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연표 - 예고된 인구 충격이 던지는 경고
가와이 마사시 지음, 최미숙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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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저출산, 고령사회라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 실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직업상 국회의원이나 관료, 지방자치단체의 수장, 경제계의 중진 등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데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갖는 그들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심지어 인구 감소 문제의 대책을 담당하는 각료조차 마찬가지다. 먼저 저출산 문제를 보자. 유감스럽게도 저출산 추세는 멈출 기미가 없다. 그뿐 아니라 앞으로 양육 지원책이 성과를 거두고, '합계출산율'이 다소 오른다고 하더라도 일본에서 출생아 수가 더 증가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또 한편, 고령화 문제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제동을 건다'라는 표현은 뜻밖의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예컨대 노인들이 "나이 든 사람은 사라지라는 말이냐"라고 반발할 수도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구 감소가 초래할 일본 사회의 충격파

 

책의 저자 가와이 마사시1963년 생으로 현재 산케이신문 논설위원과 다이쇼대학 객원교수로 인구정책, 사회보장정책 분야의 전문가다. 내각관방 유식자회의 위원, 후생노동성 검토회 위원, 농수성 제3자위원회 위원, 다쿠쇼쿠대학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4년 '화이자 의학 기사상' 대상을 수상했고, 주요 저서로 <일본의 저출산 백년의 미주>, <중국인국가 일본의 탄생>, <의료백론>, <지방소멸과 도쿄노화> 등이 있다.

 

그는 정부나 정부 관계기관이 공표한 각종 데이터를 오랫동안 수집하여 열심히 분석하고 연구해왔다. 본문에서 자세히 밝히겠지만, 그 방대한 데이터가 보여주는 일본 사회의 미래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저출산은 경찰관, 자위대원, 소방관 등 젊은이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준다. 국방, 치안, 소방 기능이 약화되면 사회는 급격히 혼란에 빠져들게 된다. 

 

인구 감소와 관련한 하루하루의 변화는 지극히 미미하다. 그래서 인구 문제에 대해 '오늘은 어제와 어떻게 다른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기에 보통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 무관심이 진짜 문제다. 서서히 숨통이 조여 오듯 일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이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태를 '고요한 재난' 이라고 명명했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었는데, 제1부(인구 감소 캘린더)에서는 2017년을 기범으로 향후 100년 동안에 벌어질 일을 연대순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어서 제2부(미래 세대를 구할 열 가지 처방전)에서는 1부에서 살펴본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캘린더에 대응한 '10 가지 처방전'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에서 벌어질 지방 소멸, 사회 파탄, 국가 소멸이라는 미래상을 남의 일로만 여길 게 아니라 한국도 이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할머니 대국과 고독사의 증가

 

저자는 2017년의 일본을 '할머니 대국'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령자의 고령화 문제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사실이 있다. 바로, 그 주역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장수하기에 고령자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여성 고령자의 비율이 커지기 때문이다.

 

총무성의 통계 지표에 따르면 고령자 중 남성은 1,499만 명, 여성은 1,962만 명으로 여성 쪽이 463만 명 더 많다. 여성 전체 인구 중 고령자의 비율이 30.1%로, 30%를 처음 돌파했다. 이미 일본인 여성 3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셈이다. 따라서 2017년을 약간 과장되게 정의하면 일본이 ‘할머니 대국’ 으로 바뀐 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생활하는 여성 고령자의 증가는 갈수록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여성은 자녀가 독립한 뒤 남편과 함께 살다가 남편이 사망한 후 홀로 지내는 패턴이 늘어난다. 하지만 홀로 생활을 시작한 여성 고령자 또한 신체 능력이 쇠퇴해지면서 언젠가는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게 된다. 결국엔 자녀들의 집으로 들어가 의지하거나 고령자를 위한 시설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무의탁 노인의 경우 생계에 어려움을 겪다가 고독사할 가능성이 높다.

 

 

국립대학, 도산 위기에 처한다   

'대학 도태의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다.  일본의 대학 진학자는 고등학교 졸업생 또는 재수생이 대다수를 점한다. 따라서 18세 인구의 규모를 보면 진학자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18세 인구의 규모를 파악하는 일은 간단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18년 전의 출생아 수를 보면 된다.

 

그렇다면 18세 인구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2009년 이후로 120만 명 안팎에서 크게 변동이 없었지만, 2018년 무렵부터 다시 감소하기 시작한다. 2024년에는 약 106만 명 선에서 잠시 유지되다가, 2027년부터 다시 크게 감소한다. 이처럼 18세 인구 감소는 대학 입장에서 사활死活이 걸린 문제가 된다. 

 

최근의 연간 출생아 수는 100만 명 정도다. 이들이 18세가 되는 2032년에는 100만 명 아래로 떨어져 약 98만 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불과 15년여 만에 20만 명 가까이 감소한다. 만약 그 절반이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 치면 대학 진학자는 10만 명이 감소한다. 입학 정원 1,000명 규모의 대학 100군데가 신입생을 받지 못한다는 계산이다. 

 

 

장래의 어머니가 감소한다

 

저출산 문제를 놓고 정치인이나 전문가들이 다양한 제언을 풀어 놓는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저출산화에 제동을 거는 일은 지극히 어렵다. 설령 저출산화가 멈춘다 하더라도, 그것은 먼 미래의 일일 것이다. 베이비붐이 올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잠깐 베이비붐이 일어나는 정도로는 일본의 저출산화 흐름이 바뀌진 않는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합계출산율이 오른다 해도 출생아 수의 증가로 이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님을 봐야 뽕을 따지'라는 말처럼, 마찬가지로 결혼을 해야 신생아를 출산할텐데 편한 삶을 즐기려고 결혼을 하지 않으니 아기의 출생 감소로 연결된다. 저출산화의 영향으로 '미래의 어머니'가 될 여아女兒 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과거 저출산화에 따른 출생아 수의 감소로 이미 여아의 수가 줄어들었고, 장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 수가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이것이 앞서 이야기한, 저출산 · 고령화가 멈추지 않는 이유다. 출산 시기에 있는 여성 인구의 장래 추계를 보면 이 점을 뚜렷이 알 수 있다.

 

 

간병인 자체도 간병을 필요로 한다 

전후戰後 일본에서는 핵가족화가 진행되어 왔지만, 저출산과 고령화가 거듭되면서 과거에 없던 문제가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노노(老老) 케어' , 즉 노인이 노인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노노케어는 이미 한국 사회에도 노령자 부양 지원 제도로 도입, 정착되고 있다.

 

2025년에는 세대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세대가 약 2,015만 세대, 이 중 75세 이상이 1,187만 세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서 70%가량은 혼자 생활하거나 부부 모두 고령자인 세대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 노노케어는 간병받는 쪽도 간병하는 쪽도 모두 고령자라는 의미인데, 그 대상이 배우자만이 아니라 부모나 자녀인 상황도 있다. 간병하는 사람 자신이 간병이나 지원이 필요한 사람인 경우도 적지 않다.

 

 

수혈용 혈액도 부족하다

 

지금까지는 10~30대의 헌혈로 혈액 공급이 이뤄지고 50세 이상이 이를 이용해왔다. 헌혈이 가능한 연령은 16세부터 69세까지인데, 저출산화에 따라 이 연령층의 인구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5년에는 총인구의 67.4%였는데 2050년에는 57.6%가 된다. 특히 근래 젊은 층이 헌혈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후생노동성이나 일본적십자사 등은 2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헌혈 독려 활동도 좋지만, 이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저출산 · 고령화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크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혈액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헌혈할 수 있는 젊은이의 수는 줄어든다. 혈액제제는 보관이 극히 여렵기에 헌혈하는 사람을 꾸준히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요컨대,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라는 지금까지의 상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아무리 명의名醫가 기다리고 있어도, 아무리 최첨단 의료기기가 갖춰져 있어도 수혈용 혈액이 부족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다.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라는 상식의 붕괴는 수혈용 혈액의 부족 탓만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모든 각도에서 의료에 대한 국민의 상식을 깨부순다.

 

 

빈집이 증가한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추산(2016년)에 따르면, 2033년 전체 주택 수가 약 7,126만 호로 늘어나고 빈집 수는 거의 2,167만 호에 가까워 빈집 비율이 30.4%까지 상승한다고 한다. 즉 전국 주택의 약 3채 중 1채가 빈집이 된다는 소리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경제 법칙에서 말하듯이, 빈집 수가 증가하면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붕괴의 위험이 커지고 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흉물스럽게 방치된 빈집들 탓에 마을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지면 빠져나가는 주민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결국, 지역사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비단 인구가 크게 줄어든 지방 특유의 문제가 아니다. 대도시에서도 확실히 빈집이 늘어났다. 전철역 인근은 덜하지만, 전철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주택지에는 벌써 빈집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지어진 지 오래된 낡은 주택은 아무리 헐값에 내놓아도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 도쿄 23개 구내의 조용한 주택가에서도 종종 빈집이 발견된다. 앞으로는 도심의 주상복합 빌딩에서도 입지에 따라서는 빈 곳이 눈에 띄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땅값이 하락하고, 대출을 해준 은행이 파산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

 

일본은 인구 감소를 초래하는 출생아 수의 감소, 고령자 수의 증가, 그리고 사회의 기둥인 근로 세대의 감소라는 각각 원인이 다른 세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전국에서 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에는 폭넓은 정책이 요구된다. 그 대응책은 수십 년 앞을 내다봐야 하고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 년이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한 정권이 그 모두를 완결할 수는 없다. 정권 몇 번이 아니라 몇 세대에 걸쳐 착실하게 지속해야 한다. 그렇다면 나를 포함한 '현재의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세대에 밀어닥친 최대의 과제는 사회의 기둥, 즉 노동력 부족의 해소다. 

 

 

10 가지 처방전

 

고령자 줄이기

24시간 사회 탈피

비거주지역 명확화

행정구역을 뛰어넘는 지역 합병

철저한 국제분업

장인의 기술 활용

국비 장학생 제도로 인재 육성

중장년의 지방 이주 추진

세컨드 시민 제도 창설

셋째 아이부터 1,000만 엔 지급

 

 

꿈이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인구 감소, 이는 명백한 팩트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우리들에게 서서히 다가온 인구 감소 현상은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다. 비록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할지라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해 너무나도 수수방관한 탓이다. 무릇 사람이라면 장래가 불안하다고 느껴지면 자손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 출산장려금이라는 단기 미봉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젊은 세대가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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