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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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0세가 되는 고집불통의 노인 아브라함. 추레스라 이름 붙인 병신이 된 절룩 거리는 오른쪽 다리를 가진 아브라함은 딸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평생 재단사로 살아온 아브라함은 내일 양로원으로 들어가기에 손주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 양로원의 노인들에게 자랑하려고 한다. 하지만 미카엘라가 보이지 않아서 찾으러 가니 미카엘라는 아이폰 6을 사달라며 천 달러를 요구한다. 그래야 사진을 찍겠다 한다. 노인 아브라함과 10살 꼬맹이 미카엘라는 결국 800 달러에 합의를 보고 아브라함은 미카엘라에게 좀 더 요구를 했다면 이 할애비가 천 달러를 줬을 텐데 아깝구나 바보야 메롱,라며 증손녀를 약 올린다. 그때 미카엘라는 아이폰 6은 600달러라서 내가 200달러 이익을 봤다며 사진을 찍으러 들어가 버린다. 아브라함은 양로원에 들어갈 노인이 되어 버려 집도 팔아 딸들에게 다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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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에 들어가기 전날 밤 짐을 정리하다 오래전 수트 한 벌을 발견하고, 아브라함은 오래전 약속을 떠 올리며 약속을 지키려, 어린 시절 도움을 받은 친구에게 그 수트를 전달하려 추레스를 끌고 여행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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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여행은 보통 여행보다 어렵기만 하다. 가고자 하는 나라, 폴란드를 금지어라 여기고 입으로 말하지 못해 글로 상대방들에게 보여줘야 하고, 마드리드까지는 친구의 손녀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가지만 그곳에서 몽땅 도둑을 맞고 만다. 특히, 잘라야 하는 다리를 고집을 부려 자르지 않은 오른쪽 다리, 추레스를 끌고 여행을 가야 하니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다. 게다가 고집불통의 아브라함의 성격과 막말하는 말투가 여행의 방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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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브라함은 여행을 하는 도중에 만난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는다. 영화는 중간중간 아브라함의 어린 시절,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90세가 다 되어 힘든 몸을 이끌고 친구에게 왜 수트를 전해주려 가는지 보여준다. 그 화면이 나오면서부터 영화의 의미가 드러나면서 화면 속으로 동화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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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까지 가야 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표를 구하는 곳에서 글로 적어서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만 가득하다. 아브라함은 독일을 거치지 않고, 비행기를 타지 않고 가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갈 수 없다며 웃고 만다. 그때 아브라함에게 다가온 인류학자라 소개한 여자 잉그리드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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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은 그녀가 독일인이라는 소개에 그만 가라고 하지만 잉그리드는 놀리듯 아브라함의 곁에서 생글생글 웃으며 자꾸 말을 걸며 아브라함의 신경을 건드린다.
인류학자가 뭔지 아세요? 폴란드에서 뭐 하시게요?라며 아브라함의 화를 돋운다. 아브라함은 분노에 찬 눈으로 아주 천천히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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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보러 가는 거야. 네놈들이 철수할 때 내 목숨을 구해줬거든.
우리가요?
그래, 네놈들이.
아브라함은 분노에 차 잉그리드에게 꺼지라고 한다.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잉그리드는 이제부터 기차는 독일 땅에 들어왔다고 한다. 전 이혼했어요. 애들이 다 커서 여행 다니고 있어요. 독일도 이제 많이 변했어요. 우리 독인들은 당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까지 확실히 인지했어요. 과거 우리가 한 짓은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요. 그 당시에는 어떤 나라든지 만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어요.라며 아브라함의 신경을 끝까지 건드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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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꺼지라고 한다. 잉그리드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게 너무 얄밉고 꼴보기가 싫다.
내 품에서 걔를 떼어갔어.
누구를요? 이해해요. 더는 귀찮게 안 할게요.라며 잉그리드는 아브라함의 이마에 키스를 해준다. 그리고 열차칸에서 나가려는데.
애였어.라고 말한 아브라함 곁으로 다시 온 잉그리드.
나를 도와주고 싶으면 방법을 찾아봐. 나는 그쪽 나라에 발 디디기 싫다고 아브라함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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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차가 역에 도달하고 화면이 전환하면서 아브라함이 독일 땅에 발을 디디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잉그리드는 자신의 가방 속에 있는 옷을 바닥에 널어 놓는다. 그 옷들을 밟고 아브라함이 독일 땅에 직접 발을 디디지 않게 한다. 나는 이때 김밥 먹고 있었는데 이때부터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눈물이 줄줄 샌다. 대합실에 앉아서 아브라함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마음을 열어준 잉그리드에게 당시의 일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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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교사, 아버지는 재단사. 형 하나에 여동생이 있었지. 동생은 얘길 잘 지어냈어.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로 우리 혼을 빼놓곤 했어. 아름다웠어. 독특했지. 여름이라 강에 놀러 갔어. 친가와 외가 친척들이 다 모여서 파티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다 모였을 때, 60명이 넘었어. 행복했지. 하지만 몰랐어. 아버지 죄목이 뭔지 알아? 유대인이란 죄목 말고 아코디언을 가진 죄였어. 외삼촌 죄목이 뭔지 알아? 어머니의 오빠 말이야. 바이올린을 가진 죄였어. 외삼촌 머리에 총알이 박혔고 아버지 머리에 총알이 박혔어. 들은 게 아니야. 직접 봤어. 내 방 창문으로. 이야기 지어내는 게 취미였던 내 여동생 죄목이 뭔지 알아? 한 달 일찍 태어나지 않은 죄. 갓난아기부터 열 살까지 어린아이 1만 명이 화물열차 20대를 채웠어. 비명과 눈물이 열차 안에 가득했지. 열한 살 이상이 돼야 살 수 있었는데. 걘 한 달이 부족했어. 들은 게 아니야. 직접 봤어. 열차에 타기 전 내 눈을 쳐다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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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이 이야기를 끝내고 운동화를 신으려 할 때 잉그리드가 무릎을 꿇고 아브라함의 운동화를 신겨 준다.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잉그리드는 걱정이 되어 이제 어쩌실 거냐고 묻는다. 그때 아브라함은 한 번 웃고는 운동화를 신고 그렇게 발을 디디기 싫었던 독일 땅에 발을 디딘다. 찡한 장면이었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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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나치로부터 목숨을 구해준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트를 들고 어렵고 긴 여정을 떠난 아브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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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쓰러진 아브라함이 병원에서 만난, 자신의 이름을 고시아라고 소개한 간호사에게 자신을 친구를 만나는데 데려다 달라고 한다. 고시아는 아브라함을 친구에게 데리고 가면서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마지막,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친구가 죽고 없을까 봐 무서운 아브라함. 그리고 친구가 살아있어도 만나기가 무서운 아브라함. 고시아는 아브라함에게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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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 어린 시절의 그 집에 그대로 살고 있는 친구와 눈이 마주치고.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은 여지없이 보는 사람을 무너지게 만든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고시아의 표정에서 알 수 있듯 기분 좋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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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인을 넣어주고 난 후 고시아가 걸어 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나는데, 그 장면에 어린아이, 노인, 젊은 세대까지 한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이 짧은 리뷰를 쓰기 위해 나의 마지막 수트를 세 번 봤는데 세 번 다 무너지고 말았다. 이 힘없는 영감의 긴 여정을 따라가다 여러 번 무너졌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면 중반까지 그저 똥고집불통 까칠한 노인의 여행기라고 생각 할 수 있다. 아브라함의 팔에 찍힌 낙인이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것보다 기차에 올라타 타 죽어버린 이야기 잘 지어냈던 어린 여동생의 눈빛을 평생 잊지 못했던 아브라함의 이야기 속에 아마도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영화 ‘나의 마지막 수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