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5QWeKTO9NpY
정말 좋은, 괜찮은 영화가 될 뻔했던 영화 결백이다. 결백은 초반부터 중반까지 흥미진진하다. 흡입력이 강하다. 마치 정유정의 ‘7년의 밤‘을 읽는 기분이 든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느끼는 조마조마를 느낄 수 있다
근래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스릴러로 중반까지, 주인공 정인과 화자의 미친 연기와 추사장의 카멜레온 같은 얼굴과 장애를 가진 정수까지. 조마조마하지만 흥미 있게 흘러간다. 뗏목을 타고 강을 흐르는 것처럼 물살이 센 곳에서 뗏목을 콱 움켜잡아야 하는 것처럼 몸에 긴장도 감돈다
허준호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라는 말에 손색이 없다. 비열하고 공포를 지닌 얼굴과 순하디 순한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는 허준호와 치매에 걸린 노인을 연기하는 배종옥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꽤 해낸 영화다
하지만 중반이후 부터는 늘어진다. 만약 리모컨이 손에 있다면 빨리 돌리기라도 할 것이다. 초중반까지의 팽팽한 긴장감, 그러니까 정인이 돌아온 고향의 분위기는 이상하다. 모든 고향 사람들이 불친절하며 어머니에 대한 수사까지 모든 것이 배태랑 변호사의 눈을 가진 정인에게는 허술하고 이상하기만 하다. 마을을 꽉 움켜쥐고 있는 분위기, 그 카르텔의 실체를 정인이 점점 파헤치는데, 그런데, 그런데 그놈의 신파가 중심을 흔들고 늘어지게 만든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결말에 박수를 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래도 그러면 안 된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법이라는 게 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나고 가진 자만 위해 군림하는 것처럼 보이는 법에 대항하는 한 여자 변호사의 이야기는 어쩌면 작금의 한국의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라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