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메이커스 -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데릭 톰슨 지음, 이은주 옮김, 송원섭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주제어는 바로 '히트(hit)'다. 이제부터 나는 대중문화와 미디어 부문에서 비교 불가능한 엄청난 인기와 함께 상업적 성공을 거둔 극소수 제품이나 기발한 아이디어에 관해 논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은 무엇일까? 최고 인기를 누린 노래나 TV 프로그램, 블록버스터 영화, 인터넷 밈,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앱을 보면 알 수 있는 점이 있다. 바로 이런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진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 이런 문화적 현상은 일정한 규칙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겉으로는 그저 우연한 결과물로 보여도 '히트' 상품은 몇 가지 핵심 요소에 따라 결정되는 '과학적' 결과물이다. - '서문' 중에서

 

 

히트작은 과학적 결과물이다

 

"문화 생태계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비결은 무엇인가?"

"같은 아이디어임에도 성공하는 것과 실패하는 것의 이유는 뭘까?"

 

이 책은 창의력이나 결정적인 한 방의 아이디어라는 게 어느 날 '침대에 누워 공상을 하는 동안' 저절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들에게 가르쳐준다. 또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신념과 설득력 그리고 실현에 대한 의지가 없는 한, 하나의 아이디어 자체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점도 이 책은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이처럼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히트작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의 저자 데릭 톰슨은 <애틀랜틱(THE ATLANTIC)>의 부편집장으로 경제와 미디어 부문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미국 언론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저널리스트로 평가받는 그는 <INC.>와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영향력 있는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미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의 <히어앤드나우>에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BBC, CBS, MSNBC의 여러 TV 프로그램에 경제, 미디어 분야 전문가로 출연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더데일리비스트>, <슬레이트> 등에서 행동 심리학부터 문화산업계의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비즈니스 저널리스트로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최고 인기를 누린 노래나 TV 프로그램, 블록버스터 영화, 인기 있는 앱들이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진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일정한 규칙에 따른 결과물이라면서 어떻게 특별함과 친숙함의 황금비율을 찾아낼 수 있는지, 또 이런 히트작들이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었는지 그 기제와 과정을 고찰하며 이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저자는 그러한 핵심 요소에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 아이디어 전파 수단인 소셜 네트워크, 문화 시장 경제학 등이 포함된다고 말하며, 문화 생태계에서 대중이 좋아하는 히트작을 만들어내는 비결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모를 때 기업의 브랜드는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소비자가 자신들이 원하는 제품의 진정한 가치를 모를 때는 해당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설명서에 의존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혼자서도 그런 정보, 즉 제품의 절대적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면 광고나 브랜드는 무시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스탠퍼드대학교 마케팅학과 이타마르 시몬슨 교수와 소프트웨어 회사 임원 출신인 엠마뉴엘 로젠은 자신들의 이론을 '절대 가치론'이라 칭했다. 이들은 인터넷 기술이 정보의 홍수를 만들고 수많은 제품의 광고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50년대에는 소수 TV 채널이 대통령의 정책 비전을

각 가정의 거실에 전달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제 더는 아니다. 요즘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수많은 케이블 TV가 기존 소수 TV 채널을 대신한다. 소셜 미디어가 정당 지도부의 권력 기반을 흔든다. 인터넷이 기업의 브랜딩 가치를 약화하고 있다. 라디오와 TV 방송의 영향력이 다양한 미디어로 분산되고 노출 채널이 증가함에 따라 음악, 영화, 미술, 정치 부문을 비롯한 모든 시장에서 어떤 것이 인기를 얻을지를 예측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요즘은 소통 및 정보 제공 플랫폼이 너무 많아서 대통령이나 공화당, 코카콜라 등 그 어떤 존재도 이 모든 미디어를 전부 소유할 수는 없다.

 

 

친숙한 놀라움을 추구하라

마야MAYA법칙, 이는 이 책의 핵심이다. 즉 '가장 진보적이되,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영역 안에 있는Most Advanced Yet Acceptable'이란 개념에 동의한다. 1950년대 미국을 대표할 만한 비행기, 기관차 그리고 자동차는 모두 레이먼드 로위의 펜 끝에서 나왔다. 그가 오늘날의 디자이너들에게 전하는 가르침과 교훈은 아래와 같다.

 

첫째, 사람들이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해도 적어도 창작자보다는 더 많이 알고 있다

둘째, 친숙한 뭔가를 팔려면 놀랍게 만들어라

셋째,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가 그런 자신이 이미 뭔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레이먼드 로위

 

'친숙한 뭔가를 팔려면 놀랍게 만들어라. 놀라운 뭔가를 팔려면 친숙하게 만들어라'

 

진보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친숙함의 가치에 주목하고 막스 플랑크의 경고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즉 아무리 훌륭한 과학적 발견이라도 주류 사고와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극렬한 저항에 부딪힌다. 훌륭한 예술이나 제품은 그것을 향유하는 대중과 동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유창성에 끌린다고 해서 터무니없을 정도의 극심한 단순성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야 원칙의 핵심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복잡성을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이야기의 힘

관객이 원형에서 벗어나지 않는 비슷한 이야기만 좋아하고, 그래서 시나리오 작가들도 전부 비슷한 이야기만 쏟아낸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와 같은 저자의 궁금증에 관해 헐리우드 영화 제작자는 미소를 지으며 "그런 시장에서 어떻게 흥행작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 비결을 알고 싶어요?"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특정 장르에서 흥행하는 공식이 25가지가 있다면 이 가운데 딱 '한 가지'만 바꿔보세요. 너무 많이 바꾸면 장르의 정체성에 혼동이 생길 수 있어요. 이렇게 장르의 정체성이 무너지면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 뒤죽박죽 상태가 돼버려요. 25가지 전부를 다 바꾸면 그냥 패러디죠"

 

단 한 가지만 바꾼다는 영화 제작자의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한 가지를 바꾸는 것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고전 서부 활극의 배경을 우주로 옮겨놓는 것만으로 새로운 스페이스 오페라가 탄생하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 <스타워즈>는 열살짜리 소년이나 기호학에 빠진 과학자나 똑같이 환호하는 이야기다.

 

 

 

 

근거 없는 바이럴 신화 

슈퍼볼을 지켜보는 시청자가 1억 명이 넘을 정도로 방송 전파의 위력은 엄청나다. 가장 인기 있는 뉴스 웹 사이트의 일일 방문자 수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무언가가 인기가 있다는 혹은 빠르게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아는 것만으로는 그것이 반드시 바이러스처럼 급속도로 퍼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인터넷에서는 모든 정보가 바이러스처럼 퍼질 것 같아도 사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거나 심지어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야후 연구자들은 인터넷상에서의 인기는 "최대 전파 단위의 크기에 좌우된다"라고 결론 내렸다. 말하자면 디지털 블록버스터는 '1 대 1'로 접촉하는 순간이 100만 번이나 발생해서 이뤄진 결과(예: 바이러스성 확산)가 아니다. '1 대 100만'이 접촉하는 순간이 3~4번 정도 발생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히트작의 세계로까지 이 논리를 확대 적용해보자면 글, 노래, 제품은 우리가 처음에 봤던 그림처럼 퍼지지 않는다. 인기 있는 제품과 아이디어는 대부분이 같은 출처에서 동시에 수많은 개인으로 퍼져 나가는 '블록버스터의 순간'을 지니고 있다. 그 모양은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는 형태가 아니라 아래 사진과 같은 형태다.

 

 

 

규모의 역설을 활용하라

 

조지 루카스는 영화 <스타워즈>의 시청자를 열 살짜리 아이로 보고 제작했으며, 페이스북도 처음엔 하버드 대학생들을 겨냥해 설계한 플랫폼이었다. 이처럼 처음부터 전 세계를 연결하려는 원대한 계획에 따른 게 아니었다. 요하네스 브람스 또한 한 아이의 엄마를 위해 <자장가>를 작곡했는데, 이 곡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표적의 규모를 작게 잡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는 아마도 작은 표적을 염두에 뒀을 때 상품 자체의 품질(상품 제작에 집중한 결과)과 네트워크의 품질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상당한 애착을 느끼는 상품이나 생각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고등학생 패거리, 사이비 종교 집단, 이념 집단 모두가 표면상 주류에서 벗어나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집단은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그러나 디지털로 연결된 상업적 세계에서는 소집단이 광적으로 추종하는 히트 상품에서 수익을 창출하기가 훨씬 쉽다. 이는 다시 말해 수익이 나는 방향으로 '규모의 역설을 활용'한다는 의미다.

 

 

히트작의 비밀을 알게 된다

 

시장을 호령한 히트 상품의 탄생 비화를 알고 싶거나 그림 <모나리자>가 명화가 된 사연, 그리고 브람스의 <자장가>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나가 지금까지도 세계적인 자장가가 된 이유 등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읽어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된다. 그러면 지금까지 몰랐던 히트작의 비밀을 새롭게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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