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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물리학 -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지적 교양을 위한 물리학 입문서
렛 얼레인 지음, 정훈직 옮김, 이기진 감수 / 북라이프 / 2016년 4월
평점 :
게임 속 새들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게임에 적용되는 물리학적 원리가 무엇인지 등 게임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분석하는 건 현실 세계에서 물리학 연구를 하는 것과 매우
유사합니다. 비유하자면 비디오게임을 분석하는 것은 실내 암벽등반을 하는 것과 같아요. 실내에서 암벽을 끝까지 올라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암벽등반 기술을 향상시킬 수는 있죠. 그와 달리 실제로 등산하는 경우는 도달할 수 있는 정상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역시 똑같은 암벽등반 기술을
사용하죠. 따라서 현실에서의 물리학 연구는 실제 등산이고 앵그리버드 게임의 원리를 분석하는 것은 실내 암벽등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서문' 중에서
물리학과 괴짜가 합쳐진다면
책의 저자 렛 얼레인은 사우스이스턴루이지애나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강의 중이며, <와이어드Wired> 과학 부문 인기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세계적인 게임 '앵그리버드'를 비롯해 영화 <스타워즈>,
<어벤져스> 등 일상에서 발견한 갖가지 소재들을 기반으로 살면서 한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엉뚱한 질문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상천외한 질문들까지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기발한 물리학적 해법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그만의 독특한 시각과 위트가 담긴 연구들은 늘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유튜브, 블로그,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괴짜 물리학>은 그의 블로그와 칼럼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주제들을 선별해 담아낸 것으로 딱딱하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물리학에 대한
편견을 깨고 매혹적인 과학의 세계로 우리들을 안내한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블로그와 칼럼 등에 연재했던 글 중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주제 50가지를 선별해
엮었다. 그의 도전 영역은 일상의 사소한 궁금증에서부터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광대한 우주의 비밀까지 구별하지 않는다. 각종 그래프와 위트
있는 그림도 함께 수록해 복잡한 물리 법칙이나 원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영화, 드라마, 게임,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보다가 떠오를 법한 기상천외한 질문에 저자는
자신의 전공을 토대로 진지하면서도 흥미진한 해답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슈퍼맨은 정말 펀치 한 방으로 사람을 우주로 날려버릴 수 있을까?',
'토르의 망피는 왜 아무나 못 들까?', '버블 랩을 두르고 6층에서 뛰어내리면 살 수 있을까?', '골룸은 캄캄한 동굴 속에서 어떻게 볼까?'
등과 같은 질문에
답한다.
스스로를 '괴짜 과학자'로 평가하는 저자는 자칫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공식이나 원리도 엘리베이터, 놀이기구, 스포츠, 수영장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해 최대한 쉽게 풀어낸다.
엉뚱한 질문을 통해 기상천외한 수치나 황당한 결과를 보여주는 반전이 더욱 재미를
준다.

"우주비행사는 왜 우주에서
떠다니나요?"
아폴로우주선의 달 착륙 장면을 보면 우주비행사는 떠다니지 않는다.
달의 중력이 우주비행사를 당기고 있긴 하지만 달은 질량이 작아서 중력도 약하다. 이에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하여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지구의 중력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중력 방정식을 보면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중력은 약해진다고 나와 있죠? 그렇지만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이 약해지지는 않는다.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왕복선은 일반적으로 지구 표면을 기준으로 약 360km 상공에 있다. 예를 들어
우주비행사가 75kg이라고 가정해보자. 지구 표면에 있을 때와 우주 궤도에 있을 때 우주비행사의 무게(중력)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유일하게
차이가 나는 수치는 우주비행사와 지구 중심 사이의 거리겠죠.
따라서 우주라고 해서 무중력 상태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무게를 느낄까? 우리가 지구 표면에 있다고 가정하고, 우리가 현재 느끼고 있는 게 실은 중력이 아니라고
해보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 상황을 통해 우리들은 어떻게 무게를 느끼는지 알아보자.

이 사람에게 작용하는 두 가지 힘은
바닥이 사람을 위로 미는 힘과 중력의 작용에 의해 지구가 사람을 아래로 당기는
힘이다. 이 두 가지 힘의 강도가 동일해야 알짜힘이 0(제로)이 될 수 있다. 이제 버튼을 누르고 위로 올라간다면 기분이
어떨까? 몸이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이 위로 올라가고 있다면 알짜힘도 위로 향해야 한다. 즉 바닥이 사람을 더 세게 위로 밀어
올리거나 지구가 더 약하게 당기는 셈이다.
이제 꼭대기 층에 가까워지면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감소한다. 이는 아래 방향으로 가속함을 의미한다. 알짜힘이 아래로 작용해야 한다. 바닥이 약하게 밀어 올리는 수밖에 없고,
사람의 몸은 더 가볍게 느껴진다. 만약에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져서 추락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는 바닥이 사람에게 가하는 힘은
0(제로)이다.
요약
모든 상황에서 중력은 변치
않는다
각 상황마다 가속도가
다르다
바닥이 사람을 밀어올리는 힘이
약할수록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바닥이 사람을 전혀 밀어 올리지 않는다면 사람은 뭄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토르는 어떻게
날아다닐까?"
토르는 날지 못한다. 그 대신 토르는 묠니르를 던지고 나서 손잡이를 붙잡은 채로 묠니르에
끌려 다닌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단순한 모형으로 시작해보자. 묠니르와 토르가 크기와 질량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 둘이 나란히
있다면 무게중심은 그 중간에 있다. 이제 토르가 망치를 던지면 어떻게 될까? 토르는 망치를 던지기 위해 일정 시간 동안 망치에 힘을 가할 것이고
망치의 운동량은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힘은 두 물체의 상호작용이다. 토르가 망치에 어떤 종류의 힘을 가하든지 망치도 동일한 시간 동안 반대
방향으로 토르에게 힘을 가한다. 따라서 토르가 망치를 던지면 망치의 운동량이 증가하면서 토르의 운동량은 반대 방향으로
증가한다.
그런데, 토르가 망치를 던진 다음
이를 붙잡으면 어찌 될까? 던진 망치를 잡음으로써 토르는 그 망치에 힘을 가하고 망치도 토르에게 힘을 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토르는 망치를
던짐으로써 움직이기도 하지만 망치를 잡았을 때 원래 자리로 곧바로 돌아온다. 이는 날기 위한 방법으론 그리 생산적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망치의 질량이 큰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를
'운동량의 보존'이라고 부른다.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 두 개의 물체로 구성된 시스템이 있다고 하면 무게
중심의 운동량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 한 물체가 한 방향으로 운동한다면 다른 하나는 반대 방향으로 운동해서 전체 운동량은 변하지
않는다.
토르가 망치를 똑바로 위로 던진다면
지면에 의해 토르와 망치는 위로 올라간다. 따라서 망치는 토르가 공중으로 움직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날아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날아가려면 점프할 때의 힘과 같은 힘이 필요하다. 만약에 토르가 망치를 던져서 공중에 뜰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방향을 바꿀 수 있을까?
공중에서 방향 전환이 가능하려면 망치를 잡지 않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운동량은 보존되지만 토르는 망치를 잃어버릴
것이다.

"건물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오래전에 사람들의 눈길을 끈 뉴스가
하나 있었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브다라 호텔이 태양열 때문에 살인 광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곡선 형태의 반짝이는 건물에
햇빛이 반사되어 열이 집중되는 지점이 생긴다는 이야기이다. 돋보기를 이용해 햇빛을 집중시켜서 개미를 태우는 장난과 비슷하지만 개미 대신 자동차나
사람들을 태우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
경우는 기본적으로 건물이 2차원의 휘어진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리고 (태양처럼) 아주 먼 곳에서부터 온 빛이 이 거울에 부딪치면 그 빛은
모두 반사되어 동일한 하나의 점에 모인다. 사람들은 이것을 초점이라고 말한다. 즉 먼곳으로부터 들어온 평행 광선들은 중심에서 반지름의 절반만큼
떨어진 한 점에 모인다.
빛의 강도는 빛이 한 구역을 비출 때
1초마다 발생하는 에너지이다. 지구 표면과 충돌하는 ?빛의 에너지는 제곱미터당 약 1,000W이다. 따라서 반사 구역이 작으면 태양에서만 오는
빛에 비해 빛의 강도는 훨씬 높아질 수 있다. 건물의 길이가 약 90미터라고 가정, 이를 각각 폭이 3미터인 거울 30개로 분리한다. 건물은
햇빛의 70%를 반사하고, 열이 집중되는 지점의 가로세로 길이가 대략 3mX4,5m라고 가정한다면 반사된 햇빛의 강도는 평방미터당 1만
7,000W 정도가 된다. 이는 플라스틱을 쉽게 녹일 수 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들리던 것이 이제 현실로 다가온다. 그렇다. 건물이
살인 광선이 될 수 있다.

"자동차로 좀비를 물리칠 수
있을까?"
자동차가 길 위에서 좀비와 부딪쳤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자. 자동차는 좀비를
밀어내면서 속도를 증가시킬 것이다. 힘이란 두 물체 사이의 상호작용이므로 이는 좀비도 차를 밀어낸다는 뜻이다. 이렇게 충돌이 일어나는 동안
좀비와 자동차 사이에 작용하는 힘의 강도는 동일하지만 그 방향은 다르다. 그리고 좀비가 자동차를 미는 시간은 자동차가 좀비를 미는 시간과
같다.
자동차와 좀비 양쪽에 작용하는 힘과 시간이 동일하므로 둘 다 운동량의
변화가 같아야만 한다. 좀비가 자동차에 달라붙는 경우라면 충돌 후 자동차와 좀비를 합한 상태의 운동량은 충돌 전의 운동량과 같아야 한다. 이
자동차와 좀비의 운동량이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되려면 속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동차와 좀비가 충돌하면 자동차의 속도가 감소한다. 그런데, 이는
틀렸다. 고려할 사항이 한 가지 더 있다. 저동차는 그냥 굴러가는 게 아니라 내부에는 엔진이 있다. 이는 엔진이 작동하면 자동차를 앞으로
전진하게 만드는 또 다른 힘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좀비가 붙어 있지 않는 자동차에 대해 얘기해보자. 엔진은 어떻게 차를
전진하게 할까? 엔진은 바퀴를 밀고 바퀴는 도로와 상호작용을 한다. 자동차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도로라고 말할 수도 있다.빙판길 위에
있는 자동차를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런 경우 같은 엔진이 내장되어 있음에도 자동차는 같은 위치에 머물러 있다.
자동차를 미는 것은 타이어와 도로 사이의 마찰력이라고 하는 편이 가장
적절할 수 있다. 바퀴를 지나치게 빨리 돌아가게 한다면, 그리고 굉장히 빨라서 자동차를 가속시키는 데 필요한 힘이 마찰력보다 커진다면 바퀴는
공회전, 즉 헛돌기만 할 것이다. 현실에서의 자동차는 회전마찰과 공기저항이라는 중요한 두 가지 힘을 감안해야 한다.

물리학은 현실에 뿌리를 둔다
물리학은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예측하기도 하고 그 결과를 정확히
맞추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치밀한 수치 계산에 근거한다. 힘과 운동, 별자리의 움직임, 혜성의 궤도, 우주선의 궤도 등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과정은 정확한 수치로 계산할 수 있다. 지금은 똑똑한 컴퓨터 덕분에 100년 전엔 감히 계산할 수 없었던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풀 수
있는 세상이다.
저자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서 발견해낸 다양한 궁금증을
물리학으로 해석하고 답을 풀어낸다. 창조적인 일의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 참을 수 없는 그런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이런 궁금증을 알기 위해 진지하게 도전하고 풀어보자. 이 책이 우리들에게 전하려는 메세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