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스트 맨’은 우리에게 쓸모없을 것 같은, 삶에 무용할 것 같은 예술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이 든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예술이 뭐가 필요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예술은 인간이기에 인간에게는 반드시, 꼭 필요하다.


동물에게는 예술이 필요도 없고 소용도 없다.

하지만 인간은 옆에 예술을 두어야 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예술을 직접 행하고 있으며 보고, 만지고, 듣고, 숨을 쉬듯 받아들이고 있다.


옆에서 누군가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는 말은 지금처럼 살기 싫다는 말이고, 가족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고립된 것처럼 외로워서 힘들고, 누구도 나의 이야기는 들어주지 않고 회사에서는 나만 소외되고, 내가 선택한 길이 잘못된 것 같아서 너무 불안해서 울고 싶은데 누가 볼까 두렵고, 너무 멍청해서 사람들에게 밥값이나 내는 눈치 없는 인간 취급에, 요즘 들어 왜 그러는지 모르게 자꾸 주저앉고 싶다.


이런 힘든 마음을 자동차나 옷 같은 것들로는 위로가 되지 않는다. 건물이나 냉장고 같은 것으로도 안 된다. 하지만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은 그림이나 나의 고통을 알아주는 시를 읽거나 소설을 보게 되면 거기서 위로를 받는다. 어떤 이는 노래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려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아름답기만 한 색채가 빛의 고통으로 빚어낸 산물이라면 예술 역시 예술가들의 고통으로 이루어졌다. 시는 시인의 손끝에서 탄생하지만 태어나는 순간 시인의 것이 아니라 독자의 것이 된다.


즐겁게 예술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즐거움 그 뒤에는 수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술렁술렁 그림을 그렸을 것 같은 피카소도 그림 그리는 것 빼고는 거의 사회생활은 엉망이었다. 예술은 춥고 배고파야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그래서 예술은 잔인하다. 그 덕분에 진짜 힘든 이들이 위로를 받는다.


윤여정이 그랬는데 세상은 서러움 그 자체고 인생은 불공정, 불공평이다. 그런데 서러움은 내가 극복해야 하는 것 같다. 이 영화 더스트 맨은 그런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영화다. 누군가에게는 분명 영감이 될 영화이고 어떤 장면에서는 감동을 크게 받을지도 모른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곳, 먼지만 가득한 곳에서 예술의 씨앗은 사람의 마음을 타고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160억의 서복보다 훨씬 재미있고 좋은 영화였다.

그러니 예술하는 이들이여 지치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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