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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혼자 서라 - 절박함을 기회로, 포기만 하지 않으면 길은 있다
안겸지 지음 / 라온북 / 2015년 11월
평점 :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4살 때 공장 여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저자는 남들보다 20년 뒤진 삶을 살았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결핍을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시련을 발판 삼아, 아픔을 거름 삼아 인생의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간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연 매출 20억 원을 가뿐히 넘기는
여주 최고 음식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절박함은 인생 최대의
스승이다
벼랑 끝에서 새 삶을 시작한 사람,
책의 저자 안겸지 대표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치열하게 삶을 살았다. 불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에서 살다가 어린
나이에 공장 여공으로 사회에 발을 처음 내딛었지만 그녀 앞에 펼쳐진 모든 것은 생소하고 힘겨웠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시련을 발판 삼아,
아픔을 거름 삼아 인생의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간다.
20년이 지난 지금, 연 매출 20억
원을 훌쩍 넘기는 여주 최고 음식점 '허수사횟집'을 운영한다. 저성장 시대인 요즘 자영업자들의 시련은 전보다 더
심하다. 창업 후 1년을 버티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정말 힘든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공연한 투정이었음을 느끼고 부그러운 마음에 얼굴을
들기 힘들지도 모른다.
마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그녀의
탄력회복성은 스스로 '3포 세대'라 말하며 시도해보지도 않은 채 먼저 포기하고 마는 수많은 청춘들에게 큰 깨우침을
준다. 불가에서도 큰 스님은 제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 벼랑 아래로 떨어지라고 가르친다. 절벽 아래로 떨어짐으로써 진정한 깨달음을 얻어
대오각성大悟覺醒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지금 내 삶이 힘들다면,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그러면 다시 일어나서 달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녀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도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사장과 밤잠을 설치는 현재의 사장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이에 용기를 주고자 시도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닐
것이다. 다만 그녀의 성공 스토리에서 번떡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면 해답을 찾는 셈이 된다. 이것이 바로 그녀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녀의 이야기 중 가장 흥미를 끄는
부분은 "너무 못 배우고 가진 것이 없었기에, 그래서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아무 것도 없으니 세상의 모든 것에서 배움을
얻으며 아주 사소하고 보잘것 없는 기회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었다"라는 표현이다. 그렇다. 오직 이것 뿐이라는 절박함이 그녀를 더
강인하게, 더욱 겸손하게 담금질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여주에서 가장 매출 높은 음식점, 외식업체 '허수사' 대표
안겸지는 14살에 공장 여공으로 시작하여 맨손으로 연 매출 20억 원 가게를 일군 서민갑부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모든 게 결핍이고 부족한
환경에서 모든 것을 스승 삼아, 어떤 열악함이나 악조건도 기회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테이블 16개, 30평의 작은 가게에서는 소리 없이
기적이 일어났다.
'파는 것''에 미쳐 꿈과 시간, 가진 모든
것을 팔았더니 저절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좋은 말, 나쁜 말 모두 관심과 사랑으로 여기며 끊임없이 도전한 결과, 그녀의 가게는 여주
최고의 음식점이 되었다. 이 책에는 허수사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그녀의 삶을 담고
있다.
"네 수저가 '흙수저'냐,
'금수저'냐?"
나뭇꾼과 산신령의 전래 동화를
연상시키는 그런 이야기가 요즈음 세태에선 마치 타고날 때부터 신분을 갖고 태어난 양 계급론을 부추긴다. 나뭇꾼의 전래 동화는 '정직'을 주제로
담고 있는 반면 수저 이야기는 '신분 차별'을 내포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 사회에는 신분의 격차가 있어 왔다. 하지만 시민혁명
이후로 이런 차별화는 상당히 완화되었다.
그럼에도 흙수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오히려 빈자의 슬픔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마찬가지로 소위 가방끈이 짧다고 또는 가난한 부모를 만나서 마치 자신의 성공이 불가능한
것으로 단언하는 것은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말이다. 이는 오히려 약자나 빈자들이 자신의 노력 부족을 커버하려는 어설픈 변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주인공
안겸지 허수사 대표를 보라. 그녀도 소위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자식 아홉을 낳고 이중 다섯을 잃고선 정신을
놓은 엄마, 그리고 총기가 약한 아빠 슬하에서 성장한 그녀는 학교도 산골에서 겨우 초등학교만 다녔다. 하지만 그녀는 오직 자신의 노력만으로 지금
연매출 20억 원을 올리는 어엿한 음식점의 대표이다.
허수사의 야경
그녀는 결핍의 또 다른 이름은
'기회'라면서 비록 처음 접하는 일이라도 반복하다 보면 저절로 자신감이 생겨나고 안 되는 일은 무엇이 문제인지 그 원인을 찾고자 간절하게
노력하다 보면 열정이 덩달아 생긴다고 말한다. 이런 절박한 열정이 스스로 낮은 자세를 만들어주었기에 지금의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다.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지 못한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드라마 <미생>
중에서
열네 살부터 양복공장에서 여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통과, 야간 대학까지 다녔던 그녀는 스물셋 어린 나이에 결혼해 아이 둘을 낳고 시부모 모시며 살다가
어렵게 가게를 오픈해 식당 일을 시작했다. 살림만 하던 아줌마가 식당을 경영하려니 모든 게 다 새로 하는 일이었다. 배우고 또 배웠다. 잡지사
<월간식당>에서 주관한 3박 4일 일정의 중국연수는 그녀에게 새로운 신세계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녀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음식은
늘 함께한다는 생각에 이를 업으로 삼아 사명과 소명을 다하고 있다. 그녀는 음식엔 추억이 깃들어 있다고 느꼈다. 즉 엄마의 음식, 맛의 귀소본능
같은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고향 전라도를 활용했다. 허수사의 메뉴는 주로 '남도 음식' 느낌이 강하다. 전어젓갈, 해초, 곱창김,
보리굴비 등을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곱창김에 올려진 회, 해초
그녀는 외식업에 나선 사람들이
편하게 장사하려는 자세에 일침을 놓는다. 즉 어설픈 컨설팅 전문가에게 맡기지 말고 자신과 자신의 가게 안에서 해답을 찾고, 고객이 입장이 되어
매일 점검하고 배우며, 다른 가게의 강점을 직접 느껴보면서, 세상 모든 것을 모방하고 편집해서 자신만의 가치를 확장하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그녀는 발품을 팔고, 외부 강의를 듣고, 독서를 한다고 말한다.
실패에서 재기하는
방법
포기하는 법을 잊어라~ '해보기나
했어?'
인생의 거센 파도를 즐겨라~ 높은 파도와 멀미를
두려워말라
포지션을 정해라~ 본질에 최선을
다하라
강의를 듣고 책을 읽어라~ 공부만이 자신과 가게를
살린다
일단 일어나서 길을 만들어라~ 열심히
들이대라
궁지에 몰리면 누구나
용감해진다. 월세도 내기 어려운 가게에 와서, 매장 인테리어나 그릇 등을 지적하면서 일방적으로 이것저것 지시하는 컨설턴트의 말을 믿고 따라하면
과연 가게의 매상이 상승할까? 아니다. 해보면 알겠지만 그렇게 매상이 쉽게 오르지 않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해보라고 공짜 컨설팅을
한다. 첫째, 일단 '인사'를 잘 해라. 둘째, '언어의 스킨십'을 구사하라. 셋째, 음식의 '담음새'를 소홀히 하지 말라. 넷째, '먹는
방식'을 차별화해라.
해초쌈회
절박함과 열정으로
무장하라
누구나 살다 보면 갑자기 혼자 벼랑 끝으로 내몰릴 때가 있을 수 있다. 저자의 인생을
살펴보면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여공이 되었을 때,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식당을 접고 새로운 점포를 오픈할 때가 그랬을 것이다. 이때 그녀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척간두진일보'라는 심정으로 벼랑 끝에서 뛰어 내림으로써 지난 과거는 죽고 새로운
삶이 찾아왔다. 마치 한 마리의 새처럼 그녀에겐 날개가 생겼고 하늘 위로 날아 오를 수 있었다. 절박함과 열정으로 무장한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