐 하는 논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논쟁은 계속하고 있다.


문자로 통보를 하거나 업무 보고를 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사에게 전화를 했을 때 전화를 받으며 대답을 할 수 없는 자리일 때 문자로 보고를 하면 내용이 남아 있으니까 나중에 그 자리에서 벗어나서 꼼꼼하게 체크할 수도 있다. 문자는 어떻든 남아 있으니까.

 

태어나서 보니 휴대전화를 만지며 자라온 세대는 디지털과 떼려야 뗄 수 없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접하면서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더더욱 컴퓨터 디지털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처럼 생활의 모든 부분을 카카오에 집중해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카카오에 몰빵 하는 것이 디지털 세대는 마땅한 일이겠지만 아직 아날로그가 필요한 곳이 있다. 가장 쉬운 예로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음식은 아직 사람이 아날로그로 직접 만들어야 한다. 햄버거도 인간의 손을 거쳐야 한다. 후라이드 역시 마찬가지며 패스트푸드도 그렇다. 가장 빠르게 나오는 음식이 국밥이니까 국밥에는 손이 많이 간다.


22년 베이징 올림픽 때 식사를 컴퓨터가 만들었다. 몇몇 기자들이 유튜브로 체험을 하고 보여주었다. 영화에서처럼 긴 통으로 음식이 배달되어 테이블에 도착했고 음식을 먹고 먹을 만하다, 라는 반응이었다.


도쿄 올림픽 때에 우리나라 선수단들의 도시락이 화재가 되었던 일이 있었다. 선수단을 위해 요리사들이 일일이 음식을 만들어서 도시락에 넣어서 선수들에게 배달이 되었다. 물론 정말 맛있다는 반응들이었다.


매버릭이 컴퓨터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로 맞서는 것이 무모하지만 매버릭은 그걸 해내고 있고 그의 곁에는 아날로그 적인 수호천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매버릭은 그만큼 몸과 마음을 다해 매일을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톰 크루저라는 한 사람의 영화인이 이토록 무모하게 몸을 던져 영화를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쓰러지고 쓰러져도 주저 않지 않는다. 아날로그 적이지만 일어나서 달리고 또 달린다. 스턴트 대역을 쓰지 않고 몸을 날려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디지털 그래픽으로 무장한 슈퍼 히어로 영화들이 난무하는 지금의 세계에서 탑건 매버릭이 사람들의 가슴을 단연코 가장 뜨겁게 했다.


톰 크루저의 미소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디지털 인간이 낼 수 없는 미소. 아날로그 적인 그 아름다운 미소. 주저앉는 날이 오더라도 그날이 오늘은 아니다. 디지털에게 모든 것을 내준다 하더라도 그날이 오늘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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