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중간에 바뀐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이어받아서 앞사람의 분위기를 억지로 끌어가려는데 그 속에 자기의 주관을 녹여내는 과정에 불순물이 살짝 들어왔지만 내용에는 크게 방해하지 않는 것 같은데 뭔지 모르게 재빠르게 흘러가 버린다. 그러니까 시즌 1에 비해 뭔가 순환이 빠르다

킹덤은 외국에서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번 킹덤 시리즈 1을 리뷰했을 때 말했지만 ‘좀비’에 있다. 좀비물은 현대에 나타난 변종 바이러스로 현재 시대에 나타난 좀비는 은행, 권력자, 보수집단 등 여러 곳이 빗댈 수 있다. 좀비로 인해서 인류가 망하기도 하고 소수만 남기도 하지만 좀비가 실제로 있다 손 치더라도 현실에서는 좀비로 인해 인류가 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좀비가 인육을 먹고 지독하다고는 하나 탱크를 뚫거나 군대의 화기를 견뎌내기는 어림없는 소리다. 특히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을 상대로 이빨 하나로 오구오구 달려든다는 건 터무니없는 이야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비물의 제작자나 감독은 늘 그것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하여 좀비물의 정점인 ‘28주 후’나 ‘28일 후’ 같은 영화나 ‘새벽의 저주’가 좀비물이지만 납득이 가면서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좀비물은 정통 좀비물이 있는가 하면 코믹 좀비물도 있다. 좀비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자식이 좀비가 되어서 지키려는 좀비물도 있고, 좀비지만 인육은 먹지 않고 몸에 꽃이 피는 좀비도 있다. 좀비가 군인이 되어 빌런들의 뚝배기를 깨버려 몰살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좀비 코믹물이 인기가 있는 건 아니다. 아직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뛰어넘는 코믹 좀비물은 없다

좀비를 군인으로 훈련시키려는 노력을 세계 각지에서 하고 있다. 비난과 찬사를 함께 받았던 ‘월드 워 Z’의 원작인 세계대전을 읽어보면 잘 나온다. 세계대전은 좀비가 세계를 덮치고 난 후 좀비가 전부 물러나고 20년 후의 세계 여러 나라의 사정에 대해서 서술해 놓은 것이다. ‘월드 워 Z’는 세계 대전의 20년 전의 이야기를 식빵형이 영화로 만들었다

그 책은 정말 읽어보라 하고 싶은데 좀비를 통해 각 나라의 정치적 상황을 기가 막히게 서술해놨다. 물론 북한의 상황도 나온다. 좀비를 군인으로 만들면 군인 한 명을 길러내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군인을 키우려면 잠자리를 보장해야 하고, 전투복이나 전투화 등 보급품이 계절별로 지급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식량이 많이 든다. 그런 부분은 왕좌의 게임에서 아주 잘 나타난다. 그리고 남한산성에서도 너무 잘 나타난다

하지만 좀비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돌진할 뿐이다. 구덩이를 파 놓고 그 안에 쥐를 넣어 놨더니 좀비는 잠도 자지 않고 3일을 구멍에 얼굴을 박고 으르렁 거릴 뿐이다. 이런 좀비가 조선시대, 즉 신형 화기가 없는 시대에 도래한다면 영화 적으로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칼과 창 내지는 화승총으로 좀비를 상대해야 한다면 설득력이 강력하다. 그 사이에 왕권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와 좀비들의 특징이 잘 어우러지면 전 세계가 킹덤 시리즈를 최고의 좀비물로 인정할지도 모른다

킹덤 시리즈를 작금의 시기에 대입하면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좀비를 바이러스하고 했을 때 취약계층부터 전염이 된다. 전염성은 강력해서 빠르게 전염이 된다. 전 국민들이 잘 지키던 방역이 어느 곳을 통해 한 번 뚫리게 되면 하염없이 바이러스는 퍼진다. 멀리서 열심히 지침을 지키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날만 기다리던 부모들은 속이 타 들어간다. 영화 속에서 내 아이 하나 먹이려고 모두의 식량에 손을 댔다가 식량 전부가 불에 타버린다. 나 하나 좀 편하고 괜찮자고 하던 사소한 일이 모두에게 위험을 던지게 된다

바이러스는 숙주를 찾기 위해 이동경로를 끊임없이 찾는다. 시리즈 1에서 낮에는 돌아다니지도 않았던 좀비들이 시리즈 2에서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숙주를 찾아다닌다. 이들은 잠도 없다, 아픔도 없다, 고통도 없다, 무엇보다 숙주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 영화에서처럼 누군가는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희생을 한다.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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