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의 아이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마치 마가렛 킨의 그림 속 주인공들이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며 칼 세이건과 리처드 도킨스의 우주와 지구의 생명의 이치를 담은 철학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다


해수의 아이에서 바다는 우주로 표현되고 있다. 우주 속을 유영하고픈 건 인간의 숙명적인 원초적 갈망이다. 전 우주의 고독 속 유영은 외롭지만 멋진 일이다. 짧은 인생을 살다 갈지라도 우주 속에서 소통하고 내면을 뿜어 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탄생제라는 엄청 큰 축제가 바다 어딘가에서 곧 열린다는 거지. 고래의 노래는 그 예고이면서 축제의 ‘게스트’를 찾는 것이라고도 해


이 두줄이 이 영화의 긴 이야기를 함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구에서 가장 신비한 동물 고래의 노래를 통해 소년과 소녀는 교감하고 바다는 축제를 연다


이 생명의 신비로운 축제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과학자들과 별들처럼 반짝이는 고래를 어린 시절 수족관에서 본 주인공 루카는 인간과 바다의 중간적인 존재인 소라와 우미 형제를 끌어안으며 축제의 게스트가 된다


시공을 초월하고 바다와 우주가 인간과 겹치며 모두가 하나의 생명체이며 자궁과 정자와 난자를 철학적인 화면으로 풀어낸 해수의 아이


난해하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받아들이는 게 된다면, 환상적인 영상과 컬러풀한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주체와 주체아에 대한 고찰이 괜찮다면 정말 좋을 영화 해수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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