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ㅋㅋㅋ



우영우 보는 재미가 좋다. 우영우의 어떤 타이밍이 좋냐면 요컨대 주위에서 하는 말이 우영우가 듣기에 이건 아닌데?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 놓고 아니다 할 수 없을 때 짓는 표정이나, 타인과 코드가 맞아떨어졌을 때 기뻐하는 그 타이밍을 보는 게 좋다.


이번 12화에서 준호의 레이스에 우영우와 함께 모두가 놀라 자빠지는 표정들이 재미있었다. 깔깔깔. 마지막에 류재숙 변호사와 함께 모여 비빔밥을 먹을 때 시를 낭송한다. 그때 다른 두 명도 좋아하는 시인을 이야기한다.


나 역시 시를 아직까지는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 시인들에 대해서 짤막하게나마 이야기를 하고 싶다. 류재숙 변호사와 함께 한 명은 고정희 시인을 좋아했고, 또 한 명은 김수영 시인을 좋아한다. 고정희 시인은 지리산 시인으로 불릴 만큼 지리산을 자신의 몸처럼 좋아한 시인이었다.


불행하게도 지리산에 올랐다가 실족사로 죽음을 맞이했지만 해남에 가면 고정희 시인의 생가를 개방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녀가 시를 쓰기 위해 얼마나 청렴하게 마음을 비우고 시에 다가갔는지 알 수 있다. 고정희 시인은 ‘오늘 하루를 생애 최고의 날처럼, 또한 마지막 날같이’를 지침으로 삼고 43년 짤막한 삶을 살다가 갔다. 그녀의 시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이번 12화에서 언급이 된 이유는 아마도 고정희 시인이 살아생전 여성운동의 길을 닦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강대 대학원 문학 박사인 김승희 시인에 의하면 [고정희에 와서 젠더를 문제의식으로 가지게 되었고 ‘여성도 민중‘이라는 역사적 발견을 외쳤으며 ‘가부장제적 유교 문화 비판’과 ‘여성적 글쓰기’의 고민을 할 줄 알게 되었다고. 한국 여성 시는 고정희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갈라지는 새로운 경계를 그었다고. 황무지 같았던 한국 여성주의 문학의 개척자이자 여성운동에 마중물을 부어 ‘푸르른 봇물’을 튼 고정희.]라고 했다.


또 김수영 시인이 언급이 되는데 그는 알다시피 모든 권력과 불이익과 부조리에 대항하는 저항 시인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419 시인이라 불리는 김수영은 거제도 포로수용소 출신의 625 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 당시 참담함과 꺼져가는 당시의 대한민국에서 김수영 시인을 하루하루를 견디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전쟁 후 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도로에는 시취가 아직 났고 부서진 건물은 복구가 되지 않아 뼈대가 다 드러나 있던 시대. 친구였던 박인환 시인은 밤이면 혼돈 속에서 어쩌지 못해 술을 마시기만 했다.


친구인 박인환 시인이 박살 난 대한민국을 몽마르트르 언덕과 숙녀와 목마로 예쁘게 덮을 때 김수영은 피가 흐르는 땅바닥에 나무를 심고 물을 흐르게 해야 했다. 시간이 걸려도 그래야 했다. ‘김수영의 연인’이라는 그의 아내(역시 문필가)가 쓴 에세이를 읽어보면 김수영의 뾰족한 날카로움에 대해서 잘 드러나 있다. 그러면서도 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김현경 여사.


그리고 류재숙 변호사가 낭독한 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이 나온다. 제 몸을 불태워 재가 되어가면서 누군가를 따뜻하게 하는 연탄에 대해서 안도현만큼 쓴 작가도 없을 것이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버려질 연탄처럼 되는 게 싫어 인간은 늘 여지를 남겨두고, 배후에서 무엇인가 노리고 있다.


안도현 시인은 연탄재 시인으로 유명하지만 더 유명한 시는 간장게장 시로도 유명한 ‘스며드는 것’이 있다. 이미 티브이 방송부터 여러 매체에 나왔는데 해가 지는 어스름 저녁에 읽어보면 울컥하게 되는 시다.


안도현 시인은 백석 시인의 뭐랄까, 추종자 내지는 광팬, 백석 시인을 사랑하다 못해 백석이 되고픈 현시대의, 현시대의 뭔가 어울리는 말이 있을 텐데, 암튼 그렇다. 안도현 시인은 결국 ‘백석 평전’을 펴냈다. 이게 거의 500페이지나 되어서 읽는 데 식겁했다. 만약 백석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백석 평전을 권한다. 백석에 관한 모든 것이 다 있고, 더불어 안도현 시인의 그에 대한 사랑도 느껴 볼 수 있다.


또 안도현 시인은 동화 작가로도 유명한데, 고래가 나오는 동화책도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남방 큰 돌고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돌고래가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돌고래 이름도 ‘체체’. 그리고 ‘밤새 콩알이 굴러다녔지’라는 시집의 표지에도 고래가 있다는 사실. 또 바다에 나간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서 주인공 강푸른이 아빠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 ‘고래가 된 아빠’의 표지에도 강푸른이 흰 수염 고래를 타고 나는 그림이 있다.


그래서 이쯤 되면 비록 짤막하게 언급되었지만 고정희 시인과 김수영 시인과 안도현 시인이 왜 수많은 작가들 중에서 우영우에서 언급이 되었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우영우가 대표를 엘베에서 만나 고민을 말할 때 키스타임과 아빠가 넌지시 사귀는 사람이 없냐고 물었을 때 없습니다,라고 칼같이 말할 때 큭큭큭. 권모술수는 날이 갈수록 빙구미가 나오는 것 같고. 카체이싱 장면에서 뒷자리 표정들 ㅋㅋㅋ 커엽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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