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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의 재발견 첫번째 이야기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과학자들의 우연하고 기발한 발견들 ㅣ 딴짓의 재발견 1
니콜라 비트코프스키 지음, 양진성 옮김 / 애플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들을 따라가다 보면 실명한 눈으로 영화의 선구자가 된 조셉 플래토, 역학과 요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데 집착한 드니 파팽,
두꺼비와 마녀의 성성을 탐구했던 외과 의사 윌리엄 하비, (중략) 원자의 마법 공식을 만들어 낸 스위스의 교사 요한 야코프 발머 등 28명의
과학을 사랑한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 '서문' 중에서
괴짜 과학자들의 위대한 발견
책의 저자 니콜라
비트코프스키는 작가 겸 물리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설명한다. 그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과학문화사전>의 사설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제임스 본드의 첨단 장비, 설인 예티, 향정신성 의약품 LSD, 화염병 제조법 등에 관한
다양한 글을 썼으며, 현재도 대중 과학서를 지속적으로 집필하고 있다.
과학은 너무나 인간적이고도 낭만적인
학문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론 자체만 초점을 맞추는 일반적인 과학서적에 안타까워하며 그 대안으로 <딴짓의 재발견>을 집필했다. 그는 과학사를 요약하기보다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하고 우연한 생각과 실수에서
얻어진 위대한 발견 이야기들을 책에 담았다.
베르나르
팔리시(1509~1590년)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년)는 뛰어난 이론가였다. 현장을 돌아다니며 발품을파는
사람이 아니라 그는 책상 앞에서 쉽게 이론을 만들어 냈다. 특히, 그가 물에 관하여 내린 한 가지 결론, 즉 "사이펀 원리에 따라
모든 강물은 가장 높은 산꼭대기로 이동한다"는 말은 팔리시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사이펀은 옮기기 위험한 액체를 기압차와 중력을 활용해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관을
말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수세식 변기에도 물이 내려가고 항상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는데 사이펀의 원리가
사용된다.
다빈치는 수리학水理學에 열정을 갖고서 여러 저서에 물의 흐름과 낙하, 홍수 등에 관한
수많은 그림을 싣기도 했는데 매우 현대적이었다. 하천에 관한 그의 이론은 깊이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는 강이 지구표면에 파인 혈관과
같아서 강물과 지하수가 만나 바다에서 합쳐지고, 혈액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순환하는 것처럼 물도 바다 밑에서부터 산꼭대기까지 이동한다고
생각했다.
팔리시는 대학에 한 번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었지만, 대신 매일 화분의 흙이나 진창에 발을 담갔다. 그 진창 속에서 물을 직접 흘려보내는 실험을 통해 물이 쉽게 높은 곳으로 이동하지
않으며, 적어도 수원지水源地의 고도보다 높은 곳으로 솟아오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가 쓴 <놀라운 대화>의 '강과 샘'이라는
장은 수리학에 관한 최초의 실용 개론서다.
미친개에게 물렸을 때엔 소금물을 준비해 상처를 씻는다. 보르도 와인에 해독제를 약간 섞어
따뜻하게 데우고 환자에게 마시게 한다. 그런 다음 살아 있는 비둘기 2마리를 잡아서 정확히 반을 가르고 따뜻할 때 환자의 손에 끼운다. 다리를
물렸다면 발에 끼운다.
살아 있는 비둘기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른다면 존
베이트의 충고를 따라보자. 비둘기를 어떻게 잡을까? 밀가루 반죽을 와인에 담가 끓인 다음 보리를 넣는다. 그리고 땅 위에 뿌리면 그것을 먹은
새는 잔뜩 취해 날아오르지 못하게 된다. 이 방법은 겨울에 눈이 많이 왔을 때 사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 존 베이트, <자연과 기술의
신비>에 소개된 민간요법 중에서
드니
파팽(1647~1712년)
루이 리비에르는 "파팽은 어느 날 냄비에 물을 끓이다가 보이지 않는 힘으로 뚜껑이
들썩거리는 것을 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발견했다. 그 에너지를 이용해 증기 기계를 만들었고, 그로부터 얼마 후 스코틀랜드의 기술자였던 제임스
와트가 이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국 초등학생들은 조금 다른 교육을 받는다. 교과서 속의
냄비는 홍차 그릇으로, 그리고 인물은 파팽이 아니라 제임스 와트로 바뀌어 있다. 주인공이 영국인이든 프랑스인이든 간에 이 사건이 어느 누구를
기만하려는 의도는 아니겠지만 진실은 중요하다. 최근에 그의 전기를 쓴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파팽은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냄비 따위가 아니라 단순 명확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루이지
갈바니(1737~1798년)
갈바니는 몸이 아팠던 아내를 위해 개구리 수프를 만들고 있었다. 그는
개구리의 껍질을 벗겨내고 우연히 전도체와 가까운 자리에 놓았다. 그런데 실수로 개구리 한 마리의 넓적다리 신경에 전도체가 닿았고, 개구리의 다리
근육에서는 심한 경련이 일었다. 그 현상을 목격한 갈바니의 아내는 개구리 몸에서 전기가 흘러나왔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생물학자 장 로스탕은 "오! 갈바니의 아내가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 소중한 기침 발작이 없었다면! 전신기도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갈바니의 개구리는 뉴턴의 사과처럼 역사 속에
첫 전기 기구를 만드는 데 주요 역할을 한 우연한 상징이 되었다.
에메
봉플랑(1773~1858년)
포로로 잡힌 식물학자 봉플랑은 다시금 놀라운 성공을 향한 행보에 나섰다.
그는 자신이 수감된 교도소를 세상에서 유일하게 서양 의학과 현지 전통 약학의 결합을 시도하는 실험의 장으로 만들었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였지만
또다시 부를 꿰차고 새로운 분야의 선구자가 된 봉플랑은 다시금 호랑이의 질투심을 자극하게 되었다. 그래서 '파라과이 호랑이'라 불렸던 독재자
호세 가스파르 로드리게스 프란시아는 봉플랑을 천국으로 변화시킨 교도소에서 쫓아내고 말았다.
에드거 앨런
포(1809~1849년)
에드거 앨런 포는 소설과 시에 과학을 접목시킬 만큼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의 단편소설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 같았고, 그의 시는 단어 하나조차도 철저하게 계산된 설계도 같았다.
그의 훌륭한 에세이도 지극히 과학적이다. <유레카>는 과학과 형이상학, 시를
집약시켜 그 정수만을 뽑아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콜리지와 바이런을 좋아했던 포는 다음에 쓴 신작에서 매우 특별하면서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로맨틱 과학'을 만들어 냈다.
르네
뒤보스(1901~1982년)
수많은 질병 감염의 치료 효과를 가진 페니실린을 발견한 공로로
1945년의 노벨상은 플레밍과 플로리, 그리고 그의 연구 조교였던 언스트 체인에게 돌아갔다. 안타깝게도 항생제의 개념을 만들어 낸 뒤보스의
공로는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플레밍은 이 문제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고 앵글로색슨 출신 위원도 자신의 실수를 정정하지 않았으며, 뒤보스
자신마저도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 그중에 오직 플로리만이 뒤보스와 함께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것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결국 과학의 역사에서
뒤보스는 페니실린을 발명하지 않은 인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랑하면 우연히 발견한다
우리들이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포스트잇', 이는 3M의 대박
제품이다. 처음에 이 제품을 개발한 사람은 실패작이었기에 이를 폐기하다시피했다. 왜냐하면 접착력이 너무 약해 쉽게 떨어지는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패작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다른 개발자에 의해 지금의 제품으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과학을 사랑한 28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여정에 활력을 얻을 수 있다. 사랑해야 우연한 발견도 성사된다. 두 번째 이야기도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