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를 최초로 사진에 담은 사진작가 다이안 아버스. 그녀의 사진을 한 마디로 말하면 ‘불편한’ 사진이다. 칼을 삼키는 알비노 여인, 240센티미터의 거인, 서로 다른 표정의 일란성 쌍둥이. 두 팔이 없는 여인. 온몸이 털로 뒤덮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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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미국 뉴욕 근대미술관에서 열린 ‘뉴다큐멘트’ 전에 전시된 그녀의 사진을 보는 관객들의 얼굴은 불쾌한 모습과 불콰하게 변하는 얼굴을 엿볼 수 있었다. 왜 저런 불편한 사진을 찍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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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과 5년 후 베니스 비엔날레에 이 ‘불편한’ 사진들은 미국 사진작가의 작품으로는 최초로 초청받았고 같은 해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작가의 사후 회고전에는 25만 명의 관객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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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안 아버스.

그녀는 무척 부유한 모파상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배경을 뒤로하고 그녀의 일상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18세에 해버리고 이혼, 수면제 과다복용, 이후 사회의 어두운 부분만 쫓아다니며 담은 사진들 그리고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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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안은 자신의 부유한 집안 내력이 사회와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꼈다. 마치 다자이 오사무처럼. 그녀는 18살에 가난한 사진가 남편은 앨런 아버스를 만나면서 갈증이 해소되고 소통의 도구로 카메라를 손에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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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7년 남편과 이별한 다이안은 거리로 카메라를 들고 나왔으며 자신의 스승에게서 ‘자신만의 사진을 식별하라’라는 조언을 받고 가슴에 큰 충격파를 안은 후 그녀는 금지된 것,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찍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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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주의자, 장애인, 정신지체인 등. 그녀는 처음으로 타인과 자신 사이에 협력과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매력을 느꼈다. 고독이라든가 회유라든가 하는 감정의 뒤틀린 부분이 순서를 정하고 질서를 찾아가는 기분을 발견해 냈을 때 그녀의 모습을 투사해보면 조금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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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안은 점점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인 피사체를 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그녀를 ‘wizard of odds’라고 불렀다. 결국 다이안은 자신의 사진이 이상하기(odds) 때문에 주목받는다는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고 48살에 손목에 칼을 그어 자신만의 옥죄에서 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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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그녀의 사진 속 주인공들은 모두 밝은 모습이거나 사회의 편견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당당하게 피사체가 되어 준다. 그건 분명히 다이안이 있는 그대로의 그들 모습을 담고자 한 그녀만의 세계가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니콜 키드먼의 다이안 연기는 아주 좋다. 다이안 아버스가 금기에게 어떻게 다가가게 되었는지 ‘’까지’ 영화는 잘 그려내고 있다. 금기를 담으려면 금기가 되어야 한다. 나체주의자를 찍으려면 나체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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