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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ㅣ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마음의 과학>,
<컬쳐 쇼크>, <생각의 해부>, <우주의 통찰>에 이은 엣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온라인 살롱인 엣지에
실린 석학들의 인터뷰, 글, 대담 중 17편을 엄선해 실었다. 이러한 엣지의 콘텐츠들은 스트리밍 동영상으로도 게재돼 있으며, 일반 대중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서문' 중에서
인간은 현재 진화 중인가?
책은 첫머리에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강연 <진화 가능성>(2015년) 원고를 실고 있다.
그는 이미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을 옹호하면서 드넓은 우주의 다른 곳에서도 생명체가 동일한 진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서 진화이론가 데이비드 헤이그의 강의 <유전체 각인>(2015년), 로버트 트리버스의 강의 <강풍을
동반한 거센 폭풍우>(2004년) 등이 소개된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이후 출간과 동시에 과학계와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몰고 온 <만들어진 신>(2006년)에서는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하기도 했다.
2012년, 스리랑카에서 물고기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진화과학의 대중적 이해에 공헌한 도킨스를 기려 새로운 어류 속명을 '도킨시아'라고 헌정했다. 2013년에는
<프로스펙트>지가 전 세계 100여 개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고 지성을 뽑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자연선택은 생명의 보존과 관련 있다. 이는 자신의 복제본을 만들어 낼 능력을 지닌
암호화된 정보, 즉 유전자의 연속성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진화학자 찰스 다윈은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은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생물은 저절로
사라진다고 주장하면서 내놓은 이론이 바로 '자연선택'이다. 도킨스도 이 이론에 동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우주의 다른 곳 어딘가에 생명이 있다면, 그
역시 다윈주의적 생명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나는 우리가 생명이라고 부르는 이 고도로 복잡한 현상이 물리법칙으로부터 기원할 방법은 단
하나뿐이라고 봐요" - 리처드 도킨스
생명체의 핵심은 바로 유전자, 즉 DNA이다. 그렇다면 생물은 무엇을 위해 노력할까?
다윈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애쓴다고 보았다. 어느 시대의 어느 동물을 보든 간에 그 개체가 대대로 이어진다. 생존과 번식에 성공한 개체들은
끊이지 않는 계통의 후계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유전자가 전달되는 통로, 즉 임시 생존 기계라고 할 수
있다.
우주의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있는지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는 지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 존재 여부를 아무도 알지 못한다. 아마도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우주의 별은 무려 10의 22승乘개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 지구인들이 아직도 이를 일일이 다 탐사하지 못했고, 그리고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면 이는 더욱 놀라운 일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진화한 뇌는 다윈 선택의 한 형테를 통해 출현해야
하며, 다른 행성에서는 그 선택이 전혀 다른 형태로 전개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것은 여전히 다윈주의적일 겁니다. 내 셔츠를 걸고 내기할 수도
있어요" - 리처드 도킨스
"미래의 생명은 아날로그일까,
디지털일까?"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프리먼
다이슨, 그는 이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여 수학과 물리학을 토대로 아날로그 생명이 디지털 생명보다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다. 디지털 컴퓨터로는 계산할 수 없지만 아날로그 컴퓨터로는 계산 가능한 수들이 수학적으로 증명된 푸얼-리처즈 정리와 양자역학은 아날로그
시스템에선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인간에게 돌연변이란 무엇일까?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진화발생학 교수인 아먼드 마리 르로이는 <정상적인 인간 변이의 본질>이란 강의를 통해 '무언가를
돌연변이체라고 말하는 것은 불쾌한 차별, 다시 말해 단지 다를 뿐인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사실상 비정상적인 것이라는 의미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처럼 이마 한가운데 외눈이 박힌 모습으로 태어난 아기도 있다고 말한다. 이런 외눈증은
소닉헤지호그라는 유전자가 결핍되어 생긴 현상이다. 또 다른 사례를 든다. 필라델피아대학 의대의 뮈터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형 전시물인
해리 이스트랙인데, 이는 상처 난 자리에 살 대신 뼈가 자라는 진행성 골화섬유형성이상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의 뼈를
전시한 것으로 바로 돌연변이의 모습이다.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름다움은 무엇이며, 무엇이 아름다움을 낳는가? 많은
이들이 아름다움이야말로 건강의 보증서라고 여긴다. 이는 사회생물학의 개념이다. 인간의 정상적인 변이가 바로 인종이다. 지구촌을 두루 살펴보면
서로 전혀 다른 모습의 사람들이다. 아직도 우리는 이런 변이에 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피부색과 인종은 유전자의 통제를 받지 않음에도 소위
'나치 과학'은 이를 악용한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는 인류 변이의 유전적 토대를 연구해야 합니다"라고 끝을
맺는다.
이밖에 고인류학자 대니얼 리버먼은 <두뇌 더하기
근육>(2012년)에서 인류의 조상이 남긴 생리적 유산을, 스반테 페보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지도 작성>(2009년)에서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에게 남겼을 가능성이 있는 유산에 대해, 예일대 진화조류학자 리처드 프럼은 <오리의 성과 미적
진화>(2014년)에서 오리의 연애 생활을 들려주면서 자연선택에서 미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흥미로운 주제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인간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