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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공부 - 3000년 고전에서 찾아낸 승부의 인문학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사는 이
땅의 경영자들이 인문학에 눈을 돌리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요? 저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창의성과 상상력,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과 삶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은
기업가들에게 통찰과 영감은 물론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제공합니다.둘째, 사람과 삶을 총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는 인문학적 성찰은 기업 경영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을 줍니다. - '머리말' 중에서
승자의 지혜를 배우다
책의 저자인 유필화 교수는 1987년부터
성균관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삼성그룹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지원으로 설립한 SKK GSB의 학장을 역임했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비즈니스스쿨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초빙교수, 한국경영학회 편집위원장,
한국마케팅학회 회장, 제일기획과 KT, 교보생명 사외이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학문적 연구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고전 연구에 관심을 쏟은 그는 '리더십 스승으로서의
역사'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수많은 고전과 역사서적을 탐독하여, 경영학 관점에서 이 책들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다. 또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강소기업 '히든 챔피언'에 관한 탐구에 저명하여, 세계적인 경영석학 헤르만 지몬과 함께 <유필화와 헤르만 지몬의 경영담론>을
출간하기도 했다. 국내 경영학계에서는 마케팅, 특히 가격관리 분야에서도 선구자적인 입지를 구축해왔던 그는 기업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경영
그루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지난 30년간 국내 유명 기업과 사회단체에서 1500회 이상의 강연을 통해
10만 리더들을 열광시켰던 유필화 교수가 3000년 역사의 전략이 담긴 병법서 9권과 중국 대륙을 호령한 6인의 리더에게서 찾아낸 승자의 법칙을
한 권으로 엮은 인문경영서다.
역사의 한 획을 그은 황제, 재상, 장군 가운데 그 삶이 흥미진진하고 현대인들에게 생생한
시사점을 주는 6인의 리더십을 다룬다. 당나라의 태종, 청나라의 강희제, 주(周)나라의 재상 주공 단,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재상 관중,
청나라 말기의 장군 좌종당, 그리고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는 중국 공산당의 걸출한 지도자 저우언라이가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끈질긴 의지의 소유자였으며, 겸손하면서도 과감한 결단력을 갖췄다. 또한 전쟁 중에도, 위기의 순간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당태종은 빼어난
신하들과 대화를 통해 배웠고, 강희제는 내란 중에도 하루도 독서를 거르지 않았다. 저자는 이들 6인의 리더십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각 인물마다 오늘날 리더들이 벤치마킹해야 할 리더십을
소개한다.
정치나 무력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맞게 흐름을 읽고, 판을 뒤집는
지략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런 지략이 집대성된 병법서가 바로 <삼십육계>다. 숱한 전쟁을 겪은 중국인들의 내공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이 36개의 지략은 하나같이 유연하고
무리 없는 사고방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이는 오늘날에도 경영 전략의 지침, 처세의 지혜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당태종
이세민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
君舟人水 水能載舟
亦能覆舟
이는 <정관정요>의
제2장 '정치의 요체'에 나오는 구절이다. <정관정요>는 '제왕학의 교과서'
격으로 이세민 사후에 오긍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참으로 날카로운 현실인식이다. 절대군주도 이런 생각으로 나라를 다스렸는데,
요즘의 사회의 지도자들을 보면 참으로 너무나도 비교가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당태종 이세민은 군주보다 백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마음 깊이 깨달은 제왕이었다. 모든 정치의 근본이 백성임을 확신한 그는 백성들의 눈으로 보고 그에 따라 행동하려고 애썼다. 이에
대해 경영학자인 저자는 "'철저한 고객 지향
정신'이 당태종이 성공한 핵심 이유"라고 강조한다.
<정관정요>에 실린
자기경영 5원칙
부하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자신의 몸가짐을 먼저 바르게 하라
최초의 긴장감을 지속해라
철저한 자기절제
겸허한 태도와 신중한 언어
구사
최장 재위 기간의
강희제는 애독가
강희제는 8살에 황위에 올라 눈을 감을 때까지 무려 61년 동안 나라를 다스렸다. 중국
역사상 재임기간이 가장 긴 황제이다. 그는 비교할 만한 이가 없을 정도로 학문을 좋아해서, 젊은 시절부터 독서에 몰두했다. 하도 많이 책을 봐서
과로로 인해 피를 토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는 삼번의 난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하루도 독서를
거르지 않았다. 독서의 효용에 대해 강희제는 만년에 이렇게 말한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한 권의 이득이 있고,
하루 독서를 하면 하루의 이득이 있다"
참을 '인忍'자의 지도자
저우언라이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년)의 정치적 처세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참다',
'견디다', '질기다', 즉 한자어 참을 '인忍'이 가장 잘 들어맞는다. 1927년 5월 국민당과 공산당이 갈라지기 직전, 한커우에 있던 그는
국민당의 배신 행위에 격분한 류령이라고 하는 부하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지, 단지 인忍이라는 한 글자만
있을 뿐이네. 혁명을 위해서는 악문 이가 부서져도
흐르는 피와 함께 그것을 삼켜야 하네. 필요하다면 창부도 될 수 있어야
하네"
그는 여기서 언급한 '인'을 평생의 처세 원칙으로 삼았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지도자도 천두슈에서 취추바이, 리리싼, 왕밍, 그리고 마오쩌둥으로 어지럽게 교체되었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저우언라이만은
거의 일관되게 2인자 또는 3인자의 자리를 지켰으며, 당의 기둥 역할을 했다.
손자병법
지금 우리들은 점점 빨라지는 속도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업들 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시간 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젠 '규모의 경제'가 아닌 '속도의 경제'가 기업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는 환경의 변화 속도에 적응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속도는
기업과 불가분의 관계인 필수적인 생존 요건인 셈이다.
2500년 전에 손자는
<손자병법>의 제2장 '작전편'에서 속도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즉 장기전에 들면 병기가 무뎌지고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나라의
재정은 바닥나게 되며, 이런 약점을 파고들어 이웃 제후국에서 공격을 가할 수도 있으므로 절대로 질질 끄는 전쟁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춘추전국시대에도 반드시 큰 국가가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약소국이지만 변화하는 정세에 발 빠르게 대처해 시대의 승자가 된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오늘날
같은 시간 경쟁의 시대에 속도는 더욱 중요한 생존 경쟁력이다. 큰 것이 작은 것을 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먹는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조직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육도삼략
<육도>, <삼략>을 포함한
중국의 대표적인 병법서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하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가'라는 논제를 다루면서 빼놓지 않고 정치의 문제를 언급한다. 중국인들은
전쟁에서 이기려면 아무리 열심히 전략전술을 연구해도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대신 그들은 나라의 정치가 안정되고 정부가 백성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승전의 기본 전제조건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중국의 병법서들은 모두 정치 문제를 매우 중시하는데,
<육도>, <삼략>도 예외가 아니다.
태공망의 백성을 사랑하는
원칙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다
공평하게 형벌을 적용한다
세슴을 경감한다
낭비를 억제한다
사마법
"정치를 할 때나 군대를 통솔할 때
지나치게 조여도 안 되고
또 너무 느슨하게 해도 안 된다.
균형을 잡고 임하는 것이 좋다"
이는 <사마법>
'천자지의편天子之義篇'에 실린 내용의 핵심을 간추린 것으로, 현대의 기업 경영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다. 사마司馬란 원래 군사
업무를 다루는 고대 중국의 관직명이다. 주周 왕조 시절엔 대사마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하지만 현재 전해지고 있는 <사마법>은 후대인
전국시대의 제나라에서 정리, 가필하여 간행한 책이다.
당대의 최고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기업 문화는 기업의
가슴이자 얼(soul)"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기업 문화가 경영에서 중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저자는 <사마법>에 나오는 위의
말이 좋은 기업 문화의 정수를 잘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를 '질서와 혼돈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라는 말로 재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에서 찾아낸 승자의 지혜
이밖에도 책의 후반부엔 제1계인 '만천과해瞞天過海'에서부터 제36계인 '주위상走爲上'까지
총 36가지의 계책을 담고 있는 <삼십육계>를의 내용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우리들에게 지혜와 통찰로
안내한다.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넌다는 '만천과해'는 상대방의 심리적 약점을 역이용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경제경영인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