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나와 영원의 당신 - 불안 속에서 더 나은 순간을 찾으려 애쓴 시간들
손현녕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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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껏 쥐고 싶었다. 힘껏 달려가 녀석의 꼬리라도 꽉 쥐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쫓으면 쫓을수록 어쩐지 더 멀리 달아나는 것 같아 녀석을 미워하다, 증오했다. 그런 내 모습에 넌덜머리가 났다. 그 녀석의 이름은 행복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행복을 쫓아서

 

책의 저자 손현녕은 여전히 눈물이 많고 여리지만 이런 자기 자신을 사랑하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자기 치유의 글을 쓰면서 이 글의 가닥과 가닥이 매듭을 맺어 불안으로부터 탈피하는 동아줄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 밧줄의 끝에는 분명히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행복에 대한 갈망이 커질수록 불안의 그림자는 늘어진 엿가락처럼 질질 자신의 뒤를 끈질지게 따르는 것을 느꼈다. 불안 속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것은 끝내 보이지도 않았고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도대체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해 돌아온 대답은 바로 '순간'이었다.

 

그렇다. 저자가 그토록 바랐던 행복은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영원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행복은 자기 자신을 지나쳐버리는 현재이자 미래의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과거로 기억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더 나은 과거를 만들기 위해 순간의 소중함을 모아 이 책을 출간했다. 순간의 찰나 속에서 영원히 박제된 시간들이 담겨 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1부(순간의 나)에서는 시간의 밀도 등 29가지 단상들, 2부(그리고 각성)에서는 따스한 언어 등 42가지 단상들, 3부(영원의 당신)에서는 인간의 정 등 43가지 단상들, 4부(그리고 위로)에서는 제자리걸음 등 35가지 단상들, 5부(영원의 나와 순간의 당신)에서는 다른 속도, 다른 방향등 26가지 단상들을 담았다.

 

 

 

 

시간의 밀도

 

"시간의 밀도가 진한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 나의 시간은 어떠한가.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할 때 내 시간은 흐물거리지 않을까. 누구와 있을 때 비로소 내 시간은 꽉 차올라 진한 밀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공간에 의해, 타인에 의해 나의 시간을 잠식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 저자의 단상을 통해 우리들은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밀도가 진한 삶'이란 표현에서 나는 잠시 멈추었다. 어저께 먹었던 설렁탕의 육수는 다른 날에 비해서 덜 진했다. 설렁탕의 육수는 식당 주인의 제조 비법을 곁들여 장시간에 걸쳐 꼬아서 만들어낸다. 그 시간과 정성에 따라 우리들이 느끼는 맛은 달라지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동일하다. 하지만 그 내면의 깊이로 따지면 다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동일한 시간의 공부를 했음에도 학습자가 얻는 지식의 양과 깊이는 다르지 않은가. 잡생각을 하면서 건성으로 하는 공부의 효과는 아무래도 알차게 시간을 활용한 학습자에 비하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 우리들의 인생 또한 시간의 연결로 점철된다. 그 시간들의 밀도가 어떠냐에 따라 그 결과가 분명 달라진다는 의미가 된다. 깊은 맛을 우려낸 사골 육수가 바로 설렁탕의 맛을 좌우하듯이 말이다.

 

 

욕심 버리기

 

"지금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말아야 한다. 때가 아닌 것을 탐하려 하다 보니 내 마음이 어지러운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찾아 집중하자. 그것을 먼저 이루어야 더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 평생 하나의 꿈만 바라보며 제자리걸음을 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젊음이다.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상대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이루어졌을 때와 덜 이루어졌을 때에 따라 행복감을 달라질 것이기에. 그런데, 그 목표라는 게 각자의 욕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사실 목표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목표를 크게. 높게 잡아놓고서 이를 이루지 못했다고 불평하면서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규정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불가에서의 가르침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즉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은 모두 마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욕심으로 가득찬 마음이라면 결코 만족이란 있을 수 없기에 진정 행복할 수도 없을 것이다. 내가 사실 제일 싫어하는 말이 '한국이 OECD 국가 중 행복지수가 꼴지'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정말로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척도는 개개인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욕심을 앞세운 사람들의 요구가 반영된다면 이는 당연히 행복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비교하는 마음을 얘기해 본다. 히말라야 산 아래 정말 작은 나라 부탄 왕국의 국민들이 세계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한국인들은 부탄 국민들에 비해 엄청 잘 살고 있다. 쉽게 말해 그들에 비해 훨씬 부자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행복하고 우리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언론이 떠들어댄다. 왜 그럴까? 우리들의 분수가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누구는 대형 아파트에 살면서, 외제 승용차를 몰고, 럭셔리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는데 나는 왜 그렇지 못한가라고 비교하는 마음이 생긴 탓이다. 스스로 내 마음의 주인이 아니라 남의 마음에 흔들리고 있어서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못난 마음

 

"같은 일을 하다 보면 나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사람에게 시기어린 질투가 나기 마련이다.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드는 감정이기에 이를 못난 마음이라 하기 어렵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못하고 질투의 마음을 작은 불씨로키워 그 사람에게로 미움의 바람을 날렸을 때, 큰 화를 면하지 못하는 것은 정작 '나'이다"

 

직장인들이라면 종종 이런 시기심 내지는 질투심을 느낀다. 입사 동기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혼자서 잘나가는 사람이 있어서다. 이런 감정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런 감정조차 없다면 성공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못난 마음이 아닌 배움의 자세가 되었을 경우 분명 자신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단순한 감정에 나쁜 씨앗을 뿌리는 행위에 있다. 부처님 말씀 중에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라는 가르침이 있다. 입사 동기 중에 자신보다 재능이 특출한 인물이 있을 수 있다. 같은 사람이라고 다 뛰어난 인물이 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자연히 그 상대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를 '첫 번째 화살'에 맞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마음에 자신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스스로에게 뛰어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거나 심지어 그 상대방이 잘못되도록 해코지를 하는 경우는 바로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맞도록 만드는 행동인 것이다.

 

 

 

 

행복은 내 곁에 항상 있다

 

요즈음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세상 사람들 간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잇다. 그러다보니 경쟁에 뒤쳐질까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이런 불안감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오히려 이를 잘못 인식하다 보면 행복은 멀리 살고 있는 파랑새처럼 느껴질 수 있다.

 

우리의 선인들은 스스로의 마음을 잘 살펴보라고 가르쳤다. 이것이 바로 '명상'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잘 살펴 이를 헤아리고 다스릴 줄 알아야 비로소 큰 일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게 내 마음이 짓기에 달렸음을 깨닫고, 두루 포용할 줄 알면서, '두 번째 화살'에 맞지 않도록 마음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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