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의 시대 - 최소 4년, 최대 8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리는 세계 대변혁 시나리오
매일경제 국제부 지음 / 청림출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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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0일, 드디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브렉시트와 더불어 2016년 최고의 이변으로 여겨지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한마디로 전 지구촌에 '쇼크'였다. 이때부터 세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당선은 취임 이후도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럭비공'으로 표현되는 좌충우돌식 백악관, 정부 인선을 시작으로, 그가 미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어갈지는 예측불허의 상태다. - '서문' 중에서

 

 

지구촌에 어떤 격량이 몰아칠까?

 

트럼프의 당선 직후 정치적 발언과 조치는 전 세계를 예측불허의 상태로 밀어 넣고 있다. 마치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듯이 대만 총통과 긴밀한 제스처를 취하고,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고립주의를 실행하듯 멕시코와의 국경에 담을 치고 무슬림 7개국의 입국 불허 조치를 내림으로써 약한 상대에게는 강한 펀치를 먹이겠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일본의 아베 수상과의 정상 회담이 있던 날 북한의 김정은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경고에만 그치지 않고 북한의 심장 평양을 향해 직접적인 포격을 감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쉽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정치, 경제적으로 미국과 밀접하게 얽힌 나라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매일경제신문 국제부가 향후 최소 4년, 최대 8년간 전 세계를 주도적으로 이끌 트럼프 대통령과 그 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각도로 심층 분석을 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과정 내걸었던 공약을 통해 그가 걸어갈 정책 방향을 탐구했고, 나아가 그가 지명한 내각 인사들의 성향까지 분석해 트럼프 정부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있다.

 

 

 

 

트럼프노믹스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의 부활인가?

 

트럼프가 구상하는 소위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그가 미국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내세웠던 감세, 규제 완화, 인프라 투자, 화석에너지 개발 적극 추진 등의 공약들은 모두 일자리와 연관돼 있다. 가계 세금을 낮추면 민간 소비가 늘어나고, 기업 세금을 낮추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린다. 이에 따라 경제가 활성화되고 궁극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난다. 규제 완화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이는 경제성장을 촉진시켜 일자리를 늘린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경제를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미국 내에서 일자리를 늘리고자 추진하는 강력한 정책이 바로 '메이크 인 아메리카' 정책이다. 그는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강조하며 자국 내에 공장을 두고 생산하지 않은 제품의 수입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최근 포드 자동차는 16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 현지 공장 설립안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제품들의 판매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통상 마찰은 결국 백인 노동자에게 타격을 입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016년 한 해를 회고하면서 사람들의 감정과 편견을 먹고사는 선동가이자 스트롱맨(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를 가리키는 말)으로 러시아의 푸틴과 터키의 에르도안, 중국의 시진핑, 필리핀의 두테르테 등과 더불어 트럼프를 꼽았다. 미국은 다원주의, 관용, 법질서 같은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는 수호자 역할을 해왔고 거의 언제나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다.

 

그러나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의 미국은 앞으로 어떤 모습일까? 각국 스트롱맨들의 힘겨루기 속에서 브렉시트처럼 다시 예측 불가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토록 백인 노동자들이 열광했던 미국 우선주의가 인프라 투자와 감세, 보호무역, 규제완화 등이 정책으로 이어져 그 열매는 노동자보다 부유층에게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칼럼('트럼프 정책은 백인 노동자에게 유익하지 않다')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제외하면 백인 노동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정책은 사실상 없다고 혹평했다.

 

 

 

한국의 외교, 시야는 불투명

 

오바마 정부는 일관되게 '아시아 중시 정책'을 표방했다. 힐러리 클린턴도 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었기에 한국의 외교는 예측가능한 시나리오를 수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시야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물안개가 자욱한 광활한 호수를 바라보는 기분이다. 무엇이 눈앞에 튀어나올지 도대체 알수가 없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한국 외교가 선택을 강요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공식 집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아시아 패권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양국은 우리에게 줄서기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시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북핵, 사드 배치, 주한미군 방위비 등의 현안은 모두 휘발성이 강한 소재들이다. 이중 사드 배치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좁아진 우리 운신의 폭을 더욱 좁힐 것이며, 여기에 푸틴의 승부사적인 전략으로 러시아의 개입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선에 미칠 영향은?

 

트럼프는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읽었다. 2016년 지구촌의 가장 큰 화두는 브렉시트로 촉발된 글로벌 고립주의의 등장이었다. 브렉시트 이후 지구촌에는 세계화의 반대 개념인 고립주의 현상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난민 정책에 가장 너그럽던 독일마저 빗장을 닫아걸게 만들었다.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도 전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는 고립주의의 한 단면이었다. 난민을 배척하고 유럽연합과 섞이기를 거부한 것이 브렉시트라면, 이민자를 축출하고 자유무역을 부정하는 것이 트럼프식 고립주의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물론 이것만이 그의 당선에 유력한 요소였던 것은 아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기에 유권자로부터 표심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정치적으로 기득권 세력이었던 힐러리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밑바닥의 민심은 주류 정치권의 적폐를 청산 대상으로 간주했던 것이 일조를 했던 셈이다.

 

우리들 앞에 놓인 2017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현상이 작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미 청년층들의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논란', '88만원 세대' 등은 뭔가 판을 바꿈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국이 전개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게 하기 때문이다. 민심은 이성적이지 못하다. 대부분 즉흥적이고 순간적이다. 구체적인 비전의 실효성보다 마냥 기득권과의 싸움을 즐기는 모양새이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고 말한다. 내 눈에는 영웅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직도 난세가 아닌 것인가? 역설적으로 얘기한다면 한번 더 한국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정부가 탄생할 수도 있음을 예상하게 한다.

 

 

 

 

스트롱맨의 시대, 대변혁이 예상된다

 

보호무역을 앞세운 트럼프노믹스에 대비, 우리는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까? 북핵으로 위협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려면 우리는 트럼프 정부의 고립주의에 어떤 외교정책을 펼쳐야 할까? 강한 힘을 앞세우는 글로벌 스트롱맨의 시대에 우리는 어덯게 대처해야 할까? 이 책은 우리들에게 그 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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