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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 - 주식에서 로또, 카지노까지 승리를 지배하는 베팅의 과학
애덤 쿠하르스키 지음, 정훈직 옮김 / 북라이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무작위성은 수학 공식으로 추론될 수
있고, 운도 수학 공식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 이런 생각에 매료된 사람들은 '베팅'이 존재해온 시간만큼 오랫동안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왔다. 하지만 이처럼 완벽한 베팅을 추구하는 일은 갬블러들에게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역사 전반에 걸쳐 인간이 운을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 '서문' 중에서
모든 승리의 배후에는 '수학' 이 있다
저자 애덤 쿠하르스키
수학 박사는 런던대 위생열대의학 대학원에서 수학적 모델링을 가르치고 있다. 통계학에서부터 사회적 행동까지 폭넓은 주제의 논문을
발표해왔던 그는 2012년, 가장 촉망받는 과학 저술가를 선정하는 웰컴 트러스트 과학 논문상을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조류독감과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 역학에 관한 그의 연구는 BBC, AP 통신, AFP, 타임스, 가디언, 워싱턴 포스트 등
세계적인 언 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다뤄지기도
했다.
과학적 지식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는 그는 영국왕립과학연구소, 영국 과학 페스티벌, 톡스@구글 등에서 대중 강연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영국과학협회가 주관하는 로절린드 프랭클린 강의상을 수상했다. 현재 '노틸러스', 'BBC 포커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등에 대중적인 과학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한 개인이 카지노를 상대로 이기는 게
가능할까? 과거 갬블러들은 도박장에서 매번 패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자와 수학자 덕분에 갬블러들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물리학자는 룰렛의
무작위성을 무력화했고, 컴퓨터과학자는 포커 게임에서 승리를 답보하는 전략들을 고안해냈으며, 통계학자는 경마에서 어떤 조건을 갖춘 말이 우승할 수
있는지를 안다. 수학과 과학에 학문적 영감을 주곤 했던 '베팅 전략'은, 반대로 수학과 과학 덕분에 진화를
거듭하곤 했다. 그리하여 사람은 이제 거의 모든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무지의 3단계)에서는 최초로 등장한 베팅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룰렛 게임을 소재로 이야기한다. 승부의 결정타로 여겨지는 운과 우연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방법을 통계학과 물리학에서 찾아본다. 제2장(복권의 비밀)에서는 로또, 스크래치카드와 같은 복권이 운영되는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수학적으로 수익을 예측하고 추첨에 유리한 확률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제3장(수학자와의 한판 승부)에서는 포커 게임과 경마 등의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수학과 과학을 활용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4장(수학은 어디까지 예측할 수 있을까)에서는 측정하기 힘든
변수가 많아 그 예측이 힘든 '스포츠 베팅'에도 수학과 과학이 활용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측을 위해 복잡한 데이터 처리가 필요했던 스포츠
베팅은 컴퓨터의 발명으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왔고, 베팅의 세계가 단순한 게임에서 금융시장으로까지 확장하게 된다. 이어서 제5장(로봇의
등장)에서 특히 자동 프로그램이 어떤 수학적 시스템으로 금융시장을 움직이는지, 또 어떻게 혼란을 가져오는지 이야기한다.
제6장(게임에 허풍이 필요할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베팅
상황에서 예측뿐 아니라 확실한 승리에 도달하게 해주는 '게임 이론'을 다룬다. 제7장(기계는 어떻게 베팅하는가)에서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인
인공지능의 핵심은 무엇인지, 앞으로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 자동 갬블러, 즉 기계가 게임을 하는 이야기를 통해 흥미롭게 전개된다. 마지막으로
제8장(승리는 운일까, 실력일까)에서는 완벽한 베팅 전략을 설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요약, 정리한다.
무지의
3단계
'만능인'이라고 불릴 만한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 20세기
초에 수학과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이 그가 주목한 덕분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의 이후 수학의 모든 부분을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각 부문들에 걸쳐 있는 중요한 연결 고리를 그처럼 찾아낸 수학자는 아무도 없다. 룰렛의 무작위성 역시 그가 관심을 보엿던
영역 중의 하나였다.
무지의 1단계~ 필요한
정보가 있으므로 간단한 계산만 몇 번 하면 된다
무지의 2단계~ 물체의
최초 상태를 정확히 모르거나 측정할 수 없는 경우
무지의 3단계~ 물체의
최초 상태와 물리적 원리를 모두 모르는 경우
룰렛 알의 최초 속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그것이 마지막에 멈출 곳이 크게 달라진다. 룰렛
알이 출발할 때의 상태 차이가, 굉장히 작아서 우리가 주목하지 못하는 그 차이가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고 그러면 우리는 그
결과를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고 푸앵카레는 주장했다.
'초기 조건에 민감한 의존성'이라고 알려진 이 문제는 룰렛
바퀴의 회전이든 열대 폭풍우든 어떤 상황에 대한 정밀한 측정치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쉽게 간과하는 작은 요인으로 예상하지 못한 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 수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개를 한 번 펄럭였던 것이
텍사스에서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하기 한참 전에 푸앵카레는 이
'나비효과'의 개요를 설명했던 것이다.
후에 카오스 이론으로 확장된 로렌츠의 연구는 주로 예측에 초점을 맞췄다. 기상 예보를
보다 정확하게 하고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의지가 로렌츠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푸앵카레는 그 반대의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어떤 현상이 무작위가 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룰렛 알의 경로가 완벽하게 무작위가 되는 때가 오기는
할까?'
수학자와의 한판
승부
폴란드 태생인 스타니슬라프 울람은 자신의 조국이 나치에
점령당하기 몇 주 전에 미국에 도착해 2차 세계 대전 기간의 대부분을 원자폭탄 연구에 매달렸고 종전 후 그는 UCLA의 수학과 교수가 되었다.
미국 정부는 '슈퍼'라는 별명의 수소폭탄을 제작하는 일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울람이 교수직을 그만두고 당초 연구에 매진했던 연구소로
복귀했을 때 몇 가지 장애물이 연구 진행을 막고 있었다.
수소폭탄과 관련된 계산이 수학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 울람은 자신이 병원에
있을 때 종종하던 솔리테르(혼자 하는 카드 게임의 일종)를 기억해냈다. 게임 도중에 특정 카드 배열이 나타날
확률을 계산하려고 했던 일 말이다. 그는 어마어마한 확률 조합의 가능성을 계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냥 카드를 몇 번씩 펼쳐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는 편이 더 빠를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 실험을 충분한 횟수로 반복하면 계산을 한 번도 하지 않아도 꽤 정답에 근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와 같은 기법이 중성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지
궁금하던 울람은 가장 친한 동료였던 존 폰 노이만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러자 폰 노이만은 즉각 그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중성자 충돌을 반복적으로 모의 실험하여 연쇄 반응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전체적으로 그려나갔다.
그들은 이 방법을 '몬테카를로 법'이라 부르기로 했다.
게임에 허풍이
필요할까?
블러핑 전략(자신의 패가 좋지 않을 때, 상대를 기권하게
할 목적으로 거짓으로 강한 베팅을 하는 것)이 정말 게임에 꼭 필요한 것일까? 1944년 폰 노이만과 경제학자 오스카
모르겐슈테른은 <게임과 경제 행동의 이론>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블러핑 전략이 게임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냈다.
"현실은 블러핑으로 구성되어 있다. 블러핑은 작은
기만전술이고 상대방이 나의 의도를 어떻게 예상할지에 대해 자신에게 물어보는 일이기도 하다" - 폰
노이만
폰 노이만은 베를린의 밤 문화를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지노에서 게임 이론을 활용하지 않았다. 그는 포커를 주로 지식을 시험해보는 게임으로 보앗으며 결국엔 다른 연구 주제로 넘어갔다. 포커 선수들이
이런 폰 노이만의 생각을 활용하여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것은 수십 년이 지난 후였다.
승리는 운일까,
실력일까?
룰렛은 무작위를 대표하는 게임
이미지로 유명한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통계학에, 그 다음에는 물리학에 공략당했다. 다른 게임들도 수학과 과학에 무릎을 꿇었다. 포커 선수들은
게임 이론을 활용해왔고 조직들은 스포츠 베팅을 투자 개념으로 전환시켰다.
로스알라모스에서 수소폭탄 제작에 참여했던 스타니슬라프 울람에 따르면 그런
경기들에서 실력이 존재하는지가 늘 분명하지는 않다. 울람은 이렇게 말했다. "습관적인 운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죠. 카드 게임에서 운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실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임에서 숨겨진 재능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죠"
사람은 거의 모든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행운의 숫자나 절대
실패하지 않는 시스템 덕분에 수익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배팅에서 성공하려면 인내심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이론을 무시하고 호기심을
쫓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사람은 제임스 하비와 같은 학생일 수도 있다. 하비는 어떤 복권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 했고 자신이 찾아낸 결점을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수천 장의 복권 구매에 앞장섰다. 또는 룰렛 알이 어디쯤에서 멈출지를
알아내려고 부엌 바닥에 구슬을 굴렸던 에드워드 소프와 같은 물리학자일 수도 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애덤 쿠하르스키는 흥미로운 문체로 독자를 완벽한 베팅의 법칙에 도달하는
길로 안내한다. 베팅과 게임, 자금 투자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공식을 찾아내기 위해 수학과 컴퓨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준다. - 아서 벤저민,
하미버드 대학교 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