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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조숙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한 언어 과학자가 자신의
과학적 연구가 지닌 폭넓은 함의에 대해 평생에 걸쳐 고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만으로도 그 함의의 범위가
얼마나 방대할지를 짐작케한다. 아우르는 분야도 인상적이다. 이론언어학, 인지과학, 과학철학, 과학사, 진화생물학, 형이상학, 인식론, 언어와
정신에 관한 철학, 도덕 철학과 정치 철학, 그리고 짧게나마 인간 교육에 대한 이상까지 다룬다. - '서문'
중에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책의 저자
노엄
촘스키는 '세계의 양심'으로 불리는 미국의 언어학자, 철학자, 실천적 정치평론가이다. 그는 역사 언어학자이자 저명한 히브리어
학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언어학과 수학, 철학 등을 공부했다. 후일 생성문법 이론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학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 시작했으며, 왕성한 저술활동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강의 활동을 했다.
또한 숱한 저작물과 강연을 통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문제와 강대국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참여적 지식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오늘날 단순히 한명의 언어학자일 뿐만
아니라 숱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발언하며 세계 여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현대 언어학과 인지과학의 창시자이자 열렬한 사회 비평가로서 지난 50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과 사회에 관한 자신의 핵심 철학을 정리하고 논쟁점을 광범위하게 비평한 '촘스키 인간론'의
정수다. 변형생성문법 이론을 정립했던 1950년대 이후 언어 연구가 어떻게 과학적으로 발전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언어의 사회적 측면과
의사소통, 지시와 관련된 측면을 강조하는 여러 다른 이론들을 설명하고 비평한다.
즉 이론언어학, 인지과학, 과학철학, 과학사, 진화생물학, 형이상학, 인식론, 언어와
전신에 관한 철학, 도덕 철학과 정치 철학, 인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리 인간이 어떠한 존재이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회,
정치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사고를 어떻게 형성하는지 설명한다.
인간에 대해 네 가지를
질문한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제1장(언어란
무엇인가?)에선
자신의 '변형생성문법'을 다룬다. '인간'이라는 질문에 언어학이 갖는 중요성을 대해 설명하고, 제2장(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에서는
인간의 인지에 대한 한계성을 자세히 설명한다. 제3장(공공선이란 무엇인가?)에선 개인적 능력이 아닌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을 고찰하며, 끝으로
제4장(자연의 신비)에서는 자연의 신비를 풀지 못했듯이 마찬가지로 언어의 창의적 사용에 관해 인간의 지능으론 도저히 풀지못하는 궁극적 비밀일
거라고 강조한다.
언어
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 이는 촘스키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말하는 능력'을 가르키는 말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첫 번째로 촘스키가 들고 나온 것이 바로 소통의 수단이다. 그는 인간이 한 말을 수집하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방식으로 언어를 연구했던 기존 학계의 관행을 깨고, 인간에게는 선천적으로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있고 기본 문법 원리만 익히면 변화를 주면서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변형생성문법'의
요지다.
"인간이 하등 동물과 다른 유일한 점은 대단히 복합적인 소리를 생각과
결부시키는 능력이 거의 무한정 더 크다" - 찰스 다윈
나아가 그는 인간에게 언어란 인간이
스스로 설계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물학적인 실체'라고 말한다. 즉 시각 계통이나 면역 계통이나 소화기 계통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언어를
획득하는 자질은 인간에게 태어날 때부터 지닌 것으로 인간은 모국어를 접촉함으로써 언어 능력을 체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해
이해력은 바로
인지 능력을 의미한다. 아이작 뉴턴은 자신의 법칙들이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그 원인들이 초자연적"이라고
믿었다. 그는 그 원인들이 물리적인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희망했다. 촘스키는 인간이 풀 수 있는 질문을 '문제',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미스터리'로 구분하며 인간의 인지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미스터리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질문에 대해 더 나은 설명을 찾으려고 끝없이
탐구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공공선
공공선에 대한 관심을 통해 우리는 교육 제도부터 노동 여건에 아르기까지 이런 처참한
정책들이 미치는 지독한 영향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풍요로운 다양성 안에서 이해력을 발휘하고 인간적으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130쪽)
애덤 스미스, 아나키스트적
노동조합 운동, 그리고 여성운동 등을 통해 우리 인간들은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소위 아나카스트를 표방하는 촘스키의
사회비판을 보여준다. 소수의 특정 정치가들이 펼치는 정책이 모든 이의 구미를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이들 소수가 특권을 누린다고 비판하면서
심지어 그는 "처참한"이라는 표현도 서슴치 않고
있다.
자연의
신비
"아이작 뉴턴으로 인해 [자연의] 긍극적인 비밀들이 다시금 알 수 없는
상태를 회복했으며, 자연의 비밀은 과거에도 알 수 없었고 아프로도 쭉 신비한 상태로 남게 되었다" -
흄
이는 결국 우리 인간의 인지능력은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데카르트주의자들이 고민했던 것은 언어의
창의적 사용이었다. 훔볼트는 이것을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사용"이라고 표현하고 '사용'에 강조점을 두기도 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창의적 사용에 관한 데카르트주의자들의 고민에 다가가지 못하는 터라, 그 고민은 지금도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아마도 인간의 지능으로는 절대 꿰뚫지 못하고 영원히 알 수 없는 상태로 남게 될
궁극적인 비밀 중의 하나로 판명될 것이다"(224쪽)
공공선公共善이라는 허울 아래 개인을 억압하는
사회제도를 비판한다. 즉 '집단의 이상'을 맹목적으로 우선시하는 국가가 인간의 창의성을 억압하는 상황을 꼬집는다. 그가 왜 무정부주의자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서평을 마무리했다. 또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