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론들의 추이를 보면 정말 재미있다. 대충 정리해본다.


-박찬호가 시즌 초반 잘나갈 때,

“박찬호, 싸이영 상 노린다”

“박찬호, 20승 쏜다!”


-아웃카운트 세 개 잡고 8실점하고 나자,

“박찬호, 퇴출 위기?”

“쇼월터 감독, 박찬호 불신!”


-그 이후 두경기에서 잘던지니까,

“박찬호, 텍사스 에이스”

“쇼월터 감독, 박찬호 투구에 매료됐다!”


김병현에 관한 기사라고 뭐 다를 게 없다.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비교적 호투하자,

“병현, 붙박이 선발투수”

“(부상으로 쉬고있는) 샤콘 돌아와도 계속 선발”


-어중한한 투구를 한번 하니까,

“김병현, 선발 잔류 내일 경기에 달렸다”

“병현, 선발 진입 마지막 수능 시험”


-3.1이닝 5실점의 부진을 보이니까,

“김병현, 마이너 행 유력”


최희섭에 대해서도 크게 다를 건 없다. 최희섭이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펄펄 날 때, 우리 언론들은 다저스 감독이 플래툰 시스템, 즉 왼손투수 등판시 최희섭을 빼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LA 지역언론도 트레이시 감독을 비난하고 있다며 감독 욕하기에 바빴었다.


하지만 타율이 2할3푼대로 떨어진 지금, 최희섭을 살리는 건 오히려 플래툰 시스템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3할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 중인 올메도 사인즈가 계속 출전했을 테니까. 사람 일이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래서 인생만사 새옹지마다.


놀이기구 중에 롤러코스터라는 게 있다. 하지만 우리 신문들을 보면서 난 늘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을 받는다. 아니, 롤러코스터가 아무리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 해도 우리 언론만큼 높낮이가 현저하진 않을거다. 내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은 생각이 한번도 안드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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