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xW1fomunVUk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일상에서 늘 볼 수 있는 사람들인데 일상에서 전혀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흔히 지나치며, 또는 생활하면서 사람을 만나 하는 이야기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을 만나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입을 통해 구어로 말하지만 그건 실은 속에서만 되뇌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홍상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디까지가 실재하는 현실인지 그리고 내가 인식하는 현실은 어디까지인지 구분의 경계가 모호하게 된다. 그래서 홍상수의 영화는 긴 산문시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남자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장 찌질한 표본을 보여준다. 세상 잘나가는 감독, 작가 내지는 시인이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데 그들의 속은 너무나 세속적이며 어떻게 하면 같은 술자리에 앉아 있는 예쁜 여자를 찌질한 말빨로 꼬셔서 침대로 데리고 갈까만 생각한다
있어 보이는 멘트지만 남자 주인공의 그런 멘트는 어떤 루틴을 타고 있다. 어디서든 그런 말을 배설해놓고 누군가가 그런 사실을 지적하면 어물쩍 넘어가려 하고 그러다 안 되면 자리를 피하는 개찌질한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보통 대부분 남자들의 속마음일지도 모른다. 멋있는 척하지만 실은 찌질할 수 없을 정도로 찌질해서 자기 여자가 있어도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찝쩍거리는 그런
홍상수 영화는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은 것 같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영화 속을 까뒤집으면 일상인데 전혀 일상 같지 않고 일탈이 도처에 있는,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하는, 절대 말할 수 없는 내 마음의 터부를 구어를 통해서 배설해 버린다. 해외에서는 도대체 홍상수 영화에는 술 마시는 장면이 늘 나오는데 저 녹색병이 뭐야? 도대체 저 녹색병을 뭐기에 주인공들이 저걸 죽으라 마시고 정신줄을 놓는 거야,라고 해서 소주가 인기였다고 한다
홍상수 영화는 한 번 빠지면 좀체 벗어날 수 없는 기이한 힘이 있다. 그래서 홍상수 영화는 마블 영화만큼 재미있다. 만고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