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가장 최근 단편 소설 ‘CREAM’이 뉴요커에 실렸다. 단편소설이 실린 시기가 1월이라 거의 1년 정도가 지나서 인터넷에 하루키스트들이 번역을 해서 올려놓을 거라 생각했는데,,, 없다

 

이 단편이 한국어로 제대로 출판이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단편 소설 ‘잠’보다 더 짧은 분량이라 한 편만 출간하려면 출판사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수월하게 나오지는 못할 것 같다

 

하루키 같은 대작가도 계간지나 문예지 또는 신문 지면에 단편소설을 발표한다. 아직 일본과 미국의 문학은 그렇게 새로운 문학을 문예지를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잘 모르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문예지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것이라 그 속에는 소설, 시, 수필, 기행문 등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뷔페다 뷔페. 뷔페는 자주 갈 수 없기 때문에 한 번 갈 때는 본전을 뽑아야 하며 어릴 때는 가기 전부터 두근거린다. 문예지가 바로 그런 거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문예지나 계간지나 신문을 통해서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표했다. 전쟁 중에도 책은 발간되었으며 티브이나 영화가 귀한 시절이었기에 사람들은 활자에 목을 맸다. 신문에 다음 회를 투고하던 황석영은 한 때 그 압박이 무서워 도망을 가버렸다. 신문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그 소설이 장길산이었는데 무려 74년 7월부터 84년 7월까지 2,000회가 넘는 동안 매일 투고를 해야 했으니 황석영은 돌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원고를 들고 어딘가 멀리 가서 그곳에서 우편으로 보낸 후 종적을 감췄고 당시 황석영을 잡으러 다닌 사람이 그때 기자였던, 지금의 대 작가 김훈이었다

 

현존 한국의 대작가들 중, 거의 모든 작가들을 통 털어서 아직도 손으로 소설을 쓰는 사람이 김훈과 조정래 이 두 사람이다. 어떻든 한국도 대작가들이 지면을 통해서 신작을 발표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은 어떤가

 

곧 50돌이 되는 문예지 ‘샘터’가 영영 없어지게 생겼다. 출판사에서도 문예지나 계간지는 슬슬 꽁무니를 빼는 형국이다. 그 이면에는 사람들이 문예지나 계간지를 그렇게 문학책으로 여기지 않는 다는 것이다.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게 아니야, 책은 그냥 사는 거야,라고 하는 이면에는 책은 예뻐야 하고 들고 다니기에 사람들이 뭐지?하는 시선이 와야 한다

 

문예지나 계간지는 어쩐지 그런 예쁘장한 모습에서는 좀 벗어났다. 때문에 요즘 문예지는 겉모습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하루키가 아버지에 대한 글을 기고한 문예지도 그렇게 생겨먹은 게 예쁘장하지는 않다

 

시인 같은 경우 시집 한 권이 나오는 건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 계간지나 문예지를 통해 새로운 시를 발표하는데 문예지의 세계가 슬금슬금 조금씩 말살되는 기분이다

 

하루키의 신작 ‘크림’의 대략적인 내용은 안다. 18살의 10월 어느 날, 같이 피아노 레슨을 받던 여자후배에게 피아노 연주회 초대장이 날아오고 초대장을 보고 난 후 답장을 보내고, 공연 당일 11월의 쌀쌀한 날 콘서트 장 앞에 도착을 했는데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건물 속에도 인기척이 없다. 그때 처음 건물로 들어올 때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공원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하느님의 메시지를 듣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노인을 만나는데 노인이 계속 나에게 ‘원’에 대해서 반복한다. 중심의 원 같은 말을 한다. 그리고 대화를 나눈 끝에 그 중심의 원이라는 것이 나의 삶의 크림이 된다고 한다,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설핏 영화 밀양도 스쳐지나갔고, 전문 서퍼와 파도가 등장하는 것으로 ‘하나레이 만(베이)’도 스치고 지나간다. 어떻든 제대로 ‘크림’을 읽어보고 싶다. 안 그렇습니까 하루키스트분들? 하루키를 좋아하고 영어가 된다면 번역 좀 해주세요

 

 

#문예춘추에는 하루키 신작 단편 소설 3편이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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