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야 삽니다 - 아픈 청춘에게 건네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 개정판
이병욱 지음 / 중앙M&B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눈물은 마음의 아픔을 씻어 내는 것이니"

 - 인디언 속담

 



 

어린아이들은 아프면 울고 신이 나면 웃는다. 반면 어른들은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으면 이를 맘 속 깊히 담아 둔다. 속으로는 울지언정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며, 앙갚음할 기회를 노린다. 이렇게 어른들의 마음은 상처와 아픔이 만들어 낸 수많은 생채기들로 가득하다. 이것은 서서히 마음의 굳은살이 되어 마음을 돌덩이처럼 딱딱하고 메마르게 만든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은 눈물로 인생의 신고식을 치른다. 울지 않는 아이는 간호사에게 엉덩이를 얻어맞으며 울음을 터트린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과의 첫인사를 눈물로 나눈다. 눈물에서부터 생명은 시작된다. 사람의 첫 번째 언어는 분명히 울음이다. 그 다음에 배우는 것이 웃음이고, 그 다음이 바로 언어이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눈물은 약자를 상징한다고 교육받으면서 상대방에게 졌다는 뜻으로 보일까봐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된다. 눈물은 '당연히 참아야 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남자들의 경우는 더욱 심했다. '남자는 평생 세 번 운다'는 유교적 통념이 진리인 것 처럼 믿게 되었다. 태어날 때, 임금이 죽을 때, 그리고 부모님이 사망했을 때에만 울어야 한다는 가르침 때문에 남자들의 눈물은 설 자리가 없었다.

 

"외로워도 슬프도 나는 안 울어.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들장미 소녀 캔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것은 우리의 감정을 지배하고, 그 감정은

우리 몸에 여파를 미칩니다. 그것이 가장 심각한 지경에 이르면 암이라는 질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바로 몸 안에 쌓인 감정의 독소들입니다.(23 쪽)
 
몸 안에 쌓인 독소들을 해소시키는 것이 바로 눈물이다. 눈물은 우리 마음 속에 깊숙히 감춰쳐 있던 감정의 응어리들을 풀어 내는 열쇠이다. 눈물은 곧 치유와 회복으로 나아가는 관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눈물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다. 감정이 그대로 실린 눈물에는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다. 카테콜아민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에 대량으로 생긴다. 이 호르몬을 몸 밖으로 배출해 내는 매개체가 바로 눈물이다.
 
개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눈물이 찔끔 났거나 양파를 썰다 눈물이 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눈물에 간이 배어 있지 않기 대문이다. 눈물치료는 진정성을 기본으로 한다. 진정이 담긴 눈물이 인격과 감정과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 눈물치료는 굳이 의사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생활 속에서 누구나 편하게 할 수 있는 치료이다. 눈물은 슬픔과 우울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는 자연치유제이다.  
 
'다이애나 이펙트'란 말이 있다.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죽자 영국 전체가 큰 슬픔에 빠졌다. 전 세계인들도 함께 그녀의 죽음을 했다. 많은 이들이 텔레비전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날은 영국 전체가 흐느꼈을 정도였다. 이 사건 후 기이한 일이 생겼다. 영국에서 심리 상담원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어진 것이다.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인해 흘린 눈물 때문이었던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다이내나 이펙트라고 한다.
 
눈물은 의학적으로 누액淚液이라고 부른다. 눈물은 눈알의 표면 및 결막낭 내에서 분비되는 무색의 투명한 체액이다. 눈물샘에서 나오는 이 액체는 98.55%가 물이다. 눈물이 짭짤한 이유는 눈물 속에 있는 나트륨 성분 때문이다. 감정적 눈물의 화학적 구성에 대하여 오랫동안 연구해온 미국의 생화학자 빌 프레이는 눈물을 생물학적 기준에서 3가지 형태로 분류했다.
 



 

지속적 눈물은 눈동자 표면을 촉촉하게 해주는 윤활유 같은 것이다. 이 덕분에 눈동자는 촉촉하고, 깨끗하고, 부드럽게 유지된다. 자동 세척 장치라고 할 수 있겠다. 눈동자를 깜박일 때마다 이 소량의 액체는 눈동자 표면에 골고루 퍼지게 된다. 이 눈물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접근을 막는 항생 물질까지 함유하고 있다.
 
자극에 의한 눈물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자극으로 눈이 손상될 위험이 있을 때에만 작용한다. 양파가 내붐는 황산 등이 속눈썹이나 눈동자와 접촉하면, 눈물 시스템이 작동해서 자극적인 물질을 희석시키고 씻어 낸다. 감정적인 눈물은 강력한 감정이 불어오는 눈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표현이다. 누선을 통해 스트레스로 생긴 화학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SBS TV의 <SBS 스페셜>'신이 내린 묘약, 눈물'편은 울음을 통해 몸과 마음의 모든 긴장을 풀어내는 사람들을 보여주었다. 20~30대 젊은 남녀들이 제각기 춤을 추다가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지치도록 울고난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개운하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눈물을 흘릴 때 우리 몸에선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
 
먼저 심혈 관계 순환기에서는 심장 박동이 증가하고 씩씩해져서 몸이 좋아진다. 심장이 씩식하게 움직이므로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빨라진다. 우리몸 구석구석으로 모세혈관이 기지개를 편다. 눈물을 흘리게 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당연히 혈압도 떨어진다. 호흡기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횡격막 운동이 일어나면서 호흡량이 늘어나게 된다. 면역과 관련있는 림프계에서는 림프의 순환이 촉진된다. 눈물을 흘림으로써 면역력이 높아진다. 면역력이 증가되면 엔도르핀, 엔케펄런, 세로토닌이 분비된다. 이는 우리 몸에 유용한 호르몬으로 우리 몸을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데 꼭 필요하고, 활성화시키는 데도 기여한다.
 

"울어야 살 수 있습니다"
 
울어야 할 때 울면 ‘글로블린G’라는 면역항체가 두 배 가량 생겨 암세포의 발생을 억제하거나 감소시킨다. 공포로 우는 아동들은 울지 않는 경우보다 질병회복과 정신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본과 구미에서는 오래 전부터 정신과 치료의 일환으로 ‘눈물요법’까지 등장했다. 슬픔과 분노 따위로 생기는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해 심리적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치료방법이다.
 
 

결론적으로 눈물은 참지 말고 흘릴수록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것도 횡경막이 떨릴 정도로 크게 우는 것이 좋다. 울어야 할 때는 실컷 울도록 권유하는 의사도 있다. 눈물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자연 치료제인 셈이다. 지금 몸이 아픈 상태라면 울자. 캔디처럼 울고 싶을 때 울지 않고 참는 것은 건강의 적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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