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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이유 - 얼떨결에 서른 두리번거리다 마흔 내 인생을 찾는 뜨거운 질문
도다 도모히로 지음, 서라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대학을 졸업하고 3년이 지난 스물일곱 살의 어느 날, 나는 다니던 비철금속 제조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유는 한 가지. 일이 재미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맞는 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재미있는 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내가 찾는 답을 주는 책은 없었다. 그리고 마흔다섯 살에 커리어 컨설턴트 자격증을 땄다. 그때 마음속에 들어온 문장이 있었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일이란 나의 능력과 흥미,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렇지 않은 일은 지루하고 무의미할 뿐이다"
-도널드 E. 슈퍼, 미국의 직업 심리학자
나만의 천직을 발견하는 법
능력을 펼치지 못할 때, 취미와 동떨어진 일을 할 때, 가치관과 다른 일을 할 때 일은 재미없어진다. 저자는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는 초조함뿐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때 처음, 문과가 아닌 이과로 간 것부터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출발점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 문장을 만나기 전까지 저자는 자신과 맞는 일, 재미있는 일을 발견하기 위한 법칙 따위는 없다고 믿었다. 사람마다 주어진 인생이 다르므로 결국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마치 눈앞을 가리고 있던 안개가 말끔히 걷힌 듯했다. 자신과 맞는 일, 천직을 발견하기 위한 법칙은 분명히 존재했다.
저자 도다 도모히로는 홋카이도대학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후 비철금속 제조회사에 취업했으나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3년 만에 그만두었다. 이후 법정대학 사회학부에 편입했고, 졸업 후에는 ㈜프레스얼터너티브에서 5년간 근무하며 공정무역, 시민은행, 친환경 소재 케나프 종이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뒤 출판업에 뛰어들어 단행본 편집과 영업에 종사했고, 30대 후반부터는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니혼복지대학 복지경영학부 교직원 및 여러 비영리기관 이사직을 역임하고 있다.
45세에 커리어 컨설턴트 자격증을 땄다. 그때 마음속에 들어온 문장 이 있었다. "일이란 나의 능력과 취향,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미국의 직업 심리학자 도널드 슈퍼의 말이었다. 그는 이 말에서 누구나 자신의 천직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있음을 깨닫고, 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커리어 컨설팅 전문 자료들을 모아 뼈대를 만들고 그동안의 경험과 수많은 위인들의 명언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출간 후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입소문이 확산되면서 필독서로 자리잡아 지금까지 15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 저자는 방황과 모색 속에서 어렵게 길을 찾으며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자신의 꿈에 다가갔다.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즐겁게 생활하며 타인들과 연결되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은 저자 자신의 인생으로 실현되었고, 바로 이 책의 주제가 되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로망일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확고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즉 고생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각오, 최대한의 노력을 쏟겠다는 각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참겠다는 각오 등 말이다. 이런 각오들이 확실히 선 사람만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는 출발선에 설 수 있다.
좋아하는 일도 이에 쏟는 열정의 정도에 따라 구분한다. 커리어 컨설턴트 고모토 히로요는 이를 오락, 취미, 그리고 특기로 구별한다. 오락은 단순히 머리를 식혀주는 활동이고, 취미는 시간과 돈을 들이는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태도를 말하며, 이 취미가 어느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면 특기인 것이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때 오락과 취미, 특기를 나누어 생각하면 좋다. 필요하지만 머리 식히기에 그칠 뿐 발전성이 없는 일이 오락이라면, 취미는 특기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일이고 특기란 진화하여 직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일을 말한다. - 고모토 히로요, <사람이 바뀌면 회사가 바뀐다> 중에서
좋아하는 일과 궁합이 맞을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당연히 즐겁고 나와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결혼을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이상형과, 나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는 배우자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많은 독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좋아한다는 것은 기호의 문제이지만 결혼은 구체적인 현실이다. 그리고 현실은 좋아하는 마음과 동경이 다가 아니다. - 다카하시 슈스케, <천천히 그러나 탁월하게> 중에서
다카하시는 대학을 졸업한 후 기차가 좋아서 국철에 입사했다. 이후 그는 기차를 좋아하는 것과 기차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차 마니아에도 카메라파, 제조사파, 모형파, 답사파, 기록파, 시각표파 등 유형이 정말 다양하다. 시각표파에 속했던 그는 시각표가 개정되면 이것이 어떤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유추하기를 좋아했다.
그가 38살에 접어들었을 때, 중학교 반창회가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동창들이 있었다. 불참한 동창생 중에 그를 가장 놀라게 한 친구는 아직도 증기기관차 사진을 찍기 위해서 산골 벽지를 찾아다니느라 못 온 동창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
하고 싶은 일이란 무엇일까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것이 정말 그렇게 큰일 날 일일까?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뭐지?", "평생에 걸쳐 하고 싶은 일이 있니?"라는 어른들의 질문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상대방에게 되물어보자. "이십 대에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아셨어요?"라고.
아마도 그렇게 물어본 어른들의 90% 이상은 이십 대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고민하기보다 상황에 맞춰 적당히 직업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황에 맞춰 적당히 '회사'를 골랐다는 게 맞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할지는 회사 인사부서가 정해준다고 생각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
이것은 진짜일까?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쫓긴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처럼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힘들다.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는 데 지름길은 없다. 시행착오를 겪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쉽게 발견했다면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빈센트 반 고흐, <신발>(1887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면 그 일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조사해보는 것이 좋다. 그것의 핵심은 그 일을 직접 할 경우 경험하게 될 힘든 점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애로사항이 있고, 특정 일에만 따라오는 힘든 점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 해도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하기 싫은 일을 거쳐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의 어릴 적 꿈은 두부가게를 차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두부가게를 운영하려면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래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와 얘기해 보았다. 보좌관으로 일하려면 정치인들에게 끊임없이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했다. 연말에는 술자리에서 하도 무릎을 꿇고 술을 따르다 보니 바지 무릎이 닳아 해질 정도라고 했다. 이 둘 다 하고 싶은 일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재능이란 무엇일까
이삼십 명 중에서 내가 가장 잘 써서 소설가가 되었느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그들 중에 나보다 나은 사람이 대여섯 명은 있었다. 당시에는 분명 나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들 중에서 소설가가 한 명도 나오지 못한 까닭은 일이나 가정문제 등으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꿈이 무엇이든 10년만 열정을 유지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10년 동안 무언가에 열정을 쏟는다는 것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 해도 쉽지 않다. 바꿔 말하면 10년 동안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대부분 성취할 수 있다. - 다카하시 가쓰히코, <소설가-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의 소설 입문> 중에서
10년 동안 즐기고, 몰두하고, 열심히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들지만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몰두하다 보면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고 싶었던 일이므로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그 일에 심리적으로 의지하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에드가 드가, <무대 위의 무희>(1876년)
21세기 직업론
보람이나 진지함은 일뿐 아니라 놀이에서도 똑같이 요구된다. 그것을 뺀 놀이는 지루하다. 그러므로 일과 놀이는 내용적으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나누어야만 한다. - 와시다 기요카즈, <누군가를 위한 일> 중에서
진지함과 보람의 관계는 작용 - 반작용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작용 - 반작용의 법칙이란 물체 A가 물체 B에 힘을 주면 반드시 B도 A에게 반대 방향으로 같은 힘을 되돌려준다는 법칙이다. 예를 들어 10의 힘으로 벽을 밀면 벽도 나를 10의 힘으로 민다. 3의 힘으로 벽을 밀면 벽도 3의 힘으로 민다.
벽을 미는 힘을 진지함, 벽이 나를 미는 힘을 보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진지하게 몰두할수록 그만큼 보람도 크다. 진지하게 몰두하지 않으면 보람을 느낄 수 없다. 보람이야말로 재미의 핵심이다. 진지함 → 보람 →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진지함이 다르면 보람도 다르다. 일을 하다보면 힘든 점도 많지만 힘들게 노력한 만큼 재미가 있다. 이렇게 '일은 재미없고 노는 것은 재미있다'는 상식은 결코 정갑이 아니다.
미하일 네스테로프, <외과 의사 세르게이 유딘의 초상화>(1933년)
'감목중의'를 떠올려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는 일의 가치를 찾는 네 단계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 답을 찾아보라고 충고한다. 즉 1단계로 '이 일에서 감사한 점은 무엇일까?(감사)', 2단계로 '이 일의 목적은 무엇일까?(목적)', 3단계로 '이 일은 왜 나에게 중요할까?(중요성)', 4단계로 '이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의미)'이다.
첫 직장을 구하려고 재수, 삼수를 하는 취업준비생부터 이미 직장을 구해 일하지만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 퇴직을 앞두고 일에 대한 고민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된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