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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망상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나는 수세기에 걸쳐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굳어진 '가설'들이 과학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에 대해 다룰 것이다. 과학이 사로잡힌 가장 큰 망상은 과학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들은 이미 이론적으로 해결되어 있다고 여긴다. - '서문' 중에서
현대 과학의 열 가지
도그마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당연시하는 열 가지 핵심적인 신념들은 다음과 같다.
1.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기계적이다.
2. 물질은 모두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3. 물질과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일정하다.
4, 자연의 법칙들은
고정되어 있다.
5. 자연은 목적을 가지지
않으며, 진화 또한 목표나 방향을 가지지 않는다.
6. 모든 생물학적 유전은
물질적이며, 유전 물질에 실료 이동한다.
7. 정신은 뇌 안에
들어있으며, 뇌의 작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8. 기억은 뇌 안에
물질적 자취의 형태로 저장되며, 죽음과 함께 완전히 사라진다.
9. 텔레파시처럼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은 환각에 불과하다.
10. 기계적 의학은 실제
작동되는 유일무이한 의학이다.
결국 이런 믿음들은
물질만능주의의 철학이나 이념을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는 모든 것이 필연적으로 물질적 혹은 물리적이라는 추론이 놓여 있다. 이런 신념 체계는
19세기 후반의 과학을 지배하기 시작해 지금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유물론이 여러 가설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한다. 그들은 유물론을 과학으로 간주하거나 혹은 현실에 대한 과학적 관점이나 세계관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이에 대해 실제로 배운 적도 없고
논쟁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그들은 지적 세뇌를 당할 뿐이다.
과학은 우리의 믿음처럼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구했는가? 과학이 현실을 이미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이 곧 ‘과학의 망상’이다.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과학자인 루퍼트 셸드레이크 교수는 현대 과학이 착각하는 10가지 도그마들을 설득력 있게 검증하여
하나의 종교가 되어버린 '유물론적 과학'을 비판하고, 과학이 보다 자유로워지고, 보다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음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현대 과학에 던지는 10가지
질문
21세기가 시작된 지 20년 가까이
되어가는 오늘날, 정점에 다다른 듯한 현대 과학기술은 그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으며, 과학기술이 거둔 승리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론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기, 종교가 되어버린 과학을 오랜 시간 정면으로 비판해온 과학자가 있다.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루퍼트 셸드레이크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의 근본적인 문제들은 이미 이론적으로 해결되었다고 여기는 과학의
태도를 비판하며 현대 과학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요 10가지 도그마를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검증한다.
"이 책은 과학을
위해 쓰인 것이다. 나는 과학이 덜 독단적이고, 좀 더 과학적이었으면 한다. 나는 과학이 자신을 옥죄고 있는 독단에서 벗어날 때, 과학이 다시
태어나리라고 믿는다" - 루퍼트 셸드레이크
우리 세계는 물질적이거나 물리적인가?
세계는 생명 없는 물질로 만들어진 기계이며, 자연은 목적이 없는가? 정신은 뇌 안에 얽매여 있으며, 뇌의 작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가?
초자연적 현상은 환각에 불과한가? 기계적 의학만이 효과가 있는 유일한 치료법인가? 등등 과학계의 이단아, 셸드레이크 교수는 현대 과학이
영원불변하다고 믿는 열 가지 확신을 의문으로 바꿈으로써 우리의 고정된 생각과 유물론적 세계관에 대한 통념을 깨뜨린다.
과학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큰
방향을 초래한 형태발생장 이론으로 노벨상 후보로 회자되기도 했던 그는 형태공명이라는 혁신적 이론으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친 이 책은 여러
매체와 연구자들로부터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이후 현대 과학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역작"으로 평가받으며, '영국 과학, 의학 네트워크' 선정 '올해의 책'을 수상했다.
형태공명
가설: "자연의 체계들은 이전에 존재했던 자신들의 모든 종으로부터 집단기억을
물려받는다"
과학사의 주요
핵심이론과 쟁점을 살펴본다
저자는 유물론과 기계적 과학으로
대변되는 현대 과학의 문제점을 읽는 이들이 스스로 깨닫고, 보다 자유로운 탐구정신을 갖출 수 있도록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상의
변천과정과 문제들, 주요 사상가들의 과학철학 흐름과 쟁점을 한눈에 파악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니체, 아인슈타인, 리처드 도킨스 등을 포함한 주요 사상가들의 과학철학 쟁점을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설명하며, 유물론적 세계관에 사로잡힌 주류
과학자들과 오랜 시간 첨예하게 부딪친 주요한 논쟁의 쟁점들을 살펴본다. 특히 리처드 도킨스처럼 현대 과학의 슈퍼스타와 다름없는 이들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비판하며 균형 잡힌 과학적 지식을 제시하도록 돕는 셸드레이크의 '형태공명' 이론에 주목할 만하다.
그의 형태공명 가설은 발생, 유전, 기억과 같은 생물학의 보편적 주제뿐 아니라 예지,
텔레파시, 영적 응시효과 같은 초자연적 주제들까지 아우르며 기존의 과학이 부정하고 도외시한 주요 질문에 새로운 답변을 제시했다. 저자는
2013년 스위스 '두트바일러 연구소'의 '세계의 사상을 주도하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었다.
유전자와 유전자 변형, 그리고
형태공명을 포함하는 유전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새로운 질문의 장을 열게 하고, 생명과학으로 하여금 분자 생물학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준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유전되는'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유전학의'와 동의어가 아니다. 유전자들은 유전의 일부지만,
전부는 아니다.
이처럼 형태공명은 문화적 유전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형태공명을
통해 동물과 식물들은 그들의 이전 세대들과 연결된다. 이들 개개인은 그들 종의 총체적 기억을 활용하며, 동시에 거기에 기여한다. 동물과 식물들은
자신의 종과 품종의 습성을 물려받는다. 이 방식은 인류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유전에 대한 이해의 확장은 우리 자신에 대한 인식, 앞선 세대들로부터의 영향,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들에게
우리가 미치게 될 영향들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다.
셸드레이크가
전하려는 핵심 메세지
자연은 기계적인가?
기계론은 기계라는 은유를 바탕에 깔고 있다.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은유는 분자들, 식물계,
동물계를 포함한 일련의 포괄적 층위에 속하는 모든 층위의 복잡성이 갖춘 유기적 체계를 잘 표현하는데, 각 층위의 전체는 부분들의 총합보다 크며,
더 낮은 층위에서도 제각기 전체들인 것은 변함이 없다.
기계론의 가장 열렬한 신봉자조차 목적에 부합하는 조직 원리를 살아있는 유기체에다 이기적
유전자나 유전적 프로그램의 형태로 주입시킨다. 우주 대폭발 이론을 감안했을 때도 전체 우주는 기력이 점점 쇠퇴해가는 기계이기보다는 성장하고
진화하는 유기체에 더욱 가깝다.
자연은 목적이
없는가?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는 목표 지향적인 성장과 행동을 보여준다. 성장하는 식물과 동물은 성장의 목적들로 이끌려가며, 만약 성장이 방해를 받는다면 다른
경로를 통해 동일한 목적을 성취할 수도 한다. 심지어 인류에게
있어서도 대부분의 목적과 목표들은 습관적이다. 의식적인 목적들은 원칙이기보다는 예외에 속한다. 진화와 발전은 모두 영향력이 미래의 목적으로부터
시간을 거슬러 과거와 현재로 작용하는 인자의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생물학적 유전은 모두
물질적인가?
발생과 행동의 유전은 고유의 기억을 가진 조직의 장에 의해
결정될지도 모른다. 성장과 행동의 습성은 종의 집단기억을 통해 이전될 수 있는데, 각각의 개체들은 이 기억으로부터 자신들의 특성을 끌어내기도
하고, 또한 기억의 형성에 기여하기도 한다. 유기체들은 유전자 내에 암호화되어 있지 않은 형태와 행동의 습성을 형태공명 과정을 통해
물려받는다.
기억은 물질적 흔적으로 저장되는 것일까?
기억의 흔적들을 추적하는 데 있어 거듭된 실패는 오히려 기억을
공명 현상으로 보는 생각을 뒷받침해준다. 공명 현상은 과거에 있었던 유사한 패턴들의 활동이 정신과 뇌에서 일어나는 현재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개개인의 기억과 집단적 기억은 모두 공명에 의존하지만, 특히 개인의 과거에 대한 자기 공명은 더 분명하며, 따라서 더 효과적이다. 동물과 인간의
학습은 형태공명에 의해 시공간을 관통해 전해질 수 있다. 공명 이론은 심각한 뇌 손상에도 불구하고 기럭력이 존속되는 경우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며, 모든 종류의 기억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초자연적 현상은 환각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텔레파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수많은
실험의 통계적 결과들이 보통의 감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방법을 통해 정보가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에게로 이동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의 예감은 보통 꿈에서 일어나거나 직관을 통해 일어난다. 인간의 예감에 대한 실험 연구에서, 미래의 감정적인 사건들이 탐지 가능한 생리적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간이 흐르는 반대방향으로 '거슬러'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학의
미래
과학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19세기 이후 과학을 지배하던
유물론적 이념은 낡은 시대의 유물이다. 필수적 도그마들 전부가 교체되고 있다. 과학의 권위적 구조, 객관성이라는 환상, 전지전능한 과학이라는
환상은 과학이 지닌 유용성을 완전히 잠식해버렸다.
과학이 변해야만 할 이유는 또 있다. 지금의 세계는
전과는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기계적 과학과 유물론적 이념은
유럽에서 자라나, 17세기 이후 줄곧 유럽인들의 의식을 사로잡던 종교 분쟁을 통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이런 식의 집착은 세계의
다른 많은 지역에 존재하는 문화와 전통에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많은 과학 분야들이 어떻게 진화해갈 것인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저자는
'과학'만이 그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유일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믿는다. '과학'은 여러 '과학 분야'에 길을 제시해왔다. 유물론을 넘어선 행보를 통해 물리학의
위상이 변화해왔다. 과학을 유물론 이념으로부터 해방시켜줌으로써 논쟁과 대화의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이를 통해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이
전개된다.
과학이 건너야 할 '망상'
저자는 스스로 종교가 되어버린 과학을 정면으로 비판해온 진보적 과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단순히 감성적 추론이나 논리를 앞세운 비판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실험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와 자유로운 사고, 풍부한 상상력에
의해 길러 올린 설득력 있는 가설에 있다. 이는 바로 '형태발생장' 이론이다. 하지만 이것이 '망상'의 강에 빠진 과학이 스스로 헤엄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명조끼일지는 알 수 없다.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망상의 강을 따라 망상의 바다로 향할지도 모른다.
"가장 멋진 과학은 열린 마음으로 탐구하는 모습이지, 믿음의 체계가 된 모습이
아니다"
- 루퍼트 셸드레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