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명상록 - 마음의 평화를 찾는 가장 쉬운 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필로소피랩 엮음 / 각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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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일의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을 다집기 위한 문장들로, 황제였던 그가 하루하루의 선택 앞에서 스스로에게 건넨 질문과 결심이 담긴 기록입니다. 특히 아우렐리우스가 탐구했던 스토아 철학은 일상의 감정과 태도를 다듬는 데 초점을 둔 실용적인 학문으로, 오늘날에도 쉽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 ‘우리는 왜 다시 <명상록>을 읽는가’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는 121년에 태어나 강대국 로마 제국의 황제로서 격동의 시대를 이끌었고, 동시에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겼다. 그의 사후에 출간된 명상록은 본래 자신을 다잡기 위한 내면의 기록이었으나 이후 시대를 초월한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을 다시 읽는 이유는 철학이 삶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직접 느껴보는 경험 때문이다. 즉 철학은 멀고도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잘 사는 법'을 찾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한다. 즉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울림을 줄 뿐아니라 단지 과거의 유산에 머물지 않고 지금도 작동하는 지혜이다.


총 8부로 구성된 <초역 명상록>은 원문의 본질을 유지하되 지금 시대의 언어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간다. 감정을 다스린다, 다른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는다, 가진 것에 만족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간다, 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한다,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 자연의 질서를 받아들인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등 8개의 주제로 재구성해서 현대적인 해설과 사유를 함께 실었다.


책 속 내용 중 나에게 깊은 울림을 준 부분을 요약함으로써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대학 시절, 늘 내 손에 들려 있었고 잠을 잘 때조차도 내 옆구리를 떠나지 않았던 스토아 철학의 진수 <명상록>의 책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본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마음 쓰지 않는다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라. 또한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맞서려 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라. [명상록 제6권 16장]

삶에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지나간 과거, 타인의 감정과 행동 같은 것은 우리의 손에서 벗어난 영역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하고, 바꿀 수 없는 일에 마음을 쏟으며 지쳐버리곤 하지요.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붙잡고 괴로워하는 것은 스스로 고통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마치 끊임없는 파도를 향해 멈추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지요. 참된 지혜는 파도를 막는 것이 아니라, 흘러가게 두는 데 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마음 쓰지 않고 내 의지로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일상은 평온해지고 삶은 더 가벼워질 것입니다.(20쪽)


타인의 행동은 그들의 책임이다


타인의 행동은 나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들의 행동은 그들의 책임이며, 나는 오직 내 본성에 충실할 뿐이다. [명상록 제5권 25장]

우리는 종종 사람들과의 갈등이 ‘그들이 잘못해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바뀌어야 문제도 해결된다고 믿지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우리를 반복되는 좌절 속에 머물게 만듭니다.


타인의 행동은 그들의 책임이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타인의 행동을 바꾸려는 시도를 내려놓고, 오직 자신의 반응에만 집중해 보세요.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은 통제할 수 없지만, 나의 태도와 생각은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남들의 행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집중할 때,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37쪽)


(사진, 스토아 학파 계보)


아우렐리우스의 내면 훈련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스토아 철학'이었다. 기원전 3세기 경에 키프로스 출신의 철학자 제논에 의해 아테네에서 시작, 이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걸쳐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스토아 학파(제논 등)는 논리학, 물리학, 윤리학 등 3대 분야를 체계적으로 정립했다.


기원전 2~1세기에 해당하는 중기 스토아 학파(파나이티오스 등)는 로마 문화에 어울리게 실용적인 윤리 중심 철학으로 발전시켰으며, 기원후 1~2세기에 해당하는 후기 스토아 학파(세네카 등)는 인간의 내면 수양과 윤리적 삶에 더 집중했다. 아루렐리우스는 후기 학파에 속한다.


흔히 스토아 철학의 요체가 감정을 억제하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그 본질은 감정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내면의 단련'에 있다. 난 상고商高를 졸업한 초급 은행원 출신으로 늦게사 대학에 가까스로 입학했다. 소위 '3수' 끝에 쟁취한 행복이었다. 사실 은행마저 사직하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당시는 이미 징집통지서까지 받은 상태였었다.


백척간두에 내몰린 상황이라 더욱 공부에 전념했고 결국 합격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해 여름이면 군에 입대하는 스케줄이라 그동안 억눌렀던 자유를 마음껏 즐기고 싶어 제일 먼저 한 일이 친척 집에서 나와 하숙을 시작했다. 이때 좋은 룸메이트를 만나야 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다. 담배를 배우고 술을 마시며 심지어 대학 인근 사창가까지 섭렵하고 다녔을 정도로 내 삶이 많이 망가졌다. 역시나 삶엔 아름다운 구속이 필요함을 절감한 후, 약 3개월의 하숙을 청산하고 다시 친척집에 들어가 내 삶을 재정비했다. 하루는 서점에 들러 읽을 책을 살피던 중 나를 확 끌어당겼던 게 바로 '명상록'이었다.    


(사진, 욕망을 다스린다)


사람을 다시 믿게 되는 순간들


마음이 무거울 때, 당신 곁에 있는 사람들의 빛나는 덕을 떠올려 보라. 누군가는 겸손하고, 누군가는 너그럽고, 다른 누군가는 놀라운 책임감을 지녔다. 그들은 삶의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등불과 같고, 그들의 존재만으로도 세상은 다시 희망으로 빛난다. 기쁨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선함 속에 항상 숨 쉬고 있다. [명상록 제6권 48장]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 잠시 주변을 둘러보세요. 그곳에 희망의 증거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뉴스의 어두운 헤드라인에 시선을 빼앗겨 가까이 있는 선함을 놓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무수한 빛의 순간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당신의 힘듦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친구의 눈빛, 자신의 몫 이상을 기꺼이 감당하는 동료의 모습, 아무 대가 없이 베푸는 이웃의 작은 친절.


이런 모습들을 마음에 새길 때 인간에 대한 신뢰가 다시 피어나고, 세상이 여전히 살 만한 곳이며, 희망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127쪽)

이렇게 읽어 보자

조용한 시간에 하루 한 꼭지만 읽는다
고민이 생긴 날에 목차에서 끌리는 제목을 골라 읽는다
밑줄 긋기와 함께 떠오른 생각을 적어 본다
반복해서 읽는 문장이 생긴다면 이는 바로 자신의 철학이다


2000년이 지나도 꾸준히 읽히는 고전

책은 8부에 걸쳐서 총 124개 편의 초역抄譯이 소개된다. 원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과거 2세기의 로마 제국 16대 황제일지라도 스토아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여전히 우리들 곁에 머물러 있다. 삶의 지혜가 풍성하게 담겨 있는 명상록의 일독을 권한다.

#철학 #초역명상록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필로소피랩 #인문교양 #스토아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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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테이커 -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지속적 우위를 찾는 법
네이트 실버 지음, 김고명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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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람들은 마을사람들이 기회의 평등이 아닌 결과의 평등에 점점 더 무게를 실으면서 경쟁을 말살한다고 걱정한다. 강사람 중 대부분은 자유시장이 중앙의 계획자들보다 승자와 패자를 잘 구별한다는 자본주의의 전통적 신념을 견지하고 있다. 더 나아가 시장 경쟁이 기술 혁신, 경제 성장,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 전체에 이롭다고 믿는다. 반대로 마을이 능력주의 원칙에서 이탈한 사례도 줄줄 읊는다. - '서문' 중에서


총 2부로 구성된(1부 도박, 2부 위험) 이 책의 저자 네이트 실버는 정치, 스포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 예측 모델을 활용하는 미국의 통계학자로 데이터 분석가이자 저널리스트이다. 또 선거예측 및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창립자이자 베스트셀러 <신호와 소음>의 저자이기도 하다.

우선은 확률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면 좋겠다. 저자의 첫 책 <신호와 소음>의 요지는 확률론적 예측이 자만自慢의 발로가 아니라 겸손謙遜의 발로라는 것이었다. 세상은 복잡하다. 조그만 파동이 커다란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에서 어던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탄생했다.

포커를 수천 핸드 치거나, 자신의 돈이 걸린 스포츠 경기를 수백 회 보거나, 스타트업 수십 개에 투자해보면 운명의 변덕과 세상에 관한 우리의 불확실한 지식 때문에 뭔가를 예측할 때 적중은 고사하고 얼추 맞히는 것조차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확률을 계산하는 게 그나마 최선이다.

성공하는 위험감수자들의 13가지 습관

성공하는 위험감수자는 전략적으로 공감한다. 전략적 공감은 경영계에서도 등장한다. 브로드캐스트닷컴의 공동설립자이자 한때 댈러스 매버릭스의 대주주였던 마크 큐빈에 따르면 초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할 때는 빨리 투자 설명을 듣고 거를 기업을 걸러야 하며, 이때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휴리스틱은 창업자의 관점에서 그 기업을 보는 것이다.

“나는 어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걸 포착하는 감각이 좋은 편이에요. 그래서 사업 설명을 들을 때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 회사가 내 회사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대답해야 할 만한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죠.” 

그는 자신의 사업에도 똑같은 전술을 적용해서 역逆으로 경쟁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내 회사에 관해서는 항상 이런 걸 물어보는 거죠. ‘어떻게 하면 나를 박살낼 수 있을까?’”

성공하는 위험감수자는 과정지향적이지 결과지향적이지 않다. 즉 그들은 장기전을 펼친다. 온라인 포커 역사상 최대의 상금 수익을 자랑하는 사람 중 일인인 필 갤폰드는 “내가 누누이 강조했던 게 논리, 심리, 통계입니다. 중요한 순서대로요”라며 한때 자신이 포커 플레이어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능력을 언급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험을 하면서 이제는 순위가 바뀌었다. “지금은 심리와 통계보다 자기인식과 겸손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성공하는 위험감수자는 일단 시도한다. 즉 그들은 자신이 어떤 위험을 감수하는지 확실히 알고 실패를 개의치 않는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슛을 날리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성공하는 위험감수자는 항상 +EV 기회를 탐색하고 언제든 방아쇠를 당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

이런 태도가 미국과 여타 국가의 차이점이다. 인공육肉과 인공지능 등 성공 가능성이 별로 없는 기술에 주로 투자하는 코슬라벤처스의 설립자 비노드 코슬라는 “미국에서는 그럽니다. ‘어떻게 하면 겨우 3x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100x에 도전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코슬라에 따르면 그의 모국 인도를 포함해 대부분의 나라는 사정이 달라서 하방下方을 보호하라는 사회적 압력을 가한다. “아직도 그러는 거예요. 당신 직함이 뭡니까? 회사가 얼마나 안정적이죠? 그러니까 불확실한 영역에서 사업을 못 해요. 불확실하다는 건 상방上方도 크게 열려 있지만 하방도 크게 열려 있다는 거거든요.”

VC(벤처 캐피털)의 거침없는 질주

머스크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둔 창업자들은 표면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도전에 성공했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설립하기 위해 어떤 난관을 헤쳐나왔는지 잘 아는 피터 틸은 그 어던 장벽도 머스크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퀀트들은 수치數値를 계산했다. 코스를 완주할 확률은 1,024번 중 1번이다. 그래서 퀀트들은 스페이스X를 무모한 도전이라고 판단했다. 머스크의 생각은 달랐다. 

“일론에게는 어떻게든 해내고야 말겠다는 투지가 있었습니다. 조립만 잘하면 다 된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참 이상하게도 다들 확률론적으로만 생각하니까 아무도 그런 짓을 안 하죠” - 피터 틸

세상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기술은 재미있는 범주에 속한다. 당신이 VC 회사처럼 그런 기술들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베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확률론적 관점이 생긴다. 이때 당신이 정상급 VC 회사라면 사실상 장기적 이익이 보장된다. 그러나 같은 기술이 창업자에게는 생계가 달린 문제일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확률론자, 그러니까 오즈를 계산하는 이성적인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이성적인 사람, 곧 결정론자·광신자·5,000단어 분량의 선언문을 쓰는 사람 역시 필요하다.

스트라이프의 공동설립자 패트릭 콜리슨은 이처럼 무無행동에 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행동에 관한 우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본다. 실리콘밸리의 기댓값 계산법은 이해하기 쉽다. 성공 확률 5퍼센트에 100x 보상을 곱하면 해볼 만한 베팅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의 계산식에 마법의 소스 같은 것은 없다.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할 때 딱히 계량적인 기법이 사용되지도 않는다. 

콜리슨은 “실리콘밸리 사람들이라고 딱히 계산을 더 잘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그들은 ‘실행’을 더 잘한다. 다시 말해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투자의 방아쇠를 더 잘 당기고 가끔은 그래서 망신을 사기도 한다. “뭔가 기질적으로 남들보다 발달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여우 같은 VC, 고슴도치 같은 창업자

정치학자 필 테틀록은 정치학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예측 능력을 장기간 연구해 <전문가의 정치적 판단>이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대체로 예측을 넘 못한다. 하지만 테틀록이 여우과라고 말하는 성격 특성을 가진 전문가들, 곧 잡다한 지식이 많은 전문가들은 비교적 예측이 더 정확했다. 바로 이 영리한 여우들이 <신호와 소음>의 주인공이었다. 그렇다면 여우는 좋은 창업자가 될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을 생각해보자. 아래 사진에서 고슴도치 칸에 열거된 특성이 거의 다 들어맞는다. 머스크는 몹시 독선적이다. 그런 말이 싫다면 엄청나게 심지가 굳다는 표현을 쓸 수도 있겠다. 그가 엔지니어처럼 생각하고 질서를 추구하는 것도 고슴도치의 특성이다.

창업자 출신인 피터 틸도 고슴도치팀이라 볼 수 있다. 그는 질서를 추구하고 이념적으로 생각한다. 틸의 위험수용도가 머스크에 못 미칠 수는 있지만(머스크 같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 고슴도치들은 기본적으로 위험에 대한 감각이 이상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위험을 추산하는 능력이 썩 좋지 않다 보니 남들과 다르게 오즈를 계산해서 남들은 극도로 위험하다고 생각할 만한 일을 벌일 수 있다. 또는 오즈는 따져보지도 않고 어떤 일을 일생의 과업으로 삼기도 한다.

반면에 VC들에게는 여우 같은 습관이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투자처를 고를 때 VC들은 예측을 한다. 테틀록의 연구에 따르면 예측은 여우가 더 잘한다. VC들이 예측할 때 꼭 통계에 중점을 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업종에 걸쳐서 수백 개 기업의 사업 설명을 듣는 것이 일이다 보니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알아야 한다.


(사진, 여우 vs 고슴도치)

성공한 창업자들은 평균적으로 비호감일지도 모른다. 비호감이 경쟁심, 독립심과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호감은 기능이 아니라 버그다. 창업자를 고를 때 비호감을 ‘기준’으로 삼으면 엉뚱한 사람이 선택될 수 있다. 특히 창업자들이 일부러 VC들이 좋아할 것 같은 어떤 전형을 흉내 낸다면 그럴 가능성이 더 커진다.

불확실성의 리스크라는 파도 타기

갈수록 고도화되는 위험의 시대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 불확실성이라는 짙은 안개 속에서 어떻게 배의 항로를 찾을 것인가. 위험과 수학, 야망을 토대로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드는 것은 '도박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위험을 감수하는 리스크테이커들인 모인 공동체를 저자는 '강江'이라 부른다. 강에 거주하는 '강사람'들은 금융, 기술, 정치의 다음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리스크테이커의 특징과 전략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치길 권한다.

#경영 #경영전략 #리스크테이커 #네이트실버 #불확실성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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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 - AI를 도구를 넘어 무기로 만드는 질문의 힘
박용후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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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인간의 인지와 판단을 기준으로 세상을 이해해 왔다. 하지만 지금, 그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인간과 컴퓨터가 학습하는 방식은 본질적으로 달르며, 인공지능의 진화는 인간의 지적 한계를 넘어서는 지점에 다가가고 있다. 그것이 인간 중심의 가치와 판단 체계에 어떤 도전을 던지는지 고민해야 할 지점에 이르렀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책의 저자 박용후는 국내 유일의 '관점 디자이너'로 불리며 고정작으로 출근할 곳른 없지만 세상 어느 곳이든 스마트폰과 노트북만 있으면 디양한 사람과 자유롭게 접촉하며 남다르고 창의적인 그의 행복한 일터가 된다. 또 기업체에서 가장 초청하고 싶은 강사로 손곱히며 다양한 청중들과 만나며 그들로부터 매일 새로운 관점을 얻고 있다.

다섯 개 파트로 구성된 책은 생각의 열쇠는 질문이 쥐고 있다, 생각하는 기계와 질문하는 인간, 생각을 멈추면 AI가 설계한 미로에 갇힌다. 정보에 휘둘릴 것인가 관점을 설계할 것인가, 시대를 사유할 수 있는 생각의 주도권 등을 주제로 삼아 얘기를 펼친다. 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인간의 지금은 인공지능의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AI 리터러시

결국 AI 리터러시는 단순한 기술 습득이나 공학적 이해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AI라는 기술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인지적, 문화적 변화의 흐름을 성찰적으로 미리보는 능력이다. 어떤 기술이 사회에 등장했을 때,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기존의 질서를 어떻게 재편하는지를 비판적으로 읽어내고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사고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AI 리터러시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념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개념이 갖는 실체는 무엇인지, 이 능력이 미래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는 핵심 역량인지, 아니면 과거의 ‘정보검색사’처럼 특정 기술 트렌드에 따라 반짝 소비되고 사라지는 일시적 유행에 불과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는 AI 리터러시의 본질에 대해 얼마나 깊이 사고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AI는 어떻게 빅데이터를 현실로 변환하는가

AI는 방배한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는 데 강점을 가진다. 그렇다고 AI의 예측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환경 변화에는 매우 취약하다. 예를 들어, 전쟁, 팬데믹, 정부의 새로운 규제 등이 그것이다.

또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데이터에 차별적 요소나 왜곡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디면 , AI는 이를 그대로 학습한다. 이리 된다면 AI는 인간 사회의 불완전함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오히려 더 깅화할 위험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만들어 낸 결과를 무조건 신뢰하지 않는 태도다. AI는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이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통제할지는 인간의 몫이다. AI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 가정하는 순간, 우리는 중요한 판단을 기계에 위임하게 된다. 

따라서 AI를 활용한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인간의 비판적 사고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인간은 AI의 결과를 검토하고, 그것이 어떤 전제와 한계를 가지고 도출된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럴 때만 AI는 효과적인 기술로 기능할 수 있다.



AI와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AI가 단순한 계산이나 분석을 하는 행위를 넘어서 창의적인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텍스트, 음악,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생성형 AI는 인간처럼 무언가를 창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단지 새로운 도구의 등장이란 의미를 부여함과 함게 창적의 의미 자체를 생각하게 만든다.


예술은 언제나 감정을 동반해 왔다. 우리는 시를 읽고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는다. 이런 감정의 반응은 예술을 단순한 정보나 오락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본질적인 일부로 만든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을 던져야 한다. AI가 만든 창작물도 우리에게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만약 감정을 느꼈다면, 그 감정은 ‘진짜’인가? 그리고 더 나아가, 그 감정은 누구로부터 비롯된 것인가? AI인가, 아니면 AI를 설계한 인간인가? 


AI 시대의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회 전반의 구조와 요구 역량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육은 과연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지, 우리는 지금 이 시점에서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현재으 교육 시스템이 과연 AI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을 제대로 길러주고 있는가?


지금도 많은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정답을 맞추는 데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교사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학생은 이를 암기한 뒤 시험에서 그로 재현하는 방식이 여전히 주류다.  이 방식은 과거 산업화 시대엔 효과적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처럼 변화가 빠르고 복잡성이 높은 시대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따라서 이젠 단수히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고, 연결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확장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즉, 창의적인 사고력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려는 자발적인 탐구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찰은 마찰에서 나온다


관성의 라틴어 어원은 '게으름'이다. 움직이지 않으려는 성질, 익숙한 흐름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단순한 물리 현상이 아니다. 인간 심리의 본질이기도 하다. AI 시대에도 이 현상은 똑같이 나타난다. 즉 '더 빠르게'에서 '더 깊게'로 넘어가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벽이 있다. 바로 관성, 다시 말해 게으름이다.


게으름은 AI 시대의 가장 교묘한 적이다. 챗GPT가 요약해 주고, 정리해 주고, 구조화해 주는 덕분에 우리는 점점 더 ‘사고하지 않게’ 된다. 편하게 답을 얻을수록, 우리는 질문을 덜 던지게 되고,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될수록 새로운 탐색은 줄어든다. 


따라서 본질적 증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마찰이다. 사고의 관성을 깨뜨리는 저항, 낯선 충격, 불편한 질문과 같은 마찰이 있을 때에만 우리는 진정한 통찰과 사고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AI는 단순히 생각을 빠르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사고 관성을 깨뜨리는 중요한 무기로 활용될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



#자기계빌 #셍각의주도권을디자인하라 #박용후 #관점디자이너 #AI시대 #경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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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행복 - 삶이 버거운 순간, 고통과 불안을 이기는 행복의 법칙
틱낫한 / 불광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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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주는 선물을 온전히 누리자면, 양치질할 때, 아침 식사를 요리할 때, 출근길에 운전할 때 등 모든 순간에 마음챙김을 해야 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한숨 한숨이 모두 기쁨과 행복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인생은 괴로움으로 가득합니다. 행복을 충분히 비축하지 않으면 절망에 대처할 수단이 없습니다. 편안하고 상냥한 태도로, 그리고 열린 마음과 받아들이는 심정으로 수행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틱낫한 스님(1926~2022년)은 베트남 태생으로 16살 때 베트님의 한 사원으로 출가해 승려가 된 후,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베트남에서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를 돌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베트남 정부에서 귀국 금치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프랑스 서남부 보르도 근처에 '플럼 빌리지'라는 작은 명상 공동체를 설립해 많은 스님들에게 수행장소를 제공했다.


총 여섯 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잀상의 실천, 식사 실천, 몸을 사용하는 실천, 인간관계와 공동체 실천, 응용편, 아이와 함께 실천하기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펼치는데, 내용의 핵심은 바로 '마음챙김'의 생활화로 내면의 자유, 평화, 사랑을 누리라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산스크리트어로 스므리티(念)라고 한다. 마음챙김의 수행은 사마디(三昧, 集中)으로 이어지고, 거기에서 프라즈냐(지혜, 통찰)가 생긴다. 이를 통해 얻어지는 지혜는 두려움, 불안, 분노로부터 우리를 해방하고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한다. 집중을 위해 꽃을 손에 쥐고 들숨과 날숨등 호흡을 알아차리게 한다.


들이쉼, 내쉼

깊고 느리게

진정되고, 편안해짐

미소 짓기, 해방됨

지금 이 순간, 경이로운 순간


마음챙김을 행하는 가장 구체적인 수행법은 다섯 가지 마음챙김이다. 이는 무종파적이고 보편적이며, 진정한 자비와 이해의 실천이다. 즉 제1의 수행법은 생명을 보호하고 폭력을 줄이는 것이며, 제2의 수행법은 사회 정의, 관대함, 훔치지 않기, 타 생명을 착취하지 않기를 실천한다.


이어서 제3의 수행법은 개인, 커플, 가족,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책임 있는 성적 행위를 실천하는 것이며, 제4의 수행법은 대화를 회복하고 화해가 일어나도록 깊은 경청과 사랑의 말을 실천한다. 끝으로 제5의 수행법은 우리 몸과 마음에 독소와 해악을 초래하지 않도록 돕는 마음챙김 소비에 관한 것으로 유독성 TV 프로그램, 잡지, 영화 등을 소비하지 않도록 한다.


마음챙김의 목적


다섯 가지 마음챙김 수행법은 석가모니 부처님 시대에 개발된 계율戒律에 기초한 것으로 수행의 기초가 된다. 틱낫한 스님은 이 계율을 현대에 맞는 다섯 가지 수행법으로 옮긴 것인데, 마음챙김을 통해 우리는 몸과 감정, 마음, 세상사 등을 인지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위해危害를 피하려는 목적을 지녔다.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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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포스터 - 가면을 쓴 부모가 가면을 쓴 아이를 만든다
리사 손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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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첫 번째 이유는 임포스터로서 가면을 쓰고 살았던 내가 어떻게 진실한 나 자신을 찾게 되었는지 그 변화 과정을 나누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가면에 익숙해져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메타인지를 사용하여 진짜 자신과 만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임포스터이즘과 관련된 심리학 실험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사람들이 왜 임포스터 가면을 쓰는지, 그리고 그 가면을 왜 유지하거나 벗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책의 저자 리사 손은 콜롬비아대학교와 제휴를 맺은 바너드칼리지의 심리학 교수로 인간의 학습과 기억, 메타인지를 전문으로 다루며, 학습 방법과 장기 기억 보유의 최적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첫 번째 저서 <메타인지 학습법>은 EBS 부모특강, 세바시 등에 소개되며 많은 부모들에게 아이의 학습전략을 알렸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은 행복에 도달하는 길은 울퉁불퉁하다, 어느 아이든 모르는 시기를 거친다, 진정한 겸손은 도움을 청할 줄 아는 것, 부모와 아이 모두를 위한 '들키기 학습' 등을 차례로 이야기하면서 부모들은 아이가 스스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임포스터 현상은 가면증후군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전 미국 인구의 70%가 경험한다고 할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어서 학계에서는 이를 질환이 아닌 경험이나 현상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문제점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 현상이 우리의 행복을 방해한다는 데 있다. 한편, 저자는 높은 목표와 성적만을 최고로 추구하는 한국에서 어린 학생들이야말로 임포스터의 고위험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한다. 

가면이 위험해지는 이유

우리들은 타인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하기 위해 가면을 쓰기도 한다. 타인이 나를 선망하는 존재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과 타인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져서다. 이처럼 완벽한 자신의 모습을 제시하면 남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남들이 나를 신뢰하지 않을 것처럼 느낀다.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처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그렇다고 아이가 혼자 했던 생각들을 다 꺼내놓는 것은 아니다. 메타인지는 내면에 숨겨져 있는 생각들이고, 그중에 무엇을 밖으로 펼치고 무엇을 안에 담을지는 온전히 아이가 선택할 문제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부모라면 아이가 임포스터이즘에 빠지지 않도록 잘 안내해줘야 한다. 즉 아이 스스로 울고 싶을 때는 울고, 화내고 싶을 때는 화를 내고, 짜증이 날 때는 짜증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때,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와 마주하고 만날 수 있다.

남들만큼 해야 한다는 생각 버리기

한국에서 자주 듣게 되는 얘기 중 하나가 "평범하게 사는 게 좋다"란 말이다. 왜 평범한 삶을 강조할까? 성공의 부담감 때문이다. 성공의 부담이 싫어서 평범한 삶을 추구해 리스크를 피하고 안전함을 얻을 수 있겠지만, 안전만을 추구하는 삶은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도 있다. 어쨋든 성공의 부담을 느끼는 사람은 두 가지 전략을 취한다.

첫 번째 전략은 성공이 목표이므로 계속해서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시험을 잘 본 이후에고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 하므로 전보다 더 공부한다. 이는 전형적인 임포스터들의 모습이다. 계속해서 성취해내기 때문에 겉보기엔 완벽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실상 내면은 남모르는 불안에 시달린다.

두 번째 전략은 성공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포자기하는 것이다. 사람들로부터 원치 않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 임포스터들은 가면 뒤의 숨겨진 민낯이 드러날까 봐 겁을 먹게 된다. 그렇다. 주목받는 걸 꺼리는 이유는 단지 '숨겨진 못난 모습'이 들킬까 걱정되어서다. 그래서 성공을 포기해 버린다.   

시험점수만 신경쓰는 부모는 아이에게 엄청난 부담감을 떠안긴다. 아이가 100점을 받아 오더라도 “시험은 어땠어? 헷갈렸던 문제도 있었어? 어떤 문제가 제일 어려웠니?” 하고 재차 물어주는 것이 좋다. 또 시험 한번에 인생 전체가 달린 것처럼 무겁게 생각하지 말라고 격려해주는 일도 중요하다. 

성적을 잘받은 아이에게는 “내 새끼 진짜 똑똑한걸!”이란 말 대신에 “잘했어! 그런데 앞으로는 어떤 걸 더 배우고 싶어?”라고 묻는 것이 아이의 성장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메타인지 학습법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미 지나간 시험점수에 목을 매기보다 추후의 학습방향을 안내할 때, 아이는 학습에 대한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착한 딸 가면을 쓴 아이가 완벽주의자 엄마가 된다

자기 자신을 숨기고 착한 맏딸이란 가면을 쓴 자녀는 훗날 불안에 취약한 완벽주의 엄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저자 또한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어떠한 실수도 저질러선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어떤 실수든 숨기기 급급했고 혹시 실수를 들길까 봐 불안해하곤 했다. 바로 '임포스터 엄마'의 모습이다.

성인이 된 후로 나는 ‘어릴 적부터 특별히 잘하는 건 없고, 그저 운이 좋아 일이 잘 풀렸을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항상 가면을 쓰고 다녔다. 그래서 늘 불안했다. 그러나 부족함 속에서도 노력을 통해 결국 해내고야 마는 내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나의 과거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실수하고 극복해내는 과정을 보면서 나도 그저 ‘운’만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메타인지 모니터링을 실천하고 실수를 통해 컨트롤을 해오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내게 가면을 벗을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138쪽)

겸손의 미덕이 가면이 되는 순간

저자는 실수나 실패를 기억하는 것이 메타인지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실수했던 경험을 바라볼 수만 있으면 피드백을 통해 이후의 행동을 잘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거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해 '완벽한 척' 가면을 쓰는 사람은 실패한 과거만 기억하고 성공한 과거는 무시해버린다.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을 해도 이를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것은 겸손한 태도가 아니라고 우리들은 훈육받아 왔다. 이런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우리들은 또 다른 가면을 쓸 때가 있다. 즉 스스로 "나는 못해"라며 뒷걸음질하는 겸손한 임포스터가 되는 것이다.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작품이 워낙 좋고 운도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저는 그저 숟가락을 얹었을 뿐인데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이는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했던 영화 <부산행>(2016년)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였던 아역배우 김수안의 인터뷰 대사이다. 어린 나이임에도 어른 같은 겸손한 언행을 내보였다. 물론 좋은 작품이며 운도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연기를 위해 그간 흘린 땀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그럼에도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자랑을 하지 못할까? 올챙이 시절부터 전문가 개구리를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어느 성인 배우의 수상 소감에서 '숟가락' 표현이 나온 것인지를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아역임에도 성인 코스프레를 한 것이다.

운이 좋았다는 겸손의 말은 지금껏 실수와 실패를 통해 쌓아온 과거의 노력을 모두 잊어버리고 사후과잉확신편향에 빠질 수 있다. 즉 이런 가면을 쓴 사람은 성공한 사실을 '착오'라고 믿게 되고, '나는 이 자리에 설 사람이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폄훼하게 된다. 메타인지는 실패뿐 아니라 성공까지 인정하는 것이다. 겸손은 미덕임에 분명하지만 자기비하를 겸손으로 착각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는 들킬 수밖에 없다

가면을 쓴 채로 살아가기란 생각보다 더 고통스럽다. 우리 모드 얼마간의 임포스터여서 남들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될까 봐 늘 불안해한다. 가면으로 감정을 가리려다가 억눌렀던 자신의 모습이 갑자기 부풀려진 형태로 튀어나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방법은 단 하나, '들키는 것'이다. 

가면 뒤 실체는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와 관련된 음식 맛보기 실험을 하나 살펴보자. 실험 참가자들에게 달콤한 초콜릿과 깍뚝썰기 무우 중 하나만 먹으라고 했다. 누구는 초콜릿을, 또 다른 누구는 깍뚝 무를 먹어야만 했다. 이후 퍼즐 풀기를 제시했다. 얼마나 오래 풀기에 매달리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초콜릿을 먹었던 참가자들보다 무우를 먹었던 참가자들이 더 빨리 퍼즐 풀기를 포기했다. 초콜릿을 먹지 않아도 괜찮은 척 했던 자제력이 결국 바닥나버렸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척 하는 가면을 쓸 때 엄청난 에너지의 소모가 발생함을 보여주는 증명인 셈이다.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최상의 선택을 내리려면 우리는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마치 거북이처럼 느리게 배웠던 일들, 공부가 너무 어려워 애먹었던 시간, 실수를 저질렀던 순간 등 무언가 배우면서 우리들이 거쳐왔던 시간의 궤적을 생생하게 돌아볼 수 있다면 앞으로의 학습에서 경험될 힘든 시간도 거뜬히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하는 법을 배우려면 먼저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녀교육 #임포스터 #리사손 #가면벗기 #넘어지는법 #메타인지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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