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일단 소설을 적었다 하면 영락없이 영화나 시리즈물로 제작이
된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공포를 주제로 담는 이야기가 많으며 초자연적인 존재가 침범 내지는 침략을 하고 그에 대항하는 인간이 주를 이루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갈등을 겪는다. 미저리 같은 이야기는 초자연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떻든 공포를 가득 담고
있다
미국은 스티븐 킹을 좋아하며 초자연적인 이야기도 좋아한다. 올해 나온
우리나라 영화 '로드 킬'도 초자연적인 공포영화였고 내용도 괜찮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극장에서 순삭이었다. 극장 상영을 아예 하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초자연적인 이야기는 그렇게 썩 좋아하지 않는 걸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어쩐지 소설과
영화를 소비하기 위해 그런 분위기 내지는 기류가 미국 전반에 흐르고 있어서 스티븐 킹의 소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거의 소설과 같게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그쪽 문화와 산업의 종사들은 머리가 좋달까 그래서 대중에게 우리가 이끄는
대로 따라오면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단 말이야,라며 대중문화를 생산하는 것 같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미국인들은 스티븐
킹을 좋아하고 그의 소설이 나오기를 늘 바라고 있다
스티븐 킹은 하루키도 좋아하고 전 세계의 작가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첫
문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늘 첫 문장이 어떻게 시작하는지에 대해서, 그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티븐 킹 소설의 첫 문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스티븐 킹의 소설이 하루키만큼 인기를 누리지는 못한다.
나도 스티븐 킹의 소설을 몇 편 읽었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이 이우혁의 소설처럼 순식간에 읽히지 않는다. 어떤 이는 번역의 문제이거나 우리
한국인들과는 다른 문화 때문이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 ‘높은 풀 속에서’는 갈대 숲처럼 인간 키보다 높은 풀 숲이
생존을 위해 인간을 꼬드겨 인간의 에너지를 흡수한다는 내용이다. 풀밭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엉망이다. 저쪽에 있던 건물이 이쪽에 있고 태양이
서쪽으로 가야 하는데 동쪽으로 이동하고, 이틀 전에 떠난 사람과 이틀 후의 사람이 만나는 개판인 곳이다. 그런 곳에서 주인공들이 나오려고 하는데
어떻게 될까
이 영화의 특징은 방대한 풀밭이 등장하고 주인공들, 인물 6명과 개 한
마리가 등장할 뿐이다. 그럼에도 이 원작을 읽고 보면 굉장하게 빠져든다. 그건 전작(바로 전에 나온 영화) ‘그것’이나 ‘애완동물 공동묘지’도
그렇다. 영화는 반응이 시큰둥했지만 상하로 번역된 한국판 소설을 읽고 본다면 꽤 몰입하게 된다. 그러니까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
‘높은 풀 속에서’도 스티븐 킹의 그간의 스타일을 따라가는데 긴장을 죽 끌고 간다
풀, 숲은 다른 생물체처럼 자의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럼에도 살아있고
지구에서 인간이 멸망하면 동물이 지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질소를 뿜어내는 녹색식물이 지구를 덮어 버린다. 요컨대 사람이 빠져나간 빈 건물이
몇 개월만 지나면 잡초와 풀로 덮여 버린다. 숲은 멀리서 보면 아름다우나 가까이서 보면 공포다
풀은 움직이지 못하니 인간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을 것 같은데 밤새
숲에서 두려움에 떨다가 나오거나 구출이 되면 어김없이 풀에 베이고 긁혀있거나 상처를 입는다. 인간 가까이서 인간의 손을 탄 녹색식물이나 안전하지
숲속에서 방대하게 자라는 풀은 더 이상 우호적이지 않다. 물론 인간에게만 그렇다. 그런 바탕을 깔고 본다면 꽤 볼 만한 영화 ‘높은 풀
속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