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이 좋아서 마우스로 한 번 그려봄


여러분들은 슈퍼맨을 좋아하시는지. 슈퍼맨 시리즈가 ‘맨 오브 스틸’ 같은, 지금처럼 많지 않고 다양하지 않았던 내 어린 시절에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이 최고였다. 그리고 나는 현재, 오늘, 지금까지 크리스토프 리브의 슈퍼맨을 가장 슈퍼맨 다운 슈퍼맨으로 생각하고 있다.

슈퍼맨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감격스러운 장면이 있는데, 슈퍼맨 1편에서 로이스 레인이 에어포스 원 취재차 데일리 플래닛 신문사 헬기를 타고 고층건물 옥상에서 이륙하는 도중 전기선에 걸려 추락을 하게 된다. 그때 로이스가 탄 헬기가 빌딩에서 떨어질 때 처음으로 슈퍼맨이 등장한다. 슈퍼맨의 영화에서 가장 처음으로 길거리에서 공중 부유해서 활공하여 추락하는 로이스를 끌어안고 위로 오른다. 물론 하늘 위로.

내가 당신을 구했소.라고 슈퍼맨이 말하니, 나는 당신이 구했고 그럼 당신은 누가 구했어요?라고 로이스가 말한다. 똑 부러지고 취재에 온몸을 다 바치는 로이스도 정신이 없다는 말이다. 이때 흐르는 음악이 슈퍼맨의 주제가다. 바로 존 윌리암스의 음악이 나온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감격스럽게 한다.

클라크에서 슈퍼맨으로 변하기 전 존 윌리암스의 부대는 시동을 건다. 붐붐하면서 슈퍼맨을 등장을 암시한다. 그리고 슈퍼맨으로 완벽하게 변한 다음에는 존 윌리암스의 음악은 슈퍼맨을 한층 더 슈퍼맨으로 만든다. 이 음악은 하나의 아이콘이 된다.

시대가 발전하고 영화적인 기술이 하늘을 뚫을 것 같아도 크리스토퍼 리브 이후의 슈퍼맨이 인기를 더 얻지 못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존 윌리암스의 슈퍼맨 주제곡만큼 슈퍼맨과 주제가가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장면에서 존 윌리암스의 슈퍼맨 주제곡은 이 장면을 보는 모든 이들을 영화 속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생명이 없을 것 같았던 영화가 생명이 있는 사람들을 집중시켰다. 빈곤한 진실보다 화려한 허구가 훨씬 가능성이 있다고 믿을 수 있었다.

로이스가 헬기에 매달렸을 때 클라크가 데일리 플래닛 신문사에서 나와 추락하는 헬기를 보고 회전문으로 달려가면서 존 윌리암스의 슈퍼맨 주제곡은 성능 좋은 바이크의 시동을 걸듯 시동을 건다. 그리고 붐붐하던 슈퍼맨 주제곡은 로이스를 안고 하늘을 오르며 떨어지는 헬기를 한 손으로 잡고 오를 때 극에 달한다.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모차르트 같은 존 윌리암스가 있다면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의 조커의 쩌는 주제가에는 베토벤 같은 한스 짐머가 있다. 한스 짐머에 대해서는 다음에.

참고로 로이스는 슈퍼맨이 학창 시절 촌에서 기차보다 빨리 달릴 때 기차 안에서 망원경으로 클라크가 달리는 모습을 보던 여자 꼬마 아이가 루이스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78년부터 87년까지 거의 10년 동안 슈퍼맨 4편에 출연했으며 낙마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되었을 때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슈퍼맨의 다리를 고치겠다고 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슈퍼맨을 잘 들여다보면 꼭 당시의 미국을 상징한다.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막강하며 또 친근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구의 어떤 나라도 미국을 건들지 못한다. 설령 지구 밖 미지의 종족이 와도 미국을 건들지 못할 거라는 걸 마치 영화를 빌려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슈퍼맨은 하늘을 날고 굉장한 슈퍼파워를 지니며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한다. 그런 슈퍼맨에게 당할 사람은 없기 때문에 빌런들은 슈퍼맨 그 주위의 사람들,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림으로 해서 슈퍼맨을 조롱하거나 힘을 약하게 하려 한다.


슈퍼맨은 신의 영역 속에 있는 존재다. 우리는 신을 철석같이 믿는다. 신은 '신'이기에 그 믿음에 인간이 빠져든다. 그런데 신과 같은 슈퍼맨이 '나는 당신들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를 지구인과 같은 인간으로 봐주세요'라고 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슈퍼맨을 두려워한다. 왜냐하면 신은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 신이라는 건 감정 따위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감성에 휩쓸리지 않는다. 하지만 슈퍼맨이 인간의 감정을 가지는 순간부터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어제까지 우리의 이웃이었지만 갑지가 돌변해서 성폭행을 저지르는 옆집 아저씨의 모습으로 변할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슈퍼맨을 보면서 슈퍼맨이 청소년기에 엄청난 괴리감과 두려움으로 보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을 했을 때가 내가 청소년이었을 때였다. 청소년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청소년들은 엄청난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것이 인간이 가지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우리는, 인간은 나와 다르면 무섭도록 냉정해지고 소외시키려 들고 멀리하려 한다. 인간은 인간을 가장 사랑하면서 동시에 가장 미워한다. 슈퍼맨에 관한 나의 마음 같은 것들이 모아져 미드 '스몰빌'이 나왔다. 


정말 재미있었다. 시즌 1에서는 클라크의 괴리에 대해서 잘 보여주었다. 그래픽적인 슈퍼파워보다는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한 인간으로 보내야 하는 청소년기의 클라크에 대해서 잘 표현을 했다. 정말 나에게 슈퍼파워가 있는데 청소년기라면 욱 해서 뭐라도 저지를 것 같은데 클라크는 그런 감정을 정말 잘 조절했다. 물론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 이후 영화는 슈퍼맨을 비롯한 슈퍼파워를 지닌 각종 맨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늘 인간과 슈퍼파워를 지닌 존재의 거리가 있었고 그 거리를 어떻게 좁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한 고찰이 있었다. 


최초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을 보면 존 윌리암스의 음악이 부부붐하며 나온다. 그 부분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파블로의 개처럼 슈퍼맨이 날개를 펼치고 활공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수순적으로 기분 좋은 클라크의 살짝 미소가 뒤따라온다. 존 윌리암스의 음악이 없었다면 지구 상에 슈퍼맨은 그저 한 번 나왔다가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https://youtu.be/jVM-pSD0Q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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