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4QM_L6VWMFo


서유기 영화가 나오면 재미가 좀 떨어지더라도 대체로 다 본 것 같다. 서유기라는 이름이 붙어 버리면 악착같이 찾아서 봤다. 국민학교 때에는 사월 초파일도 하나의 큰 행사로 티브이에서 이런저런 서유기 영화를 보여 주었다. 그날은 공휴일이니까 그 전날에는 학교에서 서유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창 봄을 지나 여름의 초입으로 달려가는 계절이라 부처님 오신 날은 대체로 날이 화창하고 좋다. 이불도 얇고 보송보송하다. 오전에 일어나 그런 이불에 뒹굴 거리며 서유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일요일 오전에는 데즈카 오사무의 장편만화 손오공을 방영해주었다

데즈카 오사무가 손오공의 이야기를 장편으로 만든 계기가 아주 재미있는데 이야기하면 길어지니 넘어가고, 서유기는 언젠가부터 그렇게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의식의 일체화처럼 되었다. 2021년에는 영화 드레곤볼Z가 나올 것이고, 더불어 드레곤볼까지, 서유기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나오면 어떻든 보게 되었다

서유기 2, 서유복요편에서 주성치의 냄새가 많이 나는 건 주성치가 각본을 썼기 때문이다. 해서 감독인 서극도 같이 각본을 써가며 만들었다. 여기에 자본이 700억이 들어갔다. 그래서 어떠냐고 한다면 재미있다. 주성치의 코믹함에 영화 곳곳에서 많이 묻어 나온다

주성치가 감독했던 서유기 1편의 다음 이야기다. 그래서 서유복요편에서는 서유기 1편의 회상장면이 영화 중간 중간 나온다. 다른 서유기에서의 손오공에 비해 주성치가 감독했던 서유기 1편에서의 손오공은 그야말로 극악무도의 가장 악랄하고 무서운 요괴였다. 무시무시한 재천대상의 시초는 아무래도 주성치의 선리기연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서유복요편은 세 편의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그래서 다 보지 않아도 된다. 장면장면에 주성치의 웃음코드가 있어서 주성치를 좋아하면 그런 장면이 나올 때마다 재미있다. 여기서 손오공 역시 서유기 1편에서처럼 아주 성질이 더럽고 무시무시한 요괴이며 삼장에게 몽둥이질도 서슴없이 한다. 원래 손오공은 그렇거든

사오정도, 저팔계도 서유기 1편에서 본 그들의 모습 그대로 나온다. 700억을 들인 영화답게 컴퓨터그래픽 대잔치다. 700억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장면도 있지만 자본을 쏟아 붓고 재미없던 중국영화들만큼 재미없지는 않다. 서유기의 또 다른 버전인 몽키킹 시리즈와도 견줄 만 하다

아쉬운 건 너무 그래픽 철때반죽 대잔치니까 여의봉을 들고 휘두르는 손오공 액션은 거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성치가 감독을 했던 서유기 1편 모험의 시작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쿠키 영상에는 주성치가 극장 직원으로 등장해서 쓰레기 주워서 빨리 나가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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